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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전·하닉 레버리지 ETF, 한 달 만에 ‘문제 상품’ 된 이유… 이찬진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2026.06.27 13:02

하루 최대 18% 급락도… 당국도 뒤늦게 부작용 우려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변동폭 키운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투자자 92%가 개인…대형주 쏠림, 코스피 급등락으로 이어져
도입 당시 금융위 “좋은 상품”, 이찬진 금감원장 “개인적으로 반성”


지난 5월27일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가 전 세계를 흔들고 있다. 이 상품에 매수세가 몰리면서 시장 변동성을 더 심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금융위원회가 상품을 검토할 당시 “이렇게 좋은 상품을 도입하신 노력에 감사하다”고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토 당시에는 ‘이렇게 좋은 상품’이라는 평가를 내린 반면 상품 출시 약 한 달이 된 지금은 정반대의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다”는 발언을 하면서 해당 상품을 두고 금융당국 두 기관의 입장이 난처해진 모습이다.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8930.30)보다 519.09포인트(5.81%) 하락한 8411.21에 마감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87.81)보다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거래를 마쳤다. 뉴시스
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2일 금융위가 공개한 제7차 금융위 의사록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와 관련한 금융위 위원의 발언이 담겼다. 지난 4월15일 열린 제7차 금융위에는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권대영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를 위해 마련한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과 금융투자업규정 일부개정고시안’을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이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금융위 한 위원은 “다양한 방법으로 해외 사례를 참조해서 이렇게 좋은 상품들을 도입하신 노력, 그 다음에 위험성 같은 것들을 꼼꼼하게 잘 봐 주셔서 감사하다”며 “일반투자자가 들어올 수 있기 때문에 심한 시장 변동성이 계속되면 최대 손실폭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고민을 많이 해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교육을 굉장히 꼼꼼하게 잘 준비하고 계실 텐데 위험에 대한 교육과 함께 안전한 자산을 같이 운용할 수 있는 즉 자산분산 등을 같이 교육시켜 이 상품이 잘 정착되도록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에 대해 당시 보고를 했던 금융위 자산운용과장은 “현재 금투협에서 4월28일부터 투자자 교육을 시행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며 “위원님 말씀처럼 경기에 따라 손실이 날 수 있는 부분이라든지 아니면 예측손실을 완화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이라든지 이런 부분도 교육내용에 포함할 수 있는지를 관계기관과 협의해서 반영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금융위는 원안대로 자본시장법 시행령 일부개정안과 금융투자업자규정 일부개정 고시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는 지난 5월27일 주식시장에 상장해 거래를 시작했다. 금융위 의결서만 보면 레버리지 상품 특성에 대한 위험을 강조하는 정도이며 교육준비 등도 철저히 하고 있어 부작용에 대한 대비가 되어 있는 발언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5%, SK하이닉스 8% 급락 마감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현황판에 SK하이닉스 주가가 표시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519.09포인트(5.81%) 내린 8,411.21에, 코스닥은 36.44포인트(4.10%) 내린 851.37에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문제는 상장 후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23일(현지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은 “전 세계적으로 2900억달러(약 446조원) 규모로 팽창한 레버리지 ETF 시장이 이제는 주식 시장에서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주객전도 상황을 연출하며 불안을 가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관련된 매도세가 겹치면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22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출입기자단 간담회장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품을 검토했던 금감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상품 출시에 후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22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찬진 원장은 “부작용이 너무 커진 부분에 대해 정부 입장에서도 고민이 굉장히 많은 상태이고, 이런저런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며 “드러누워서라도 막았어야 했나,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현재 해당 ETF 투자자의 92%가 개인투자자다. 특히 최근 증시가 약 10%가까지 폭락하다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 추세가 더욱 강해지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크게 출렁이고 있다. 전일 미국 빅테크주들의 약세로 26일 코스피가 크게 출렁이자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도 최대 18%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과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연속 하락장에서 손실률이 최대 마이너스 37%를 기록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검토 당시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조치를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25일 실지 감사(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감사원은 △금융당국의 투자자 보호를 위한 사전 예방·사후 조치 업무의 적정 여부 △투자자가 증권사에 지불하는 비용 또는 수익 산정 체계의 적정 여부 △금융당국의 퇴직연금 운용 규제가 투자 기회를 제한하는지 여부 등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 볼 예정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시장 상승을 견인하는 중인 개인투자자의 수급은 대형주뿐 아니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집중되고 있다”며 “삼성전자+SK하이닉스 쏠림 → 양 종목 변동에 따른 코스피 변동성 확대 → 양 종목 변동폭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확대 → 코스피 지수 변동폭 확대 → 코스닥 매도하고 전자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순매수하며 코스닥 수급 악화 순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 상황이 유지된다면 지수 급등락은 앞으로도 유지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매수·매도 사이드카뿐만 아니라 서킷 브레이커에도 익숙해지는 상황이 온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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