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보유세 낮다?…부동산 총세금 따지면 OECD 5위
2026.06.26 05:00
국제비교에 많이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수의 비중을 살펴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보유세는 GDP 대비 0.8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호주ㆍ그리스 제외) 0.91%보다 낮다. 반면 취득세와 같은 자산거래세(transaction taxes)는 GDP 대비 1.5%로 OECD 평균(0.34%)를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은 증권거래세 등도 포함돼 다른 회원국에 비해 수치 자체가 높다는 점을 감안해도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부동산 취득부터 보유, 양도까지 전 과정에 걸친 세금 부담을 고려하면 한국의 부담이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예컨대 미국의 경우 보유세는 한국보다 부담이 크다. 2024년 기준 미국의 재산세 평균 실효세율은 0.86%로 한국(0.15%)의 약 6배다. 다만 집을 사고 팔 때 내는 세금 부담은 미국이 낮다. 미국은 연방 차원의 취득세가 없다. 거래세가 있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매도자가 부담한다. 거래세를 내더라도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기본 세율이 0.11%에 불과해 절대적인 세율도 낮다. 반면 한국은 취득 단계부터 1주택자는 1~3%, 다주택자는 최대 12%의 취득세를 부담해야 한다.
양도세도 차이가 크다. 미국은 부동산 등 자산을 1년 이상 보유하면 장기양도소득세율(최고 20%)을 적용한다. 주택 가격이나 다주택 여부는 고려하지 않는다. 최근 5년 중 2년 이상 거주했다면 개인은 25만 달러, 부부는 50만 달러까지 양도차익을 비과세한다. 반면 한국은 양도소득에 따라 기본 양도세율 6~45%를 적용하고, 다주택자는 2주택 20%포인트, 3주택 이상은 30%포인트의 중과세율이 더해진다. 지방소득세까지 포함하면 최고세율은 82.5%까지 오른다.
한아름 유에스택스서비스 대표회계사는 “미국에서 100만 달러에 취득한 주택을 130만 달러나, 150만 달러 등에 팔아 양도 차익이 50만 달러가 안되는 경우를 보자. 공제 제도를 활용하면 집을 사고 팔 때 내야 하는 세금이 없는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며 “보유세가 높은 건 사실이지만 매매 과정의 세금을 생각하면 전반적인 세금 부담은 한국보다 낮다고도 볼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강화는 거래세와 양도세 등 다른 부동산 세제와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OECD 등 국제기구도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의 역할을 확대하는 방향의 세제 개편을 권고하고 있다. OECD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주택거래세를 낮추는 대신 부동산 보유세 역할을 강화하면 주택시장의 효율성이 높아지고 형평성도 개선된다”고 제언했다. 거래세가 높을 경우 부동산 거래량 감소와 주거 이동성이 떨어지는 데다, 부동산 거래가격 축소 신고 등으로 인해 탈세 유인도 많다는 이유다.
보유세 부담이 높은 미국에서도 지역 여건에 따라 세제 개편 논의는 계속되고 있다. 재산세율이 높고 고령층 비중이 큰 텍사스주는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이 커지자 주택 관련 세금 공제를 확대하는 감세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미국 내 실효세율이 낮은 편인 캘리포니아에서는 보유세 인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캘리포니아는 취득가액을 기준으로 재산세를 부과하고 과세표준 상승폭도 연간 2%로 제한돼 실효세율이 낮다.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연구에 따르면 실효세율이 0.8%인 캘리포니아의 보유세를 텍사스(2%) 수준으로 높일 경우 주택가격은 18% 하락하고 청년층의 주택 보유율은 7.4% 높아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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