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 '독서사업' 이름이 "슈퍼파워, 북크닉"?...'외국말 남용' 논란
2026.06.26 17:01
| ▲ 교육부가 선정한 대구교육청의 유아 대상 '북크닉 사업' 포스터. |
| ⓒ 대구교육청 |
교육부가 유아 독서 우수사례로 뽑은 시도교육청의 '책 읽기 사업' 이름(사업 설명 포함)이 외국어와 외계어(알아보지 못하는 말) 범벅인 것으로 나타났다. "유아용 사업 이름으로 적절하지 않기 때문에 쉬운 우리말로 고쳐야 한다"라는 지적이 나왔다.
유아에게 "無장애 독서교육", "온(on)몸", "북트럭"...이게 뭔가?
26일, <오마이뉴스>는 교육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독서중점 시범기관 추진 과제 선정 사례'와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선정 사례'에 나온 9개 시도교육청의 사업 이름을 살펴봤다. 그런 뒤 이 교육청들이 국어기본법 취지에 맞도록 해당 사업 이름을 정했는지 국어학자에게 의뢰해 살펴봤다.
이번에 교육부가 뽑은 유아 대상 교육청 독서사업 이름은 다음과 같다.
독서중점 시범기관 추진 과제 선정 사례
- (서울) '오늘의 독서, 100일 챌린지', '독서교육 페스티벌' 등 가정 연계 참여형 독서 프로그램을 통한 일상 속 독서 문화 확산 및 유치원·가정·지역사회의 독서 생태계 구축
- (대전) 손끝·소리·몸짓으로 함께 읽는 無장애 독서교육 운영을 통한 독서 접근권 보장
- (충남) '형님과 아우의 그림책 짝궁' 등 다양한 책놀이 활동을 운영하고, '초록 마음 가족 독서마당', '책 속 미술 갤러리' 등 가정 연계 독서활동 운영
- (전남) 그림책 온(on)몸으로 만나기, '독서엔진 슈퍼파워' 아침독서, 선생님과 함께 '독서 에너지 충전', 동생들에게 들려주는 '낮잠 마중 이야기' 등
- (제주) 제주 자연환경과 계절을 활용한 산책형 독서활동, 가족 참여형 독서 프로그램 및 지역 도서관 연계 활동을 통한 독서문화 조성
도서관 연계 프로그램 선정 사례
- (대구) '우리 가족 북크닉', '책이랑 놀이요', '책과 함께하는 우리 가족 역사 탐방' 등 가족 단위 독서 프로그램 운영
- (울산) 어린이집·유치원의 학교도서관 이용 활성화, 그림책 작가와의 만남 등을 통해 유·어·초 이음 독서프로그램 운영
- (세종) 가정에서 읽지 않는 책을 마을의 자원으로 공유하여 유아가 나눔과 상생의 가치를 경험하는 '온 마을 그림책 이음 도서관' 운영
- (경북) 북트럭 「다-읽차(車)」를 활용하여 경북의 자연·역사·문화를 담은 독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책놀이–책나눔–책읽기로 이어지는 단계별 독서 체험 운영
이 사업 이름을 분석한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훈민정음학·국어교육학 박사)은 "유아 독서교육 강화라는 좋은 정책이 정작 우리말답지 않은 '말 옷'을 입고 있어 못내 아쉽다"라면서 모두 13개에 걸쳐 '다듬은 말'을 제시했다. 김 원장이 문제로 짚은 것은 ▲외국어 남용 ▲유아 대상 한자 노출 ▲맞춤법·표기 오류 등이다.
김 원장은 "아이들에게 우리말과 책을 가까이하게 하겠다는 사업의 홍보문이 외국어와 한자로 뒤덮여 있다면, 그 자체가 사업의 명분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일이 된다"라면서 "더구나 이 글의 주된 독자는 학부모와 교원이고, 학습 당사자는 유아들 아니냐"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국어기본법 제14조는 공문서를 어문 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적도록 하고 있고, 국립국어원의 공공언어 기준은 어려운 외국어 대신 쉬운 우리말을 쓰도록 권한다. 유아 독서사업이라면 다른 어떤 분야보다 이 기준을 앞장서 지켜야 할 자리"라고 지적했다.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 "유아 독서사업인데, '말장난'까지"
"100일 챌린지, 독서교육 페스티벌, 북트럭, 우리 가족 북크닉, 책 속 미술 갤러리, 독서엔진 슈퍼파워, 독서 에너지 충전, 독서 콘텐츠" 등의 외국어 남용과 관련, 김 원장은 "글자(한글)도 채 모르는 유아에게 책을 친숙하게 만들겠다면서, 정작 그 사업과제 이름은 아이가 가장 알아듣기 어려운 영어로 지은 셈"이라면서 "특히 '그림책 온(on)몸으로 만나기'는 순우리말 '온몸'에 영어 'on'을 끼워 넣은 말장난"이라고도 했다.
다음은 김 원장이 제안한 다듬은 말이다.
| ▲ 김슬옹 세종국어문화원 원장이 제안한 다듬은 말. |
| ⓒ 김슬옹 |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오마이뉴스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