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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은 왜 '음속 10배' 요격 어려운 '둥펑-17' 발사를 공개했을까

2026.06.27 12:00

[모종혁 중국 통신원 sisa@sisajournal.com]

美·中 첨단기술 패권전쟁 격화…빅테크 넘어 방산까지 정면충돌
美, 中 기업 188곳 블랙리스트 지정…中, 美 기업 10곳 수출 통제


6월22일 중국 상무부는 홈페이지에 10곳의 미국 기업을 수출 통제 관리 명단에 포함하는 결정을 발표했다. 공고문은 "국가 안보와 이익을 수호하고 비확산 등 국제 의무를 이행하기 위한 '수출 통제법'과 '이중용도 품목 수출 통제 조례' 등 관련 법규에 따른 결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국 수출업체는 해당 10개 기업에 이중용도 품목을 수출할 수 없고, 어떠한 국가나 지역의 조직과 개인도 중국산 이중용도 품목을 이들 기업에 이전하거나 제공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했다.

또 "현재 진행 중인 관련 수출 활동은 즉각 중단해야 하고, 특별한 사정에 따라 수출할 경우에는 반드시 상무부에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고 밝혔다. 뒤이어 수출 통제 관리 명단에 등재되는 미국 기업 10곳의 영문 및 중문 명칭과 주소를 서술했다. 그중에는 방산·드론 기업 에이비옥스, 레드캣 홀딩스, 틸 드론스 등 8곳, 희토류 업체 MP머티리얼스와 USA 레어어스가 포함됐다. 

같은 날 상무부 정례 브리핑에서 허야둥 대변인은 당국의 의도를 명확히 밝혔다. 미국 정부가 중국 기업을 '중국군 지원 기업' 리스트에 추가 등재한 악의적 행위에 대응하기 위해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미 정부가 중국 기업들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에 추가한 데 대한 보복이라고 밝힌 셈이다. 중국이 지목한 사안은 6월8일 미국 전쟁부(국방부)가 중국 기업 188곳을 '중국군 지원 기업'으로 지정해 '1260H 목록'에 올린 일을 가리킨다. 

2025년 9월3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군사 열병식에서 둥펑 17(DF-17) 극초음속미사일을 탑재한 장갑차들이 보이고 있다. ⓒEPA 연합


美, 알리바바·BYD '안보 위협' 블랙리스트에

1260H는 중국군을 지원하는 중국 군사기업을 목록에 등재하는 '국방수권법'의 한 조항이다. 목록에 등재된 업체는 당장 미 당국의 제재나 수출 통제 등의 제약을 받는다. 향후 국방부와 계약을 맺거나 정부 기관이 조달을 추진하는 사업에서도 배제된다. 또 미국 내 투자가 제한된다. 따라서 이들 기업에 대해 미 정부가 어떤 업체인지 평가한 블랙리스트처럼 세계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게다가 이번에 등재한 기업에는 중국 첨단 산업을 대표하는 업체가 대거 망라돼 큰 파장을 일으켰다.

실제 전자상거래업체 알리바바, 인터넷 검색포털 바이두, 온라인 게임기업 텐센트, 전기차업체 비야디(BYD), 휴머노이드 로봇기업 유니트리 등이 포함됐다. 이들 업체는 중국 내 관련 산업에서 규모와 매출이 1등이고, 글로벌 영향력도 크다. 미 국방부는 관보에서 지정 사유를 설명했다. 알리바바와 바이두를 "중국 공업정보화부와 연계된 중국 방위산업에 대한 민·군 복합 기여자"라고 지목했고, 비야디에 대해서는 "중국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민·군 복합 기여자"라고 지적했다.

미 국방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1260H 목록'을 2월13일 관보에 게재했다가 미발행 상태로 철회한 전례가 있다. 당시 미 언론은 "미·중 정상회담을 의식한 게 아니냐"고 추측했다. 본래 트럼프 방중은 3월말로 예정됐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발발하면서 트럼프가 연기를 요청해 회담은 5월15일 베이징에서 개최됐다. 따라서 이번 조치는 이란 전쟁이 종전 국면에 들어가면서 미국이 중국의 첨단 기술 굴기를 견제하는 행보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6월16일 로이터통신은 "미 상무부가 국가안보 위협으로 지목한 중국 기업 100여 곳에 대한 수출 규제 명단(Entity List) 등재를 보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관계부처 심의를 통해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 메모리 반도체 제조사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등에 대한 엔티티 리스트 등재 승인이 이뤄졌으나, 상무부가 이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 규제 명단은 미 기업의 수출을 제한하는 블랙리스트로, 지난해 10월 이후 가장 길게 신규 기업을 추가하지 않고 있다.

CXMT는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제조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와 함께 '1260H 목록'에도 등재됐다. 두 기업은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가 간접 소유한 데다 공업정보화부 및 국방과학기술공업국과 간접적으로 연계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미 정부의 움직임에 중국은 거세게 반발했다. 6월9일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린젠 대변인은 "중국은 미국이 각종 명목의 차별적인 리스트를 작성해 중국 기업을 부당하게 탄압하는 행위에 대해 단호히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둥펑 17(DF-17) 극초음속미사일 발사 장면 ⓒkbs뉴스 캡쳐


中, 둥펑-17 발사해 첨단 방산 기술 과시

린 대변인은 "중국은 필요한 조치를 취해 중국 기업의 정당하고 합법적인 권익을 굳게 수호할 것"이라고 했다. 상무부가 미 기업 10곳을 수출 통제 관리 명단에 포함한 것은 대응 조치의 일환인 셈이다. 같은 날 알리바바, 바이두, BYD 등도 강력히 반발하면서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6월10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중국의 속내를 여과 없이 드러냈다. 

환구시보는 국수주의 성향이 강하고 열혈 구독자가 많은 대중매체다. 사설은 "미국이 '1260H 목록'에 등재한 중국 기업은 AI, 신에너지자동차, 무인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과 반도체 등 중국의 첨단 기술 분야를 선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의 특정 과학기술 기업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중국의 기술 전체를 전략적 경쟁 분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환구시보는 "미국은 기술 독점 지위가 중국에 전방위적으로 도전받고, 중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산업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시작한 현실에 대해 걱정한다"고 주장했다.

첨단 기술 패권을 두고 양국이 한 치의 양보 없이 상대를 견제하는 와중에 6월22일 중국은 극초음속미사일 둥펑(DF)-17의 발사 장면을 공개했다. 국영 CCTV가 로켓군 훈련을 소개하며 둥펑-17 발사 차량이 도로변에 정차해 미사일을 수직으로 발사하는 과정을 방송했다. 둥펑-17은 극초음속 활공체로, 최대 사거리가 1800∼2500km에 달한다. 음속의 5~10배 속도로 비행하는데 글라이더처럼 자유자재로 궤도 변경이 가능해 기존 미사일 방어체계를 회피할 수 있다.

중국이 미 기업 10곳을 수출 통제 관리 명단에 포함한 날 둥펑-17의 발사 장면을 최초로 공개한 것은 여러 의미를 지닌다. 둥펑-17은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부터 그 실체가 공개됐다. 하지만 이번에는 발사 과정을 보여주면서 현장에서의 실전 능력을 과시했다. 이에 반해 미국은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했지만, 아직 실전 배치를 완료하지 못했다. 환구시보의 주장처럼 중국이 미국의 기술 독점 지위를 흔들 만한 첨단 기술을 방산 분야에까지 보유한 사실을 대내외에 보여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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