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패륜 가족 상속 제한, 헌재 결정 전 시작된 소송에도 적용"
2026.06.25 19:50
일러스트=박상훈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 대법관)는 25일 아버지의 유산을 물려받은 A씨를 상대로 형제들이 낸 유류분 반환 소송에서 형제들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류분은 고인이 유언으로 누구 한 명에게 재산을 몰아준 경우에도 배우자나 자녀 등 다른 상속인에게 법이 보장하는 최소한의 상속 몫이다. 하지만 부모를 돌보지 않았거나 학대한 자녀도 유류분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번 사건에서 A씨는 2021년 돌아가신 아버지 유언에 따라 대부분의 재산을 물려받았다. 이후 다른 형제들은 2022년 “유류분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A씨는 형제들이 오랫동안 아버지를 돌보지 않았고 재산까지 빼돌리는 등 패륜 행위를 했기 때문에 유류분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섰다. A씨는 또 자신이 20년 넘게 부모를 모시며 재산을 늘리는 데 기여한 점도 상속분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1·2심은 당시 법에 패륜 상속인의 유류분을 제한하는 규정이 없었다는 이유로 형제들의 손을 들어줬다. 헌법재판소가 2024년 이 같은 유류분 제도가 헌법에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지만, 국회가 법을 고칠 때까지 기존 규정을 계속 적용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부모를 장기간 방치하거나 학대한 상속인에 대해 다른 공동 상속인이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있도록 민법이 개정돼 올 3월 시행됐다. 새 민법은 또 고인을 오래 부양하거나 재산 형성에 특별히 기여한 상속인에게는 그 기여를 상속분에 반영할 수 있도록 했다.
대법원은 A씨 사건을 다시 심리하라며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헌재 결정 당시 이미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사건에도 새로 개정된 민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개정 민법의 적용 범위를 헌재 결정 당시 법원에서 진행 중이던 모든 유류분 소송으로 넓힌 것이다. 다만 A씨처럼 이미 진행 중이던 유류분 소송에서 상대방의 상속권 상실을 주장하려면, 오는 9월 16일까지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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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기자 kimng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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