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108층 빌딩에 경비행기 '쾅'…中, 늦은 발표에 영상은 삭제 중
2026.06.27 22:55
중국 베이징 도심의 108층 초고층 빌딩에 2인승 경비행기가 충돌해 조종사 1명이 숨지고 13명이 다쳤다. 공역 통제가 엄격한 베이징 중심부에서 발생한 이례적인 사고에도 중국 당국은 하루가 지나서야 공식 발표를 내놨고, 관련 영상과 게시물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잇따라 삭제되면서 검열 논란도 불거졌다.
27일 로이터통신과 AFP, AP, CNN 등에 따르면 베이징 차오양구 당국은 전날 오후 5시 55분께 동3환로 인근에서 단발 엔진 2인승 경량 스포츠 항공기(LSA) 1대가 고층 건물과 충돌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기내에는 조종사 1명만 탑승하고 있었으며 조종사는 사망했다"며 "현장에서 13명이 다쳤고 부상자 치료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 원인과 경위는 관계 당국이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사고가 발생한 건물은 베이징 차오양구 중앙업무지구(CBD)에 있는 시틱(CITIC) 타워로, 높이 528m, 108층 규모의 베이징 최고층 빌딩이다. 일부 보도에서는 지상층을 포함해 109층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사고 충격으로 건물 동쪽 약 80층 부근의 유리 커튼월이 파손됐고 외벽 유리창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 항공기는 충돌 직후 공중에서 산산조각 나며 잔해가 건물 주변으로 흩어졌고, 일부는 건물 출입구 캐노피 위로 떨어져 연기와 함께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직후 현장에는 소방차와 구급차, 경찰차가 대거 출동했고 주변 도로는 통제됐다. SNS에 공개된 영상에는 건물 상층부에서 파편이 지상으로 떨어지고 도로에 있던 택시 뒷유리가 깨진 모습, 시민들이 긴급 대피하는 장면 등이 담겼다.
사고 항공기는 중국 스타에어 에어크래프트가 제작한 'SA 60L' 기종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추적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24에 따르면 해당 항공기는 베이징 핑구구 스포스 공항을 이륙한 뒤 예정된 비행 경로를 크게 벗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를 둘러싼 검열 논란도 제기됐다. 중국 당국은 사고 다음 날에서야 공식 발표를 내놨으며, 사고 직후 중국 온라인에서는 관련 내용이 사실상 확산하지 않았다. CNN은 샤오홍슈와 위챗, 웨이보 등 주요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사고 관련 게시물과 영상이 빠르게 삭제됐고, 현장 사진을 촬영한 시민들에게 삭제를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고 전했다.
국영 중국중앙TV(CCTV)를 비롯한 중국 관영 매체들도 사고 발생 직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았다고 CNN은 지적했다.
이번 사고는 베이징시가 공공안전을 이유로 지난 5월부터 허가 없는 드론 구매와 임대, 비행을 사실상 금지한 상황에서 발생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
CNN은 "드론 비행조차 엄격하게 제한되는 수도 상공에서 경비행기가 어떻게 비행할 수 있었는지가 당국의 가장 큰 과제가 됐다"며 사고가 우발적인지, 고의적인지 여부도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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