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MS, 가격 최대 25% 깜짝 인상… ‘칩플레이션’전세계 습격하다
2026.06.26 11:52
D램 등 메모리값 1년새 4배 껑충
팀 쿡 “100년 만에 있을 대홍수”
삼성·HP 등 줄줄이 가격 올릴 듯
소비자, 메모리 호황 청구서 받아
기록적인 메모리 대란이 장기화하자 애플이 맥·아이패드 전 제품 가격을 15∼25% 전격 인상했다. 세계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을 이끌고 있는 애플이 가격 인상을 단행함에 따라 스마트폰 강자인 삼성전자는 물론이고 PC 강자인 미국 델·HP 등과 비디오 게임기 선두인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줄줄이 가격 인상 행렬에 가세할 전망이다.
폭발적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이 IT 기기 가격을 밀어 올리는 메모리발(發)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면서 결국 일반 소비자가 전례 없는 메모리 초호황의 청구서를 받아 들었다는 반응이 나온다.
25일(현지시간) 애플 온라인 매장에 게시된 가격 정보에 따르면 애플은 맥북 가격을 100∼300달러, 아이패드 가격을 100∼200달러 올렸다. 맥북 프로 가격은 1999달러로 300달러 올랐고, 맥북 에어는 1299달러로 200달러 올랐다. 맥 스튜디오도 1999달러에서 2499달러로 인상됐다. 최고 사양인 16인치 맥북 프로는 9999달러(약 1600만 원)까지 올라섰다.
오픈클로 등 인공지능(AI) 에이전트 도구 활용 기기로 인기를 끌었던 초소형 PC 맥 미니 가격도 올랐다. 애플은 기존 599달러짜리 256기가바이트(GB) 모델을 지난달 초 단종했다가 이날 799달러로 재출시했다. 512GB 모델은 999달러로 인상했다. 한국 가격은 256GB 모델 기준 연초 89만 원에서 134만9000원으로 약 46만 원 뛰었다.
아이폰 가격은 유지됐지만 9월 출시될 아이폰 18시리즈부터 인상될 것으로 관측된다. 애플의 발표 직후, MS도 엑스박스 가격을 오는 8월 1일부터 최대 150달러 인상한다고 밝혔다.
가격 인상의 주된 원인은 메모리 가격 폭등이다. 최근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에 집중 투자하면서 필수 부품인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은 1년 새 4배 이상 치솟았다. 마이크론은 2026년 3분기(3∼5월) 영업이익률이 81%로 치솟았고, 천문학적인 성과급 잔치를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올 2분기(4∼6월) 합산 영업이익은 150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애플은 막대한 구매력을 토대로 메모리 공급사들로부터 낮은 가격에 메모리를 납품받아 왔다. 하지만 빅테크들이 장기 계약과 대규모 선급금을 앞세워 공급량을 선점하자, 애플도 후순위로 밀리는 상황에 처했다. 오는 9월 퇴임을 앞둔 팀 쿡 애플 CEO는 지난 1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메모리 가격 폭등에 대해 “100년 만의 홍수”라며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폰플레이션(스마트폰+인플레이션)’도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폰 18시리즈 가격 인상이 기정사실화된 데 이어 다음 달 폴더블폰 신제품을 출시하는 삼성전자도 가격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다음 달 공개될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갤럭시Z 폴드·플립8’ 시리즈 역시 고용량·고성능 모델의 가격은 오를 가능성이 크다. 메모리 가격 폭등이 제조업체들의 이윤·가격 부담 문제를 넘어 물가 상승으로 확산하면서 소비자 부담이 커지는 것도 불가피해졌다.
한편, 이날 미국 뉴욕 증시에선 마이크론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약 16% 급등했지만, 애플은 6.1% 하락했다. 지난해 4월 4일 이후 최대 일간 낙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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