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억 아파트 1주택자, 종부세 부담 확 늘린다
2026.06.26 05:00
정부가 부동산 관련 세금의 틀을 ‘보유’에서 ‘거주’로 바꾸는 방식의 세제개편안을 추진한다. 세부적으로는 공시가격이 30억~40억원을 웃도는 초고가 주택을 갖고 있다면 종합부동산세 부담을 늘리는 방향이다. 주택 보유 기간에 따른 종부세와 양도소득세 공제 혜택은 줄인다.
25일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올해 7월 말 발표할 2026년 세제개편안에 1주택자라도 보유 주택이 고가인 경우 기존보다 높은 종부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된다. 고가 주택의 기준은 공시지가 30억~40억원 선이 논의되고 있다.
현행 종부세는 2주택 이하를 기본으로 과세표준 3억원 이하 0.5%, 25억원 이하 1.3%, 최고 구간인 94억원 초과는 2.7%의 세율을 각각 적용한다. 3주택 이상인 경우 25억원 이하 구간(2.0%)부터 중과를 시작해 94억원 초과 구간은 최대 5.0%의 세율을 적용하는 구조다.
정부가 논의 중인 방향대로 세제개편이 확정되면 1주택자라도 서울 강남 등 고가 아파트 보유자는 기존보다 세 부담이 커진다. 예컨대 현재 공시지가 40억원인 1주택자의 종부세는 2주택 이하 세율을 적용한 1584만원(재산세 중복분, 농어촌특별세 제외)가량이다. 만약 3주택 이상에 적용하는 중과세율(2.0%)을 적용할 경우 종부세는 2760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번 세제개편안의 핵심은 보유에서 거주로의 대전환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와 기자회견 등을 통해 여러 차례 강조해온 방향이다. 이에 맞춰 고가 1주택자를 겨냥한 종부세 강화와 함께 기존 감면 혜택을 축소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종부세의 경우 보유 기간에 따라 5년 20%에서 15년 50%까지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데 정부는 이를 폐지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종부세를 매길 때 실거주하지 않을 경우 9억원까지만 공제해주는 안도 논의되고 있다. 현행 종부세는 9억원까지, 1주택은 12억원까지 기본공제를 해준다.
보유 기간(최대 40%)과 거주 기간(최대 40%)을 합산해 양도차익의 최대 80%까지 공제해주는 양도세 장기보유 특별공제는 손질한다. 보유 기간에 따른 공제를 폐지하는 방식이다. 최대 공제율이 줄어드는 만큼 거주 기간에 대한 혜택을 더 확대할 가능성도 있다. 오래 보유했더라도 거주 기간이 짧으면 기존보다 양도세를 더 내게 된다. 거주 기간이 길면 기존보다 세 부담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
정부는 재산세나 종부세 같은 보유세의 과세표준을 정할 때 적용하는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 최대 90%까지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재 수준(60%)이 너무 낮아 시장 가격을 왜곡한다는 지적이 있는 데다, 시행령 개정 사항이라 법 개정 없이 빠르게 효과를 낼 수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앞서 문재인 정부 때인 2021년 95%까지 올린 사례가 있다. 다만 과세표준이 상승하면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뿐만 아니라 실수요자의 세 부담도 함께 늘어나는 만큼 정부는 보완책을 검토 중이다.
큰 틀의 방향은 정했지만, 개편안 발표까지 한 달가량 남은 만큼 정부는 각계의 의견을 듣고 세부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다음 달 중순께 청와대와 관계부처가 모여 부동산 정책 전반을 논의할 공개 토론회도 개최한다. 지난 24일 관훈토론회에서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직접적인 이해관계자뿐 아니라 맘카페까지 포함해 다양한 국민 의견을 들으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보유세 강화 카드를 꺼내 들면 어느 정도 효과는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강남권 등 고가 주택을 보유한 고령층을 중심으로 현금 흐름이나 자산 이전 등을 고민하는 수요가 있는 만큼 개편안 시행과 유예 기간을 전후해 추가 매물이 나올 여지가 충분하다”고 짚었다.
다만 실수요자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이어질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보유세를 과도하게 올리면 강남 등 특정 지역의 지위재(地位財, 사회 내 지위를 알려주는 재화)로서의 위상만 커질 수 있다”며 “그에 따라 초래되는 신분의 고착화 등 사회적 부작용도 고민해볼 지점”이라고 말했다.
세종=장원석·안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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