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메랑 된 '연어 술파티 위증'…李 사법 리스크 방어선 뚫리나
2026.06.26 14:00
이 대통령 겹악재 속 뇌관 된 이화영의 '입'…"공소 취소 강행하면 탄핵 사유"
'국회 국정조사→법무부 미래위→조작기소 특검' 3단계 로드맵 타격 불가피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지탱하던 여권의 방어선이 휘청이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주장이 위증이라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검찰의 조작기소'를 지렛대 삼으려던 공소 취소 로드맵에도 균열이 생겼다. 집권 2년 차에 접어든 이 대통령은 연어 술파티 위증 파장과 함께 격화하는 민주당 내 계파 갈등, 지지율 하락을 마주하며 사면초가에 놓였다.
철퇴 맞은 이화영의 '폭로'…법원 "허위 진술"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은 100% 사실로 보인다." 2024년 4월 제1 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은 법정에서 터져 나온 이 전 부지사의 '연어 술파티' 폭로와 검찰의 진술 세미나 의혹을 '사실'이라고 단정했다. 정치권 전체가 출렁였고, 일방적 폭로는 2년 넘게 이 대통령을 호위하는 강력한 방패로 작동했다. 검찰의 '연어 술파티 회유설'은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속도전을 벌인 검찰 개혁의 명분과 추동력으로 적극 활용됐다. 반전은 이재명 정부 2년 차에 접어든 6월20일, 역대 최장 기간 펼쳐진 국민참여재판에서 일어났다. 수원지법 형사11부(송병훈 부장판사)는 연어 술파티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며, 이 전 부지사의 국회증언감정법(위증) 위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연어 술파티는 없었다'는 1심 재판부와 배심원(유죄 4명·무죄 3명)의 판단 근거는 '이화영의 입'이었다. 검찰의 표적 수사와 진술 회유 의혹을 제기한 이 전 부지사의 일관성 없는 진술은 법정에서 '위증 유죄'라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이 전 부지사는 '주최자 검찰, 참석자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핵심 피고인들'이 연어 술파티를 벌였다는 날짜부터 장소, 교도관의 제지 여부, 급기야는 음주량까지 '번복'을 거듭하며 말을 바꿨다. 수사 주임이었던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와 당시 수원지검 지휘부가 "연어회와 술을 제공한 사실이 없고, 진술 회유 역시 없었다"고 일관된 주장을 이어온 것과 정반대다.
이 전 부지사 측이 재판에서 증인으로 내세운 동료 재소자의 법정 증언은 역설적이게도 위증 판단을 굳히는 결정타가 됐다. 갈지(之)자를 오가던 이 전 부지사의 마지막 입장은 '5월17일 수원지검 1313호실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비롯한 대북 송금 의혹 주요 피고인들과 연어 술파티가 있었고, 다음 날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점을 감안해 종이컵만 입에 대고 술은 마시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전 부지사의 동료 재소자인 류아무개씨는 "2023년 5~6월쯤 이 전 부지사가 '술 한잔해서 기분이 좋다'고 했다. 회를 함께 먹었다고 하더라"며 "검사가 페트병에 담긴 소주를 종이컵에 따라줬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이 전 부지사는 독방에서 수감 생활을 했는데 류씨는 이 전 부지사가 출정 후 방으로 복귀하거나 재소자들의 대기 공간에서 직접 이 같은 얘기를 이 전 부지사에게 들었다고 한다. 검찰의 반박이 나올 때마다 바뀌었던 이 전 부지사의 진술은 동료 재소자와도 엇갈렸고, 주장을 입증할 결정적 물증은 '공백'으로 남으면서 신빙성 전체가 흔들렸다.
2023년 5월17일 수원지검 앞 편의점에서 쌍방울의 법인카드로 소주와 생수가 구매된 내역이 확인됐지만, 법원은 결제 영수증이 검찰청사 내 술 반입과 음주 행위를 의심 없이 입증하지는 못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결국 이 전 부지사의 거짓 자작극으로 결론 내고 "청문회에서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을 함으로써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권위와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했다"고 강도 높게 질타했다.
"국가가 벌인 거대한 보이스피싱" 총공세
'연어 술파티 위증 유죄'는 민주당이 외쳐온 조작기소 프레임의 설계도를 뒤흔들고 있다. 이 전 부지사가 박상용 검사로부터 술과 연어를 제공받은 뒤 '이재명을 엮어야 한다'는 회유에 넘어갔고, 결국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이 쌍방울 대북 송금 공범으로 기소됐다는 '조작기소' 구호를 무력화하고 있어서다. 검찰의 조작기소를 겨눈 특검 추진과 특검을 통한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 로드맵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 전 부지사가 항소함에 따라 2심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불가피하다. 민주당은 위증죄와 함께 다뤄진 이 전 부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직권남용 혐의는 검찰의 공소권 남용이 확인돼 공소 기각이 선고됐다며 "사실상 무죄"를 외치고 있다.
국민참여재판을 요청했던 이 전 부지사의 변호인단은 6월23일 "배심원들이 법리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평결 의견을 냈는지 의문"이라며 이번 결과가 재판에 참여한 시민들의 부족한 전문성과 법률적 한계에 따른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배심원 57%(7명 중 4명)의 유죄 의견을 이유로 유죄를 선고했지만 내용적으로 이화영은 무죄다.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도 했다. 그러나 1심 법정에서 연어 술파티와 검찰의 진술 회유를 부인하던 김성태 전 회장이 "이화영이 나에게 '비를 피해야 한다'며 해외로 출국을 종용했다"는 취지의 새로운 주장까지 나오면서 오히려 악재가 쌓여가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 대북 송금 사건의 공소 취소를 위한 가장 중요한 연결고리가 끊기면서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조작진술, 조작청문회에 대한 특검'이 필요하다며 총공세에 나섰다. 특히 "공소 취소 시도는 이재명 대통령의 탄핵으로 가는 지름길"이라며 사법 판단에 불복하는 여당이라는 프레임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무기한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박상용 검사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을 겨냥해 "국가폭력에 대해 사과하라"며 즉각적인 직무 복귀를 촉구했다. 박 검사는 이번 사안을 국가기관과 여당이 총동원된 "거대한 보이스피싱"이라고 규정하고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박 검사는 6월24일 시사저널TV 《전영기의 빅샷》에 출연해 자신을 향한 압박의 핵심에 '이화영의 자백'을 저지하기 위한 계산이 깔려 있다고 봤다. 박 검사는 "이 대통령의 대북 송금 재판이 정상적으로 진행되면 이 전 부지사는 당시 이재명 지사의 지시가 있었다는 자백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공소 취소나 재판 무력화를 통해 이 전 부지사를 사면·석방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면초가 이 대통령, 靑으로 모인 檢 인사들
'잔인한 6월'의 시간표 앞에 서있는 이 대통령은 '이화영 리스크'로 위기를 맞았다. 6·3 지방선거에서 확인된 민심 이반과 가파른 지지율 하락, 검찰 개혁의 마지막 관문인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결정될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충돌, 출구를 못 찾는 부동산 정책, '명청(明淸) 전쟁'과 당내 계파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시점에 '연어 술파티 위증 유죄'로 사법 리스크까지 전면에 부상했다. 여권 내부 균열이 가속화한다는 것은 이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를 방어해온 당의 방어막이 점차 헐거워질 수 있다는 의미다.
사면초가에 놓인 이 대통령과 청와대가 공소 취소를 목표로 투 트랙 전략을 펼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특히 검찰 출신인 한찬식 신임 민정수석과 박지영 사법제도비서관의 역할에 이목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불명예 낙마한 초대 오광수부터 2대 봉욱에 이어 3대 한 수석까지 역대 정부 중 처음으로 검찰 출신 인사를 사정기관을 총괄하는 자리에 연쇄 기용했다.
표면적으로는 검찰 개혁 후속 입법과 사법제도에 대한 전문성을 살린 인사라는 점을 강조했지만, 특검이 아닌 검찰 단계에서의 '공소 취소' 포석도 깔려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공소 취소 거래설'도 청와대 인사와 맞물려 재소환되고 있다. 강성 지지층과 친여 성향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보완수사권을 남겨두는 대신 검찰에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 취소 도장을 찍게 하려는 통로로 한 수석 등 전직 검찰 출신 인사가 적극 활용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청와대와 민주당이 '공소 취소 빌드업'을 위해 박상용 검사를 정치적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법무부에 국민 5만5024명 명의의 탄원서를 제출했다. 국민의힘 재판취소 저지 특별위원회는 "한 사람의 사법 리스크 세탁을 위해 당과 정부가 전방위로 야합하는 '당정 협잡'"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공소 취소를 강행할 경우 이 대통령의 탄핵 사유에 해당한다"고 강력 저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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