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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호남투자 비판에 "정책 악용해왔으니 그리 보이는 것"

2026.06.27 21:50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 맹비난
SNS에 글 5개나 올리며 野의 '반도체 호남투자' 비판 정면 반박
野 '직권남용' '기준공개' '선전도구' 등 일제히 李대통령 겨냥
李, 사안별로 반박하며 "세상은 흑백만으로 돼 있지 않다"
'물부족' 조선일보 기사엔 "정치적 입장 떠나 정책 협조" 당부도
李 "돼지 눈에는 돼지만"에 靑 "억측에 대한 안타까움" 확대해석 자제
이재명 대통령.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호남 지역에 반도체 클러스터를 추진하려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에 연이어 SNS글을 올리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세상에 흑백만 있나…기업 팔목 비틀던 사람들 눈에나 그렇게 보여"


이 대통령은 27일 자신의 엑스(X, 옛 트위터) 계정에 "세상은 흑백만으로 돼 있지 않다"며 "회색도, 빨강, 파랑도 있다"고 밝혔다.
 
해당 게시글에는 '靑의 압력일까, CEO의 결단일까…'삼전닉스 호남행' 후폭풍'이라는 시사저널의 기사가 인용됐는데, 이 보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호남 반도체 투자 구상에 대해 이 대통령과 여권은 '지역균형발전과 산업 경쟁력 강화'를 강조한 반면, 야권은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을 의식한 '정치적 개입'이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는 내용을 다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이 같은 비판에 대해 "이런 건 직권남용이나 강요 지시라고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지도나 조성행정이라고 한다"며 "대한민국 생존전략이 된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행정 목표 달성을 위해 공직자들이 마땅히 해야 할 책임을 다한 결과이고, 전무후무한 초대규모 지역투자 유치라는 역사적 성과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라고 반박에 나섰다.
 
이어 이들 기업의 투자에 대해서는 "정확히 말하면 정부의 용수, 전력, 용지, 인프라, 인력양성, 정주여건 구축 등 기업환경 조성과 공직자들의 설득·요청에 따라 CEO(최고경영자)들이 회사에 이익이 된다고 판단하여 결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국가정책을 정치적으로 악용하고, 기업들 팔목 비틀어 강요하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이 일도 그렇게 보일 수 있다"며 현 야권이 과거 집권 시절 보였던 행태를 강도 높게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정부 최대 성과를 만들어낸 담당 공직자들, 국민과 국가에 유익한 대(大)결단을 해 주신 관계 기업인들의 사기를 고려해, 자신들이 과거 행위나 경험을 바탕으로 타인도 그럴 것이라 지레짐작하며 비난 비방하지 마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하루에만 X글 5개…"부처 눈에는 부처, 돼지 눈에는 돼지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에만 X에 5개의 게시글을 올리며 관련 논란에 하나하나 반론하는 모습도 보였다.
 
특히 유승민 전 의원의 주장에 대해서는 두 차례나 글을 올렸다.
 
'반도체 투자가 왜 호남만이냐'며 입지 기준을 공개 촉구한데 대해서는 "조금 기다리시면 공식적으로 공개할 것"이라며 "너무 서두르지 마시라"고 당부했다.
 
'반도체가 물만으로는 안 된다'는 유 전 의원의 지적에는 "반도체산업엔 용수외 전력 특히 RE100 때문에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중요하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그런데 이미 수도권은 포화상태이고, 재생에너지가 가장 풍부한 곳이 바로 서남해안"이라며 "지진 없는 안정되고 값싼 용지도 저개발 호남이 최고"라고 덧붙였다.
 
'정부, 반도체 물 부족 대책 있나… 호남 농업용 저수지서 끌어올 판'이라는 제목의 조선일보 단독 기사에 대해서는 "세계 1, 2위를 다투는 반도체 첨단기업 삼성과 하이닉스가 반도쳬 생산에 필수요소인 용수가 부족한 지역에 검토도 없이 초대규모 공장설립 계획을 할만큼 어리석지 않다"며 "정부도 물이 없는 지역에 공장을 짓도록 권유하지는 않다"고 반박에 나섰다.
 
호남의 물 부족은 '분할지배'라는 정치적 목적 때문에 수자원을 방치했던 과거 정권의 탓이고, 하루 100만톤의 산업용수 공급이 가능한 것으로 검토됐고 설명하면서 "정치적 입장을 떠나 대한민국의 명운이 걸린 지역균형발전과 전국적 상생공존 정책에 이해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부처 눈에는 부처가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가 보이는 법이다. 내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처럼 타인도 그럴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는 높은 수위의 표현을 사용해가며 여과 없는 비판에 나서기도 했다.
 

野 "정치적 선전" "직권남용" 일제공세…靑 "억측에 대한 안타까움"


야권에서는 이날 유 전 의원 뿐 아니라 국민의힘도 박성훈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과학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일방적 선언이다. 국가 백년대계인 반도체 산업은 정치적 선전의 도구가 돼선 안 된다"며 호남 투자를 비판했다.
 
전날에는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이 "대한민국 1년 치 예산의 절반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그 어떤 법적 근거도 없이, 정부 재정도 아닌 민간 기업의 자본으로, 청와대가 주도해 특정 지역을 점찍어 투자를 요구하는 것은 명백한 직권남용"이라며 이 대통령과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을 "직권남용 현행범"이라고 표현했다.
 
대권 잠룡으로 불리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 오세훈 서울시장,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 등도 일제히 비판 공세에 가세한 상황이다.
 
다만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은 "기업의 지방 집중 투자에 대한 억측과 허위 주장이 유포됨에 대한 안타까움"이라며 "과도한 해석 보도에 유의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해 확대해석을 자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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