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선박 또 피격…IMO "철수 작전 일시 중단"
2026.06.26 07:31
IMO "오만 지정 항로 이용 선박 아냐"
이란 "오만 항로 인정 못해"
"결과에 책임 따를 것" 위협
호르무즈해협 인근 오만 해역을 항해하던 화물선이 발사체에 피격된 것으로 의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호르무즈해협 선박·선원 철수 계획을 발표 하루 만에 잠정 중단했다.
영국 해사무역기구(UKMTO)는 25일(현지시간) 오만 해안 가까이서 호르무즈해협을 지나던 화물선이 공격을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UKMTO 공지에 따르면, 함교에 파손은 있지만, 인명 피해나 환경 피해는 없었다. 관계 당국은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로이터 통신은 이 선박이 오만 다히트항에서 남동쪽으로 7.5해리 떨어진 곳에서 우현을 발사체에 맞았다고 신고했다고 보도했다.
외신은 이번 공격이 이란에 의한 것이라고 전했다. 로이터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복수의 미 당국자를 인용해 이란이 공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특히, WSJ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일방향 자폭 드론을 발사해 해당 선박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피격된 선박은 싱가포르 선적의 컨테이너선 에버러블리호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에버러블리호가 이라크에서 화물을 선적한 뒤 페르시아만에 갇혀 있다가 해협 통과를 시도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에버러블리호 뒤로 다른 선박 3척이 이동하려고 했지만, 이란 측에서 경고 없이 공격하면서 운항을 중지했다고 전했다.
앞서 이란 IRGC는 이날 오전 자국 지정 항로를 통하지 않으면 안전한 통항이 보장될 수 없다고 위협했다. IMO와 오만 측이 협의한 임시 항로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IRGC는 성명을 통해 "일부 당국이 이란과의 사전 통보나 조율 없이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통항을 위한 새로운 경로를 발표했다"며 "수용할 수 없고 매우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어 "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는 유일한 경로는 이란이 발표한 경로 뿐"이라며 "위반 선박에 대해선 엄중히 조치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IRGC 해군은 선박들에게도 이 같은 경고를 교신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격 신고 이후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해협 통항을 관리하기 위해 설립한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우리가 지정한 구역을 벗어난 항로를 통항할 경우 안전 통항을 보장할 수 없다"며 "보험·배상 책임 대상에서도 제외된다"고 밝혔다. 이어 "미승인 항로를 이용해 발생하는 모든 결과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선주와 선박 운영사, 선장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이란 당국은 피격 선박에 대해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선박이 피격되면서 IMO는 24일 발표했던 호르무즈해협 선박 및 선원 철수 계획을 하루 만에 중단하기로 했다. 아르세니오 도밍게스 IMO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이미 여러 선박들이 대피 계획을 통해 이동했으나 "모든 선박에 필요한 안전 보장이 계속 유지되고 있는지를 재확인하기 위해 (계획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피격 선박이 IMO의 대피체계 하에 통항한 것은 아니"지만 "조율된 접근과 항행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추가 상황이 명확해질 때까지 대피 계획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IMO는 호르무즈해협에 오도 가도 못하는 선박들과 선원 1만1,000여 명을 빼내기 위한 작전에 착수했다면서 오만과 이란이 이를 위한 임시 통항로를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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