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1조달러 고집’에 IPO 연기하나…스페이스X 부진에 멈칫
2026.06.26 11:40
스페이스X 부진과 AI 밸류에이션 의구심 커진 탓
25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오픈AI가 올해 3~4분기 상장을 목표로 꾸린 은행·법률자문단으로부터 IPO 수요 부진 가능성을 전달받고 2027년 상장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오픈AI 자문단은 경영진에게 기업가치 1조 달러를 유지하려면 2027년까지 상장을 미루고, 올해나 내년 초 사장을 원한다면 목표 기업가치를 낮춰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나 올트먼 CEO는 기업가치를 낮추는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빠르게 추진되던 IPO가 위기를 맞닥뜨린 가장 큰 배경은 이달 상장한 스페이스X의 부진이다. 스페이스X는 상장과 동시에 850억 달러(131조 원)를 조달하며 기업가치 1조 7700억 달러(2742조 원)를 기록했지만, 상장 직후 202달러까지 올랐던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 153달러까지 떨어졌다.
글로벌 증시에서 AI 기업 밸류에이션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면서 기술주 중심으로 퍼지고 있는 변동성도 변수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18.03포인트(0.46%) 내린 2만 5358.60에 마감했다. 마이크론의 어닝 서프라이즈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가격 인상으로 인한 AI 인프라 차질을 우려한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픈AI가 직면한 재무적인 부담이 걸림돌이다. 데이터센터와 컴퓨팅 인프라 투자, 메타·구글 출신 AI 연구자 영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으나 아직 흑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오픈AI는 수익화 확대를 위해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초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성장세도 답보 상태다. 전 세계 챗GPT 이용자는 9억 명 수준에서 정체돼 있으나 기업용 AI ‘클로드 코드’를 앞세운 앤스로픽의 성과가 위협적인 수준이다.
관계자에 따르면 오픈AI의 지난해 매출은 약 130억 달러(20조 원)였으며, 이를 올해 3배 수준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챗GPT는 영상 생성 AI ‘소라(Sora)’ 등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는 한편, 기업용 코딩 AI ‘코덱스’ 영업 비중을 높이고 있다. 최근에는 2017년 생성형 AI 뼈대를 만든 신경망 ‘트랜스포머’ 개발자이자 구글의 AI 모델 제미나이를 공동 총괄해온 노엄 샤지어 부사장을 구글에서 영입하며 연구 경쟁력 강화에도 나섰다.
증시 판도 뒤흔들 초거대 AI기업 상장…“기존 AI 승자, 희소성 프리미엄 잃을 수도”
AI 업계 선두주자인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상장은 월가의 대형 이벤트로 주목받아 왔다. 두 기업이 성공적으로 상장을 마친다면 미국 증시 시가총액도 수 조 달러 규모로 늘어난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이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 AI 수혜주들은 AI 관련성이 높은 이들 기업에 투자자를 빼앗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아 와이스버거 BCA리서치 수석 애널리스트는 “새로운 AI 기업 상장은 AI 기업의 희소성을 낮추고 기존 AI 수혜주에서 자금을 빼앗아갈 수 있다”면서 “투자자들은 희소성 프리미엄 덕분에 상승했던 기존 AI 수혜주를 일부 매도해 새로운 AI IPO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등 하이퍼 스케일러들이 비상장 상태이던 AI 스타트업 투자 수요에 간접적인 혜택을 봤지만, 증시 입성으로 이러한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는 얘기다.
BCA리서치는 “현재 기업가치가 총 4조 달러가 넘는 기업들이 IPO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는 현재 S&P500 시가총액의 약 6%에 해당한다”며 “미국 증시가 새롭게 흡수해야 하는 시가총액은 2000억 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에 시장 점유율 1위인 오픈AI의 IPO 일정마저 불투명해지면서 AI 밸류에이션의 지속 가능성과 투자자금 재배분을 둘러싼 우려가 당분간 기술주 변동성을 확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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