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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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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도 마음도 뿔뿔이…'함께' 뛰지 못한 홍명보호 [임성일의 맥]

2026.06.27 09:58

지도자 준비 부족에 더해 선수들 자세도 도마
팀 흔드는 지나친 비난까지…다시 '원팀' 실패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이강인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1-0으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임세영 기자


(과달라하라=뉴스1) 임성일 스포츠전문기자 = 2026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사에 실패한 대회, 실망스런 시간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직은 32강 진출 경우의 수가 남아 있다. 그러나 하늘의 도움으로 희박한 확률을 뚫고 토너먼트에 진출, 그때 좋은 결과를 낸다고 해도 이미 얼룩이 많이 묻었다.

홍명보 감독을 향해 온갖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조롱을 넘어 폭력에 가까운 내용들도 보인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 스스로 말한 것처럼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게 맞다.

하지만 선수들도 이번 대회 내용과 결과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특히 남아공전 플레이는 몇 번을 되짚어도 납득이 어렵다. 팀과 개인의 전술적인 움직임 이전, 운동선수로서의 기능이 전혀 발휘되지 않았다.

1, 2차전과 비교해 너무도 굼떴다. 경기 후 '집단 식중독' 같은 불가항력이 있었느냐는 다소 거친 질문이 나온 것도 결국 선수들 움직임이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던 까닭이다.

한 나라를 대표해 월드컵이라는 큰 대회에 출전한 이들이다. 예전처럼 애국심이나 사명감을 강요할 수 없는 시절이지만 프로라면, '모든 축구 선수들의 꿈' 같은 무대에 오른 이들이라면 동료 선후배와 팬들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야한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선수들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충격에 빠져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또다시 '정신력', '근성', '투지' 진부한 이야기냐며 손사래 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열심히 뛰지 않는 선수들에게 박수 보내는 팬들은 전세계 어느 곳에도 없다. 축구에 울고 웃는 멕시코인들은 자국 선수들이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도 어슬렁어슬렁 공을 돌리면 일제히 야유를 쏟아낸다.

뛰지 못한 것이어도 문제고 뛰지 않으려했다면 더 심각하다. 축구는, 뛰는 것이 근간인 스포츠다. 볼 터치가 좋지 않고 패스 미스가 많았고 제대로 된 슈팅이 없었던 것은 모두 '뛰지 못하는 것'에서 기인한 일들이다. 김민재가 교체아웃 되면서 답답한 나머지 팔을 휘저었던, 라인과 라인의 간격이 너무도 벌어진 것 역시 잘 뛰지 못해서다.

상대 수준이 너무 높아 이 악물고 달려들었는데도 꺾을 수 없던 경기였다면 팬들이 이 정도로 분노하진 않았을 것이다. 지고 있는데도 간절함이 보이지 않았다. 축구 선수의 '평생 목표'라는 월드컵인데 그럴 수 있을까 싶다.

물론 모두가 그렇진 않았다. 특히 이강인의 고군분투는 '자세'에 대한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다. 에이스가 가장 애타게 뛰었다. 몬테레이 폭염에 이강인만 빠르게 적응했을까.

축구는 11명이 함께 힘을 합쳐야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 각자가 지닌 기량은 차이가 있어도 승리를 향한 마음은 같아야한다. 빅리그 빅클럽에 속한 스타들도 온몸을 내던지는 곳이 월드컵인데 우리는 그러하지 못했다.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24일(현지시간) 멕시코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조별리그 3차전 대한민국과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 하고 있다. 2026.6.25 ⓒ 뉴스1 박지혜 기자


팀 밖에서 함께 뛰어주는 이들이 부족했다는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시작부터 지지 받지 못했던 홍명보호는 대회에 들어서도 외롭게 싸웠다.

1차전에서 역전승을 거두자 체코는 당연히 이길 수 있는 수준으로 평가 절하됐다.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손쉽게 승리할 수 있는 팀은 없다. 그래도 따뜻했던 분위기는 모든 전문가들이 '이기기 힘든 상대'라 평가한 멕시코에게 패한 후 차갑게 돌아섰다. 멕시코라는 강호와 멕시코 땅에서 경기해 0-1이라는 스코어가 나왔으면 못한 경기는 아니다.

칭찬은 인색한데 비난은 '월드클래스'다. 월드컵 무대에서 1승을 거두는 것이 얼마나 어렵다는 것을 아는 이들이, 심지어 그것을 잘 알지도 못하는 이들도 깃털처럼 가벼운 말로 날카롭게 찌르고 있다. 현장 상황과 다른 이야기, 없는 내용까지 가미해 요리하니 대중들은 더 흥분한다.

선수들이 실시간으로 여론을 확인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한발 떨어져 지켜보는 입장에서도 눈살이 찌푸려지는데 당사자들은 맥 빠진다. 진심으로 아파하고 조언하는 선배들도 있으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마구잡이 공격하는 이들도 적잖다.

2026 북중미 월드컵은 한국 축구사에 서글픈 시간으로 기록될 것이다. 축구는 함께 뛰지 않으면 승리할 수 없는 스포츠다. 아직 끝나진 않았으나 이번 대회도 한국 축구대표팀은 '원팀'과 거리가 있었다. 우리는 또다시 같이 뛰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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