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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받으면 집 한 채 턱"…TSMC가 만든 '소득 1위' 별천지

2026.06.26 08:25

10여 년 전 논밭, 대만 소득 5배 부촌으로
TSMC 인센티브 풀리면 부동산값 폭등
홀로 출생률 증가…'주커마마'도 등장
불과 10여 년 전 논밭이 펼쳐졌던 대만 북부의 한 소도시가 지금은 가장 부유한 동네로 탈바꿈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이 만들어낸 변화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 TSMC. 로이터연합뉴스


연합뉴스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를 비롯한 반도체 기업·연구기관이 한데 모여 '대만의 실리콘밸리'로 떠오른 도시 신주(新竹)를 조명했다.

신주 과학단지에 본사를 둔 TSMC는 대만 증시 자취안지수(가권지수) 시가총액의 40%를 웃돈다. 이 지역 가구 소득은 6년 넘게 대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주의 한 동네는 2023년 평균 가구소득이 14만 6000달러(약 2억 2000만원)로, 대만 평균의 5배에 이르렀다. 이곳은 0~14세 아동 비율이 29%로 대만 평균(11.9%)의 약 3배에 달하고, 중위 연령도 30세로 전국(45세)을 한참 밑돈다.

집값 상승세도 가파르다. 신주 북부 주거 중심지 주베이의 집값은 최근 10년 사이 2배로 뛰었다. 백화점과 고급 건물이 잇따라 들어서며 일대 부동산값이 천정부지로 오른 가운데, 새 아파트에 입주하려면 몇 년을 대기해야 하는 실정이다. 오른 물가와 주거비를 버티지 못한 토박이 농민들은 외곽으로 떠밀려났고, 그 자리는 고소득 엔지니어 가족이 메웠다.

집값의 들썩임은 TSMC 엔지니어들의 인센티브 지급 시기에 가장 두드러진다. 신주의 한 공인중개사는 "고객들은 보너스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고 자주 말한다"며 "대부분 새 차를 사거나 주택 계약금으로 쓴다"라고 말했다.

NYT는 반도체 종사자를 남편으로 둔 덕에 풍족하게 사는 부인들을 일컫는 신조어 '주커마마'도 소개했다. '주커'는 신주과학단지를, '마마'는 엄마를 뜻한다. 필라테스 강습을 받고, 태국 여행을 알아보고, 자녀 교육을 챙기는 것이 이들의 하루다.

대만 곳곳이 저출생에 따른 인구 감소로 시름 하는 동안, 신주는 최근 몇 년 새 출생률이 뛰었다. 대만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이 전국적으로 0.8명 아래까지 떨어져 세계 최저 수준에 이르렀지만, 신주는 수년째 1.0명 안팎을 유지하며 흐름을 거슬렀다. 자녀가 늘면서 교육은 '주커마마'들의 최대 관심사가 됐다. 정원을 넘긴 공립학교들이 시험 점수로 학생을 가려 뽑다 보니, 문턱을 넘지 못한 아이들은 먼 거리 통학을 감수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의 한 노후 주택들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계없다. 로이터연합뉴스


다만 AI 호황의 온기는 반도체 울타리 밖으로는 좀처럼 번지지 않는다. 대만연구원(TRI)은 올해 성장률을 9.33%로 내다봤고 대만 주계총처(DGBAS)도 지난 5월 전망치를 9.64%로 끌어올렸으나, 높은 관세와 수요 둔화에 치인 여타 산업의 기업들은 성장의 과실에서 비켜나 있다. 대만 주계총처 집계에서 상위 20% 가구가 보유한 부는 지난 2021년 말 기준 하위 20%의 66.9배로 나타났다. 관련 통계가 마지막으로 공표된 지난 1991년(16.8배)과 견주면 30년 새 4배로 벌어진 셈이다.

NYT는 또 다른 기사에서 대만의 가파른 성장 과실이 TSMC 주주 같은 부유층에 쏠릴 뿐 서민 임금은 제자리걸음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아시아의 또 다른 반도체 강국인 한국도 사정권에 넣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역대 최대 실적을 쌓는 사이, 다른 경제 부문은 주저앉는 'K자형 양극화'가 깊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NYT는 "이러한 뜻밖의 호황은 경제의 나머지 상당 부분의 훨씬 더 암울한 실상을 가리고 있다"라며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값 상승, 정부 개입에도 약세를 벗어나지 못하는 통화(원화·대만달러)를 근거로 들었다.

그러면서 "두 지역 모두 극히 일부만 고용하는 고도로 전문화된 분야에서만 급속한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라며 "나머지 사람들은 그 안으로 들어갈 방법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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