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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팔아!’ 큰소리치는 학생…술집, 모텔 단 돈 만원에 뚫렸다 [세상&플러스]

2026.06.27 07:46

청소년 유혹하는 위조 모바일 신분증
위조 모바일 신분증, 온라인 상 버젓이 판매
돈만 지급하면 내 마음대로 신분증 제작
피의자 처벌 어려운 현실, 매장은 검사 강화
지난 22일 취재진과 위조 업체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통해 나눈 대화 내용의 일부 [오픈 채팅방 대화내용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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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도윤 기자·이준영 수습기자] “강남 홍대에서도 젊은 알바들 많은 곳 아니면 뚫려요.” “QR코드까지 위조하려면 20만 원은 주셔야 해요.” “실쯩(실문 신분증)은 필요 없으세요? 같이 하시면 싸게 해드릴게요.”

텔레그램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위조 모바일 신분증 거래가 확산하고 있다.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위조 신분증이 미성년자들의 일탈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의 신분증 위조가 명백한 범죄라는 점을 인식하도록 예방 교육과 경각심 제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온라인상에는 ‘모바일 신분증’, ‘신분증 판매’ 등의 검색어만 입력해도 위조 신분증 판매 게시글을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었는데 청소년을 포함한 누구나 몇 번의 검색만으로 판매상에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다.

지난 21일 헤럴드경제 취재진은 텔레그램과 엑스(X·옛 트위터), 오픈 카카오톡에 올라온 22곳의 위조 신분증 제작·판매 게시물에 연락해 업체와 접촉했다.

상담을 시작하고 3분 만에 1개의 업체가 연락이 왔다. 중학교 2학년을 가정하고 모바일 성인 신분증을 만들 수 있는지 물어보니 업자가 처음엔 3만 원을 불렀다. 거래를 망설이자 얼마까지 생각하느냐고 물은 후 최종 1만 5000원에 하자며 흥정을 해왔다.

판매자들은 “직접 정보 수정이 가능하다”며 “한번 구매하면 여러 명이서 여러 번 제작해서 사용이 가능하다”라는 점을 강조했다.

판매자들은 입금이 확인되면 위조 신분증 제작 링크와 매뉴얼을 제공했다. 구매자가 이름·주민등록번호·사진 등 개인정보를 입력한 뒤 저장 버튼을 누르면 수분 내 가짜 모바일 신분증이 제작됐다.

기자가 직접 구매한 위조 모바일 신분증(왼)과 실제 신분증. 사진이나 QR코드 크기나 위치 등 상당 부분이 닮아있다. 이준영 수습기자.


한 판매자는 외부 앱 설치부터 정부24 앱으로 위장하는 방법까지 단계별로 안내했다. 구매자가 외부 앱에서 판매자가 제공한 링크를 실행하면 위조 신분증 화면이 구동됐고 이후 앱 이름과 아이콘을 실제 정부24와 동일하게 변경하는 방법까지 알려줬다.

휴대전화 홈 화면에서 앱을 실행하는 과정까지 실제 정부24 모바일 신분증 앱과 구분하기 어렵게 만든 것인데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2분 남짓 비용은 1만5000원 수준이었다.

제작된 위조 신분증은 QR코드의 실제 작동 여부를 제외하면 실제 모바일 신분증과 육안으로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다.

정부에서 발급한 것과 동일한 형태의 ‘남은 시간 표시줄’이 구현돼 있고 화면 하단에는 ‘캡처 방지 시스템이 작동 중입니다’라는 문구가 표시되는 등 세부 요소까지 그대로 모방한 상태였다.

한 판매자는 “지금까지 200명 넘게 거래했다”며 “술집, 모텔 어디든 다 뚫린다”고 자신하기도 했다.

그래픽디자인:최수아


경찰청에 따르면 주민등록법 위반으로 입건된 미성년 피의자 수는 2021년 786명에서 2025년 2079명으로 늘었다. 공문서부정행사도 최근 5년간 매년 수백 명 규모로 집계됐다.

주민등록법 위반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거나 변조해 사용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위조 모바일 신분증을 제작하거나 이를 이용해 본인 확인 절차를 통과했다면 해당 혐의가 성립할 수 있다.

공문서부정행사는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학생증 등 공적 신분증을 자신의 것처럼 속이고 제시해 사용한 경우 적용된다.

일선 경찰서 청소년 담당 수사관은 “최근 청소년들 사이 모바일 신분증 위조가 가능한 알고리즘을 공유하거나 이를 이용해 클럽·주점 등에 출입하다 적발되는 사례가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신고를 받고 행정처분으로 이어진 매장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위조 신분증 형태가 교묘해질수록 매장 관계자들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다고 답했다. 미성년자에게 담배나 주류를 판매하다 적발 시 매장은 행정처분 또는 영업정지를 받기 때문이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의 한 술집. 올해 만 19세가 되는 2007년생들은 실물 신분증만 제시해야 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다. 이준영 수습기자.


서울시 마포구청 관계자에 따르면 2024년부터 지난 23일까지 미성년자 대상 주류 판매 적발로 행정처분을 받은 음식점은 3년 사이 총 27곳(2024년 10건, 2025년 12건, 2026년 5건)으로 집계됐다.

경찰이 담배, 주류 판매로 업체를 적발했을 경우 구청이 이를 전달받고 행정처분 또는 영업정지 명령을 내린다.

지난 22일 오후 서울 마포구 홍대 거리의 한 매장 출입문엔 “07년생은 실물 신분증만 받는다”는 내용과 함께 “모바일 신분증은 무슨 일이 있어도 안 받습니다. 실물 신분증 들고 오세요”라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매장 안으로 들어서자 카운터 위로 모바일 신분증 QR 검사를 위한 인식 기기도 갖춰져 있었다.

해당 매장 인근 술집과 클럽에선 청소년들이 위조 신분증을 활용해 출입하려다 적발된 사례가 나온 적이 있어 직원들도 예방책을 마련한 분위기였다.

주점 관계자 A씨는 “우리 매장에선 모바일 신분증은 무조건 QR코드 검사를 하기로 규칙을 정했다”며 “가끔 청소년들이 위조 신분증을 들고 술 구매를 시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성년자인데 위조 신분증을 들이밀며 성인이라고 하기에 QR코드 검사를 해서 잡은 적이 있는데 경찰을 부르려 하면 ‘어른인데 왜 못 들어가게 하냐’는 식으로 뻔뻔스레 항의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주점에서 만난 직원 B씨 역시 “위조 신분증은 대충 보면 속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구매자가 어려 보이면 추가 인증을 진행하든지 신분증 앱 화면을 더 검사해야 한다”고 했다.

범죄 심각성 모르고 쉬운 접근성에 범죄…“범죄 인식부터 높여야”


전문가들은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위조 범죄의 심각성을 모른 채 쉬운 접근성에 유혹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신분증 위조나 도용 범죄 자체는 과거부터 있었던 문제”라면서도 “요즘엔 AI 등 기술 발달로 청소년이 모바일 신분증을 정교하게 위조하기 더 편한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청소년은 소년법 등에 의해 강한 처벌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도우 경남대학교 경찰학과 교수는 “디지털 환경이 일반화되면서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인 청소년들이 더 쉽게 신분증을 위조하고 있다”며 “청소년의 경우 주민등록증 위조는 명백한 범죄지만 이런 사안으로 중한 보호 처분이 내려지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위조가 범죄라는 확실한 인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행 주민등록법상 모바일 신분증을 위·변조하거나 부정하게 사용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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