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가 진짜 친명이냐"…이재명 정부 뒤흔드는 '동지들의 전쟁'
2026.06.27 21:08
유시민 "대통령 자신감 과해, 지지층 몰래 재건축" 저격에
김민석 "총리 내놓고 당 복귀, 대통령 흔들지 마라" 정면 충돌
與지지층도 분열…허지웅 작가 "가장 모난 돌 던져" 유시민 직격
고민정·강득구, 정청래 향해 "의도 뻔해"·"자기모순" 연일 맹폭
누가 이재명 대통령과 민주당을 흔드나. 더불어민주당 내부 갈등이 단순한 계파 싸움을 넘어, 서로를 '반(反)민주당'으로 겨누는 정체성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중도 확장 노선을 두고 범여권 논객인 유시민 작가가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라고 포문을 열자, 김민석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한 자신감"이라며 공개 반박에 나섰다. 여기에 정청래 전 대표의 전당대회 행보와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를 둘러싼 당내 비판까지 더해지며 민주당 내전 양상이 한층 격화하고 있다.
유시민 '李 재건축론'에 김민석 공개 반박
오는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이번 갈등은 '친명 대 비명'이라는 단순 구도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한 비판인가, 대통령을 흔드는 내부 총질인가. 강성 지지층에 기대는 선명성이냐, 재집권을 위한 외연 확장이냐. 민주당 안팎의 인사들이 서로 다른 답을 내놓으면서 당내 노선 투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논란의 한 축은 유시민 작가의 발언에서 시작됐다. 유 작가는 전날 공개된 유튜브 채널 '딴지방송국'의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 출연해 이 대통령의 포용·통합 기조에 대해 "지향해야 할 목표는 분명하지만 대통령이 자신감이 지나쳤던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유 작가는 "대통령이 되는 과정에서 열렬히 지켜주고 응원했던 사람들이 원했던 것은 증축이었지만 대통령은 재건축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어 "3층 집인데 한 층 더 올리고 중도·보수 쪽으로 가는 것은 오케이지만 재건축을 하려면 기존에 있는 건물을 헐어야 한다"며 "증축까지는 이미 우리가 다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따로 동의 받는 절차가 필요 없지만 재건축하려면 동의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중도·보수층까지 포괄하는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핵심 지지층과의 교감이 부족했다는 취지다. 유 작가는 친문·친노 세력에 대한 멸칭 사용이 퍼지는 현상에 대해서도 "비평 공론장에 철거 전문을 투입해 코어 지지층인 민주개혁 진영의 정상 세포들을 공격했다"며 "자기의 정상적인 세포를 공격하는 것이 한 1년간 거의 지속이 됐다, 그 결과 지금 신진대사 이상이 나타난 것으로 저는 진단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민주당에서 벌어지는 일은 국힘당에서 '나경원 출마하면 안 돼' 이러면서 의원들이 연판장을 돌리고 했던 그것, 안철수를 향해서 '뭐 아무 짓도 안 하면 아무 일도 안 생긴다' 이렇게 협박하던 것이랑 무슨 차이가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유 작가의 발언은 곧바로 김민석 국무총리의 공개 반박을 불렀다. 김 총리는 27일 경기도 양평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여성 당선자 워크숍에서 기자들과 만나 당내 계파 갈등에 대해 "선거를 앞두고 있을 수 있는 일이고, 선거 결과의 아쉬움이 있어서 생기는 현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어떤 대통령을 만들었다는 식의 과잉한 자신감으로 대통령을 비판하는 경우가 있는데 태도나 마음이 적절히 절제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유 작가의 '증축론'을 사실상 정면으로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김 총리는 이날 정청래 전 대표가 주도한 6·3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도 "약간 삐끗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중원을 놓치면 앞으로 이기기 어렵다. 잘못하면 이러다 계속 야당을 하게 되는 것 아닐까 하는 불안이 엄습하는 상황이 왔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정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리더십이며, 대통령이 흔들리면 안 되고 정부가 흔들리면 안 된다"며 "지금까지 성공했던 승리의 방정식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민생, 실용, 개혁, 합리적인 개혁의 노선을 지킬 때만 성공했다"고 했다. 이어 "덧셈으로 통합해야만 성공한다. 통합하고 연대하고 확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권 지지층 일각에서도 유 작가를 향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허지웅 작가는 27일 SNS에 "아픈 이후로 이렇게 쓴 적이 없다는 걸 미리 밝히고 싶다. 참고 참았으나 선을 넘은 건 내가 아니"라고 썼다.
허 작가는 "A, B, C 세 종류로 사람을 나눠 놓고 A는 '신념지향', B는 '이익지향'인데 '대통령 지지율 빠지면 B가 제일 먼저 돌 던지고 비난할 것'이라 떠벌인 사람이 있다"고 유 작가를 직격했다. 이어 "그 자가 지금 대통령에게 가장 모난 돌을 던진다. 이게 도무지 무슨 종류의 코미디인지 모르겠다"며 "기존 핵심 지지층에만 기대어선 미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가장 불편할 사람이 가장 넓게 껴안지 않고서는 해결할 수 없는 것들이 산재해 있다. 분명히 욕을 먹을 거다. 다만 나라를 살릴 거다"라고 평가했다. 반면 유 작가를 향해서는 "스스로 지식인이라는 사람에게 이게 안 보인다고?"라고 비판했다.
정청래 향한 당내 견제도 확산
갈등의 또 다른 축은 정청래 전 대표의 행보다. 정 전 대표가 서울국제도서전을 찾아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 청와대 대변인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 의원은 26일 YTN 라디오에서 "'오지 마' 하면 오지 않나"라며 "예를 들어 열린 공간이지 않나. 그것은 어찌 할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고 의원은 "어쨌든 무엇이든지 간에 의도가 읽히면 감동은 없다"고 했다. 또 "안 만나는 게 맞다"며 "지금 당권 경쟁이 치열해진 상황에서 누구는 만나고, 누구는 안 만나고 그럼 몇 분을 만났냐 이런 것들로 논란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전 대표가 친문·친노 적통을 강조한 데 대해서도 "어떤 계파에 서 있었다고 해서 그 사람이 적통이다? 글쎄 하늘에 계신 그분들께서 그런 것들을 인정하실까. 소위 약한 분들을 위한 정치를 하는 게 민주당의 적통"이라고 했다.
정 전 대표의 '민심의 척도는 딴지일보' 발언에 대해서는 "민심의 척도는 국민이어야 한다"며 "유튜브에 정치인들이 너무 흔들리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고 의원은 "저는 민주당이 모두의 정당이 되길 소망한다"며 "우리는 친국민이 돼야 된다. 그래야 국민들에게 선택받을 수 있다"고 했다.
정 전 대표를 향한 비판은 검찰 보완수사권 문제에서도 이어졌다. 강득구 민주당 최고위원은 26일 페이스북에서 정 전 대표의 최근 발언을 겨냥해 "깊은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보완수사권 문제는 애초에 정부와 여당이 긴밀히 협의하며 추진했어야 할 사안"이라며 "정 전 대표는 이 문제를 두고 정부가 '국회로 떠넘겼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동안 민주당을 책임졌던 여당 대표가 그렇게 말하기 전에, 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본인은 어떤 역할을 했는지부터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강 최고위원은 "정부를 향해 공개적으로 날을 세우며 정치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며 "조율과 설득, 그리고 책임 있는 중재야말로 여당 대표의 본분"이라고 비판했다. 또 "그럼에도 스스로 '이재명 정부를 지킬 사람은 자신뿐'이라는 식의 발언을 이어가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자기모순"이라며 "정부를 향해 공격적 발언을 이어가면서 동시에 수호자를 자처하는 것은 국민의 시선에서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고 질타했다.
차기 전당대회를 민주당 내전이 격화되는 가운데, 초반 승기는 친명계 복심 김민석 총리가 잡은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지난 23~25일 전국 유권자 1000명(총통화 9494명, 응답률 10.5%)에게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김민석·송영길·정청래 중 누가 당대표가 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보느냐'고 물은 결과, 민주당 지지층(409명, 표본오차 ±5%p) 내에서 김 총리는 45%의 선호도를 기록하며 정청래 전 대표(24%)와 송영길 의원(15%)을 오차범위 밖에서 따돌렸다. 의견 유보층은 15%, 이외 인물은 1%였다.
다만 실제 당권의 향배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한국갤럽은 "2024년 8월 기준 민주당 전당대회 당원 선거인단 수가 전국 유권자의 3%를 밑도는 수준"이라며 일반 여론조사로 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을 가늠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의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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