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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 3세
찰스 3세
1837년 이후 처음…英 국왕, 버킹엄궁에 살지 않는다

2026.06.26 18:44

10년간 7500억원 들인 개보수 내년 3월 마무리
버킹엄궁은 행정본부로 유지
공식 거처는 클래런스 하우스
1837년 이후 첫 사례
관람객 연 70만명
개방 확대 땐 왕실 수입 증가 가능성
1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 상공으로 영국 공군 곡예비행팀 ‘레드 애로스’가 비행하는 가운데, 왕실 가족들이 국왕 공식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 이후 발코니에 서 있다. [로이터]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찰스 3세 영국 국왕 부부가 대대적인 개보수를 마친 뒤에도 버킹엄궁으로 거처를 옮기지 않을 것으로 전해졌다. 1837년 빅토리아 여왕 이후 영국 국왕의 공식 주 거처로 여겨져 온 버킹엄궁의 상징적 역할에도 변화가 생기는 셈이다.

25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찰스 3세는 내년 3월 10년간의 리모델링 공사가 끝나는 버킹엄궁을 국왕의 행정본부로 계속 사용하되, 공식 거처는 현재 머물고 있는 클래런스 하우스로 유지할 예정이다.

버킹엄궁 개보수에는 3억6900만파운드, 우리 돈 약 7500억원이 투입됐다. 낡은 전기·배관 설비 등을 고치는 대규모 공사로, 내년 3월 마무리될 예정이다.

찰스 3세는 왕세자 시절이던 2005년 커밀라 왕비와 재혼한 이후 클래런스 하우스에서 살아왔다. 클래런스 하우스는 세인트제임스궁 인근에 있는 왕실 거처다. 국왕이 런던에 머물 때 왕실 문장이 들어간 깃발은 버킹엄궁과 클래런스 하우스 양쪽에 모두 게양된다.

버킹엄궁은 1837년 빅토리아 여왕이 입주한 뒤 역대 영국 국왕의 공식 거처로 자리 잡았다. 국왕이 윈저성이나 밸모럴성 등 다른 왕실 거처에 장기간 머무는 경우는 있었지만, 왕실의 주 거처이자 상징은 줄곧 버킹엄궁이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부친인 조지 6세는 제2차 세계대전 중에도 버킹엄궁에 머물렀고, 엘리자베스 2세 역시 찰스 3세를 포함한 세 아들을 버킹엄궁에서 출산했다. 이 때문에 영국 왕실을 지칭할 때도 ‘버킹엄궁’이라는 표현이 쓰이고, 왕실 발표 역시 버킹엄궁 명의로 이뤄진다.

BBC는 70대인 찰스 3세 부부가 버킹엄궁으로 거처를 옮기기 위해 대규모 이사를 하는 부담을 피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왕이 실제 거주할 경우 관람객 동선과 보안 관리가 까다로워지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버킹엄궁을 더 오래 일반에 개방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현재 버킹엄궁은 매년 여름 접견실 등을 중심으로 일반 관람을 허용하고, 다른 계절에는 일부 날짜에만 제한적으로 문을 연다. 연간 방문객은 약 70만명에 달한다.

국왕이 거주하지 않으면 관람 가능 기간과 공간을 확대해 추가 수입을 올릴 여지도 커진다. 왕실 입장에서는 유지비 부담이 큰 궁을 관광 자산으로 더 적극 활용할 수 있는 셈이다.

버킹엄궁은 모두 775개 방을 갖춘 대형 왕실 건물이다. 접견실 19개, 왕족과 손님용 침실 52개, 사무실 92개, 화장실 78개 등이 포함돼 있다. 리모델링 기간에도 왕실 행사와 국빈 접견, 서훈식, 리셉션 등 공식 일정은 계속 진행됐다.

영국 왕실의 주요 의례에서도 버킹엄궁의 존재감은 유지된다. 매년 6월 열리는 국왕 공식 생일 기념 군기분열식 이후 왕실 가족이 버킹엄궁 발코니에 올라 군중에게 인사하는 장면은 대표적인 왕실 행사로 꼽힌다.

버킹엄궁 관계자들은 “국왕은 여전히 버킹엄궁을 대단히 사랑하며 왕실과 국민 삶에서 버킹엄궁의 역할을 존중한다”며 “버킹엄궁은 계속해서 왕실의 의례적이고 실무적인 본부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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