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골잡이' 홀란에게도 흑역사는 있다... 알고 보면 더 흥미진진한 월드컵
2026.06.27 04:31
'I조 라이벌' '음홀 대전' 프랑스와 노르웨이 암흑기 조명한 다큐멘터리 2편
'더 버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반란 사건' '노르웨이: 월드컵의 다크호스'
편집자주
매주 뭐 볼까 고민하다 지친 당신에게 한국일보 대중문화팀 기자가 정주행을 부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콘텐츠를 소개합니다.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리오넬 메시(38·아르헨티나)와 킬리안 음바페(27·프랑스), 엘링 홀란(25·노르웨이)일 것이다. 디펜딩 챔피언인 메시가 대회 두 경기 만에 5골을 터트리며 득점왕을 정조준하자 음바페와 홀란이 각각 4골로 추격, 차세대 ‘축구 황제’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합을 벌이고 있다. 특히 음바페와 홀란은 같은 I조에 배정돼 월드컵으로 옮겨온 ‘음홀 대전’에 대한 전 세계 축구팬 기대감이 한껏 증폭된 상황이다.
스포츠 경기도 비하인드와 전사를 알고 보면 더 재미있는 법. 최근 넷플릭스가 공개한 다큐멘터리 두 편은 프랑스와 노르웨이 두 강팀이 지나온 암흑기를 새롭게 조명한다. 프랑스 축구 역사상 최악의 내분 사태를 다룬 ‘더 버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반란 사건’과 무려 26년 만에 메이저 대회 본선에 진출한 노르웨이 축구 국가대표팀의 여정을 담은 ‘노르웨이: 월드컵의 다크호스’다.
배부른 백만장자들의 파업?
지난달 13일 공개된 ‘더 버스’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당시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이 벌인 훈련 보이콧, 일명 ‘버스 파업’ 스캔들의 내막을 파헤친 다큐멘터리다. 공격수 니콜라 아넬카가 추문에 휩싸여 중도 퇴출되자, 선수들이 항의의 뜻으로 공개 훈련 참가를 거부한 사건이다. 당시 프랑스 축구협회와 정치권, 시민들의 화살은 일제히 선수단에 집중됐고 ‘교만하고 배부른 백만장자들의 파업’이라는 맹비난이 쏟아졌다.
16년 뒤 선수들과 레몽 도메네크 감독, 대표팀 관계자들이 긴 침묵을 깨고 카메라 앞에 섰다. 당사자 인터뷰로 재구성된 당시 대표팀 상황은 알려진 것보다 훨씬 깊게 곪아 있었다. 무엇보다 감독의 무능과 권위적인 태도가 적나라하게 고발된다. 주장 선정이 첫 신호였다. 모두가 대표팀 부주장을 맡아온 윌리엄 갈라스를 차기 주장으로 예상했지만, 감독은 아무런 설명 없이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완장을 채웠다. 그날 이후 갈라스는 입을 다물었고, 선수단에는 묘한 긴장이 흐르기 시작했다.
본선 첫 경기가 무승부로 맥없이 끝나자 당황한 도메네크는 선수단 안에서 희생양을 찾는다. 그렇게 선발 자원이던 요앙 구르퀴프가 벤치로 밀려나고 분위기는 한층 험악해진다. 결정타가 된 건 0대 2로 참패한 멕시코와의 두 번째 경기였다. 유력 스포츠 매체 레키프 1면에 아넬카가 하프타임 중 감독에게 “넌 꺼져, XXX야!”라는 비속어를 날렸다는 기사가 실린 것. 하지만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선수들은 현장에서 그런 욕설을 들은 바 없다고 증언한다. 심지어 도메네크 감독조차 “절대 그런 말은 안 했다”고 단언했다.
하지만 당시 그는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 대신 협회의 아넬카 방출 결정을 수용하고 심지어는 공개 지지하며 성난 여론에 불을 붙였다. 이유를 묻는 제작진 질문에 도메네크 감독은 “관심이 없어서 그냥 뒀다”고 당당하게 답한다. 문제의 파업 사태는 면담 요청을 묵살당하고 언론과 단절로 발언권까지 빼앗긴 20대 선수들이 택한 최후의 의사 표현 수단으로 그려진다. 결말은 모두가 아는 대로다. 프랑스 팀은 ‘콩가루’ 조롱 속 1무 2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다.
다큐멘터리의 결론은 치유나 화해와 거리가 멀다. 도메네크 감독도, 에브라나 바카리 사냐 등 선수들도 여전히 자기주장만 고수할 뿐이다. ‘누가 언론에 밀고했나’ 같은 자극적인 문제를 재점화하면서 프랑스축구연맹의 구조적인 문제나 미래 교훈은 깊게 들여다보지 않는다는 비판도 있다. 도메네크 감독은 작품이 공개된 뒤 “완전히 편파적이고 역겨운 다큐멘터리”라며 “제작진이 내 신뢰를 배신했다”고 격앙된 입장을 밝혔다.
더 버스: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 반란 사건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제롬 프리텔, 크리스토프 아스트뤼크
출연: 레몽 도메네크, 파트리스 에브라 등
구성: 단편
IMDb 평점: 7점/10점
감독: 제롬 프리텔, 크리스토프 아스트뤼크
출연: 레몽 도메네크, 파트리스 에브라 등
구성: 단편
IMDb 평점: 7점/10점
돌아온 ‘21세기 바이킹’
프랑스 대표팀은 짧고 굵었던 악몽을 빠르게 털어내고 2014년부터 이어진 세 차례 월드컵에서 8강, 우승, 준우승을 기록했다. 반면 1990년대 FIFA 랭킹 2위에 두 번이나 오르며 축구 강국으로 눈도장을 찍었던 노르웨이 대표팀은 1998년 이후 한 번도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지 못한 데다, 2000년을 끝으로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에도 나가지 못하며 길고 어두운 터널을 지나왔다. 처참하게 탈락한 것도 아니다. 항상 마지막 문턱에서 아쉽게 주저앉은 터라 선수단도 국민들도 트라우마와 희망 고문에 시달렸다.
9일 넷플릭스에 공개된 2부작 다큐멘터리는 스톨레 솔바켄 감독이 이끄는 노르웨이 국가대표팀이 3년 전 유로 2024 예선에서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은 스코틀랜드에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하는 장면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한 ‘괴물 골잡이’ 홀란, ‘마에스트로’ 마틴 외데고르라는 독보적인 원투 펀치를 앞세우고도 또다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한 것이다. 베테랑 해설가 외빈드 알사케르는 인터뷰에서 “25년간 ‘통과 직전’까지였던 사실이 선수들 마음을 흩트려놓았다”고 지적한다.
전 국민적 비난 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마지막 임무를 부여받은 솔바켄 감독과 선수들은 무너지지 않고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리세 클라베네스 노르웨이 축구협회장도 “감독이 물러나면 나도 물러나겠다”며 힘을 실었다. 홀란과 외데고르에 알렉산데르 쇠를로트,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 등 빅리그에서 검증된 ‘황금세대’ 선수로 스쿼드를 꾸린 솔바켄호는 지역 예선을 8승 전승으로 통과하며 26년간 국가 전체를 짓눌렀던 짐을 마침내 내려놓는다. 감독과 코치, 주요 선수들이 그 모든 좌절과 불안, 안도와 환희의 여정에 대해 직접 풀어 놓는 인터뷰는 이 작품의 묘미다.
난다 긴다 하는 ‘21세기 바이킹’ 노르웨이 선수들에게 월드컵 무대는 ‘미지의 영역’이다. 다큐멘터리 말미 ‘노르웨이가 우승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선수와 감독, 협회 관계자는 대체로 즉답을 피했다. 하지만 “이번에야말로 뭔가 이뤄보겠다”는 간절함과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이다. 노르웨이 팬들이 어떤 마음으로 ‘바이킹 노젓기’ 응원을 하는지, 자력으로 32강을 확정 지은 솔바켄 감독이 왜 그렇게나 감격스러워했는지 다큐멘터리를 보면 이해할 수 있다.
노르웨이: 월드컵의 다크호스
장르: 다큐멘터리
감독: 에밀 트리에
출연: 스톨레 솔바켄, 엘링 홀란, 마틴 외데고르 등
구성: 2부작
IMDb 평점: 6.5점/10점
감독: 에밀 트리에
출연: 스톨레 솔바켄, 엘링 홀란, 마틴 외데고르 등
구성: 2부작
IMDb 평점: 6.5점/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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