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만원씩 ETF에 붓는 직장인 "유튜브 보고 샀는데"···채워지지 않는 곳간 [머니설계사무소]
2026.06.27 15:00
투자와 소비의 재원을 구분해야
생활비, 투자금, 목돈 등 용도 나눠야
비상금이 없으면 투자는 쉽게 중단돼
정책 청년적금 상품으로 확정 수익 필요
투자 규모 확대는 그 이후에 가능
실제 상장지수펀드(ETF), 해외 주식, 채권, 가상자산까지 소액이나마 투자해본 경험이 없는 사람을 찾는 게 더 어려워졌다. 문제는 이 같은 풍부한 정보와 행동력이 자산 증식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자·소비는 다른 곳간에서
29세 직장인 이주희씨(가명)도 이 같은 공식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나름 알아본다고 알아보고, 시도한다고 시도했지만 눈 떠보니 만족할 만한 결과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동안 왜 그렇게 열심히 살았을까 억울하기까지 했다.
수도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3년차 직장인 주희씨 월 실수령액은 280만원 정도다. 월세와 생활비를 빼면 60만~70만원 저축 여력이 있다. 회사에 들어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선 주로 적금으로 그 돈을 관리했지만, 주식 시장이 날로 뛰면서 이러다간 후퇴하겠단 두려움이 밀려왔다.
이에 저축금 전부를 투자로 돌렸다. ETF, 미국 주식, 코인 등 여러 자산을 담았다. 그렇게 몇 달을 애썼지만 종잣돈은 형성되지 않았다. 투자 성과 자체를 그렇다 치더라도, 문제는 투자와 소비의 재원이 뒤섞여 있다는 점이다.
주희씨를 상담한 조형근 재무설계사(AFPK)는 "생활비 통장에서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예상보다 지출이 늘면 투자 규모를 줄였다가 시장이 흔들릴 땐 다시 관망으로 돌아서는 행태가 반복 중"이라며 "비상자금과 투자금 분리도 안 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주희씨는 어느 순간부터 남은 돈이 생기면 투자부터 떠올렸다. 하지만 그 돈이 생활비인지, 예비 자금인지, 목돈 마련을 위한 것인지에 대한 관리 기준은 없었다.
조 설계사는 종잣돈이 없는 상태에서의 반복적 매매는 자산을 키우기보다 방향 감각을 흐릴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수익이 나면 실력 덕이라고 착각하고, 손실 발생 시엔 감정이 앞서기 쉽다"며 "비상금이 없는 청년에게 투자는 쉽게 중단되고, 재개될 때마다 기준이 바뀌는 악순환이 일어난다"고 짚었다.
결국 이 과정으로 인해 남는 것은 시장 참여의 경험일 뿐, 자산관리의 체력은 아니라는 게 조 설계사 판단이다.
종잣돈은 확정적 수익으로
50만원을 3년 동안 부으면 원금은 1800만원, 여기에 정부기여금(일반형 6%)과 예상이자를 더하면 2054만원이 된다. 우대형의 경우 2170만원이다.
잔여금이 70만원이라면 40만~50만원은 이 상품에 넣고 나머지 10만~20만원은 비상금으로 두는 방식이 가능하다. 비상금에서 소액으로 투자를 하면 된다. 이때 핵심은 투자를 끊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자산 형성의 중심축을 예측 가능성이 높은 쪽으로 옮기는 일이다.
자산이 어느 정도 커져야 이후 보다 큰 금액으로 투자도 할 수 있다. 곳간을 하나만 두고 투자와 지출에 모두 쓰는 동시에 '투자로 빨리 벌어 채우면 되지'와 같은 인식은 결국 진전 없이 자산을 공회전 시킨다.
조 설계사는 우선 생활비, 비상금, 종잣돈, 투자금 등 돈의 용도를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후 투자 수익률보다 매달 얼마를 안정적으로 남길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라고 했다. 손실을 견디는 기준도 수립해야 한다. 얼마를 잃어도 계획이 무너지지 않는지를 계산해야 한다.
마지막은 정보를 걸러내는 틀을 만드는 것이다. 조 설계사는 "남들이 좋다고 하는 자산이 아니라 자신의 목표와 기간, 위험감수 수준에 맞는 선택지인지를 평가할 수 있는 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돈을 벌고, 쓰고, 모으는 일은 평생 반복되지만 재무설계는 늘 뒷전입니다. 하지만 돈에도 나이가 있어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그때마다 선택하지 않으면 방치되고, 방향을 잡지 않으면 빠져나갑니다. 우리가 생애 전체를 관통하는 돈의 흐름을 짜야 하는 이유입니다. [머니설계사무소]는 AFPK 자격인증기관인 (사)한국재무설계협회(IFPK)와 함께 삶의 설계를 지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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