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범용 대신 2나노… 위기의 삼성 파운드리
2026.06.25 08:39
첨단 공정은 가격 인상 추진… AI 수요에 수익성 강화
파운드리 점유율 67% TSMC 독주… 삼성 추격 부담 가중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 TSMC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맞춰 생산 전략을 2·3나노 첨단공정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다.
첨단공정 쪽에 올인하고 있는 삼성전자에는 악재다. 그렇잖아도 중국의 질주와 인텔의 파운드리 부활 조짐에 긴장하고 있는 상황에서 TSMC가 AI칩 파운드리 '블랙홀'이 될 경우 삼성전자의 입지는 더 좁아진다.
실제로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인텔의 경우 최근 1나노대 파운드리 시범생산에 돌입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애플 등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관계를 넓히며 신흥 강자로 도약하고 있다. TSMC 역시 글로벌 거점 확대로 시장점유율을 더 늘리고 있는 상황에서, 사이에 끼인 삼성전자가 어떤 대안을 내놓을 지 주목된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으로 TSMC는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72.3%로 압도적 1위이며, 삼성전자가 6.5%의 점유율로 2위 자리를 겨우 지켰다.
중국 SMIC가 5.1%이 3위이며, 인텔은 아직 톱5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25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대만 경제일보의 보도를 인용해 TSMC가 올해 초부터 주력 레거시 공정인 28나노 생산량을 기존보다 25% 이상 줄였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TSMC의 28나노 생산 거점인 팹(Fab) 15A의 월간 웨이퍼 투입량은 연초 약 20만장에서 최근 15만장 수준으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번 감산은 수요 부진 때문이 아니라 첨단공정 확대를 위한 생산능력 재배치 차원으로 보고 있다. TSMC는 현재 2나노와 3나노 공정 양산 확대에 집중하고 있으며, 일부 레거시 생산라인은 4나노 공정으로 전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I 서버용 반도체와 맞춤형 반도체(ASIC) 수요가 급증하면서 수익성이 높은 첨단공정에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TSMC는 가격 정책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사는 최근 일부 고객사를 대상으로 7나노 공정 가격 인상을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미국·일본 신규 공장 투자에 따른 비용 상승 등을 반영해 성숙공정 가격까지 올린 것이다.
과거에는 수요가 둔화된 공정의 가격을 낮춰 가동률을 유지하는 전략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AI 투자 확대로 7나노 공정 수요가 예상보다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TSMC의 가격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TSMC의 이번 전략 변화가 단순한 생산 조정이 아니라 파운드리 사업 구조 재편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수익성이 낮은 레거시 공정 비중을 줄이고 첨단공정과 첨단 패키징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수익성과 시장 지배력을 동시에 끌어 올리는 전략으로 봐야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삼성전자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2나노 공정 수율 개선과 AI 반도체 고객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에서는 여전히 TSMC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TSMC가 AI 수요를 기반으로 첨단공정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경우 양사 간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다만 삼성전자도 엔비디아를 비롯한 AI 반도체 고객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영현 삼성전자 DS부문장 부회장은 이달 초 "(삼성전자는) 4나노와 8나노 공정에서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칩을 공급하고 있으며 엔비디아의 그록(Grok) 칩에도 협력하고 있다"며 "다음 세대 칩 공급 협력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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