명재완·대전시 공동배상 인정…법원 "범행, 교사 직무집행과 관련"
2026.06.28 07:30
자신이 근무하던 초등학교에서 학생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무기징역형이 확정된 명재완. /대전경찰청 제공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민사20단독 송현직 부장판사는 최근 고(故) 김하늘 양의 유족이 명씨와 대전시, 학교장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명씨와 대전시가 공동으로 김양의 부모에게 각각 1억900만원, 동생에게 18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학교장에 대한 청구는 기각됐다.
앞서 유족은 범행을 저지른 명씨뿐 아니라 국가배상법에 따라 초등학교를 설치·운영하는 대전시와 학교장에게도 정신적 손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있다며 총 4억원대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국가배상법은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이를 배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은 명씨의 살인 범행이 공무원의 직무 범위에 포함되는지 여부였다.
대전시는 명씨의 범행이 본래 교사의 직무와 무관한 개인적 범죄인 만큼 국가배상 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학교안전공제회를 통해 이미 위자료가 지급된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재판부는 명씨의 범행이 공무원의 직무집행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판단했다. 명씨가 근무시간 중 학교 안에서 범행을 저질렀고, “책을 주겠다”며 김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행위 역시 교사만이 학생에게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제안으로, 교사라는 직위를 이용한 행위라고 봤다.
재판부는 당시 만 7세였던 김양이 교사의 제안에 다른 의도가 있다고 의심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살인 범행이 외형상 객관적으로 직무집행과 밀접하게 관련된 상태에서 이뤄졌다고 판단했다.
또 학교안전공제회가 지급한 위자료는 피해자 지원을 위한 제도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과는 취지와 목적이 달라 국가배상 책임을 면하게 하는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학교장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유족은 학교장이 명씨의 이상 행동과 범죄 징후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책임을 물었지만, 재판부는 중대한 과실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명씨는 지난해 2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1학년 김양을 시청각실로 유인한 뒤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고, 지난 4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번 사건으로 그는 파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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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아 기자 jenn1871@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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