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간 찌푸린 채 변호인 바라본 김건희…법정에 울린 '징역 7년'
2026.06.27 04:30
반클리프·디올·금거북이·그림 등 모두 유죄
"대가성 충분히 인식, 거리낌없이 반복 수수"
특검 "국민 법 감정" vs 변호인 "항소하겠다"
인사·이권 청탁을 대가로 고가의 귀금속과 미술품 등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에게 1심 법원이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김 여사를 향해 "사회적 책무를 저버린 채 자신의 영향력을 알선의 대상으로 삼아 반복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질책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 조순표)는 26일 김 여사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 선고 공판에서 징역 7년과 함께 이우환 화백 그림, 바쉐론 콘스탄틴 손목 시계,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청탁 금품에 대한 몰수와 6,480만 원의 추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대통령 배우자라는 지위를 이용해 다수의 인사 청탁과 사업 청탁이 고가의 금품과 거래된 이른바 '매관매직'"이라며 "(이로 인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할 공적 의사결정 과정이 금품과 결부돼 김 여사 개인 이익을 위한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했다"고 질타했다.
이날 재판에서는 김 여사의 매관매직 혐의들 판단이 종합적으로 이뤄졌다.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맏사위 인사 청탁과 함께 받은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1억 상당의 귀금속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으로부터 임명 청탁과 함께 수수한 265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 △로봇개 사업자 서성빈씨로부터 사업 지원 청탁과 함께 받은 3,900만 원 상당의 바쉐론 시계 △최재영 목사로부터 받은 540만 원 상당의 디올백 △김상민 전 검사에게 받은 1억4,000만 원 상당의 이우환 화백 그림 등이다.
재판부는 이들 혐의를 모두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우선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을 받은 혐의에 "목걸이와 브로치가 전달된 후 피고인이 맏사위에게 연락해 격려의 말을 전하기도 했고 맏사위가 대통령실의 인사 검토를 거쳐 국무총리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며 대가성을 인정했다.
금거북이 수수에 대해서도 "이 전 위원장이 임명 청탁을 명시적으로 하는 자리에서 미리 준비했던 금거북이를 김 여사에게 교부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금거북이에 '취임 축하' 메시지가 동봉됐다는 사정은 외부적 명분에 불과, 청탁과 대가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바쉐론 시계, 이우환 그림, 그리고 디올백을 두고도 사교나 "단순 친분에 따른 선물로 볼 수 없다"고 강조한 뒤 "국정 운영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에서 비롯된 것임을 김 여사가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다"고 꼬집었다.
김 여사는 이날 회색 정장을 입고 흰 와이셔츠를 목 끝까지 잠근 채 절뚝이며 법정에 들어섰다. 평소처럼 검은 뿔테 안경과 흰 마스크를 착용한 김 여사는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선고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선고를 마친 후엔 미간을 찌푸린 채 변호인단을 잠시 바라본 뒤 교도관 부축을 받고 법정을 빠져나갔다.
김 여사 측은 즉각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김 여사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선물의 호의적 성격과 청탁 범위를 지나치게 확대 해석했다"면서 "김 여사는 반성하고 있지만 이를 '매관매직 사건'으로 본 재판부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고 했다. 반면 김건희 특검팀은 "국민의 법 감정에 부합하는 적절한 판결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이날 함께 기소된 이 회장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서씨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 최 목사는 벌금 80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 전 위원장에게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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