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원 일방 배정하고… 국회의장, 국힘에 팩스 통보
2026.06.27 00:50
趙의장, 직권으로 명단 작성
국힘 “이게 바로 독재” 반발
조정식 국회의장이 26일 국민의힘과 상의하지 않은 국회 상임위원회 구성안을 국민의힘에 팩스로 통보했다. 그러면서 이견이 있으면 29일까지 제출하라고 했다. 법제사법위원장 자리 등을 놓고 여야 원구성 협상이 공전하자 직권으로 원구성을 마무리하겠다며 압박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소수당을 무시한 독재”라며 반발했다. 조 의장은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국회의장으로 선출되면서 현재는 무소속이다.
장현주 국회의장실 공보소통수석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26일 정오까지 국민의힘 명단이 들어오지 않아 국회법에 따라 국민의힘 소속 의원을 위원으로 선임하는 내용을 공문으로 발송했다”고 말했다. 조 의장은 지난 24일을 상임위 명단 제출 기한이라고 했다가 국민의힘이 응하지 않자 26일 정오를 2차 기한으로 제시했다. 그런데 이날까지도 여야 원구성 협상이 공전하자 각 상임위에 국민의힘 의원을 넣은 배치안을 통보한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상임위원은 국회 교섭단체 원내대표 요청으로 의장이 선임한다. 전반기 국회 상임위원 임기 만료 3일 전까지 요청하지 않으면 의장이 선임할 수 있다고 규정돼 있는데, 전반기 상임위원 임기는 5월 말로 끝난 상황이다. 다만 역대 국회에선 여야 협상을 우선시했고, 상임위 구성이 지연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마음대로 시한을 정해서 명단을 제출하라고 압박하고 우리가 그 압박에 굴복하지 않으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명단을 짜서 팩스로 보냈다”며 “이게 바로 독재”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게 국회인가. 대한민국 국회의장께서 이렇게 해도 되는가”라고 했다.
여야 원내대표·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났지만 법사위원장을 놓고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20분 만에 협상이 결렬됐다. 국민의힘은 야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경우가 많았고, 다수당의 일방적 입법을 견제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했다. 반면 민주당은 보완수사권 폐지와 관련된 형사소송법 개정, ‘조작기소’ 특검법’ 처리를 위해 법사위원장을 지켜려고 한다. 민주당은 22대 전반기 국회에서 국민의힘이 위원장을 맡았던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정무위원회 위원장도 민주당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한병도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조정식 의장에게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후 기자들과 만나 “29일부터 전 의원 비상 대기에 들어가 (원구성 안건을) 이번 달을 절대 넘기지 않고 무조건 처리하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문재인 정부 때인 2020년 21대 전반기 국회처럼 국회의장(박병석 의장)이 상임위를 직권 배분하고, 민주당이 모든 상임위원장을 독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야가 극단적으로 대치할 전망인 가운데 여권 내에선 ‘상임위 독식’의 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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