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도 금도 아니었다”…6월 17% 빠진 비트코인, ‘매도 공포’까지
2026.06.26 07:02
스트래티지 우선주 100달러 목표선 이탈…주식 발행 공식 흔들
현금 준비금 배당 10~14개월치…“당장 대규모 매각은 아니다”
비트코인이 6월 들어 17% 가까이 하락했다. 나스닥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금보다 낙폭이 컸다. 비트코인을 사들이기 위해 주식과 우선주를 발행해온 스트래티지의 자금 조달 구조까지 흔들리면서 시장의 시선은 가격 하락에서 대형 보유 기업의 현금 사정으로 옮겨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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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코인은 6월 들어 약 17% 하락하며 뉴욕 증시와 금보다 큰 낙폭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
야후파이낸스 일별 종가 기준으로 비트코인은 지난 1일 7만1319.77달러에서 26일 새벽 5만9300달러 안팎으로 16.8% 떨어졌다.
같은 기간 나스닥종합지수는 6.38%, S&P500지수는 3.19% 내렸다. 코멕스 금 선물 근월물도 9.94% 하락했다. 주식과 금이 동시에 흔들렸지만 비트코인 낙폭에는 미치지 못했다.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12만6223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썼다. 현재 가격은 당시보다 53% 낮다.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주요 알트코인도 동반 하락했다. 파생상품 시장에서는 매수 포지션 청산이 집중되며 24시간 청산액이 집계 시점에 따라 10억달러를 넘어섰다.
자금 이탈도 이어졌다. 미국 현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는 지난 24일까지 5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24일 하루 순유출액만 4억6900만달러였다.
인공지능과 반도체주, 대형 기업공개로 투자금이 이동한 데다 미국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면서 이자를 주지 않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다.
시장이 주목하는 곳은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 스트래티지다.
스트래티지가 발행한 변동금리 영구 우선주 ‘스트레치’(STRC)는 주당 기준금액 100달러를 바탕으로 배당을 지급한다. 회사는 거래가격이 100달러 부근에 머물도록 배당률을 매달 조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런 STRC가 25일 장중 73.62달러까지 떨어졌다. 종가는 75.69달러였다. 100달러 목표선보다 24%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디페그’라는 표현도 나오지만 스테이블코인처럼 100달러 교환이 보장된 상품은 아니다. 스트래티지도 공시에서 100달러 부근의 가격을 유지할 의무나 보장이 없다고 밝혔다.
문제는 73달러라는 숫자보다 그 뒤에 있는 자금 조달 공식이다.
스트래티지는 시장가 발행 방식으로 STRC를 팔아 자금을 마련해왔다. 회사가 밝힌 STRC 발행 희망가격은 주당 99∼101달러다. 필요하면 다른 가격에도 발행할 수 있지만, 70달러대에서 새 물량을 내놓으면 기존 투자자의 손실과 희석 부담이 커진다.
실제로 회사는 6월 15일부터 21일까지 STRC를 새로 발행하지 않았다. 대신 보통주 271만여주를 팔아 3억3550만달러를 조달했다.
보통주도 무너졌다. 스트래티지 주가는 25일 86.46달러에 마감하며 52주 최저치를 새로 썼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수록 주식을 발행해 비트코인을 추가 매입하는 기존 방식의 효율도 낮아지는 구조다.
STRC의 6월 연환산 배당률은 기준금액 100달러 대비 11.50%다. 넉 달 연속 같은 수준이다.
주가가 75.69달러까지 밀렸다. 시장가격으로 단순 환산하면 배당수익률이 15.2%에 이른다. 하지만 이 정도 수익률은 매력 신호가 아니다. 투자자들이 그만큼 위험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에 가깝다.
비트코인 보유분 자체에서는 배당이나 이자가 나오지 않는다. 스트래티지가 우선주 배당과 채권 이자를 지급하려면 현금 준비금을 사용하거나 보통주·우선주를 발행해야 한다. 여의치 않으면 비트코인을 팔 수도 있다.
회사는 지난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비트코인 32개를 약 250만달러에 처분했다. 매각대금은 STRC 배당 재원에 사용한다고 밝혔다. 2022년 이후 처음 공개된 순매각이다.
매각량은 당시 보유분의 0.004%에도 못 미쳤다. 액수보다 상징성이 컸다. 마이클 세일러 이사회 의장이 내세웠던 장기 보유 원칙에도 예외가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스트래티지는 6월 21일 기준 비트코인 84만7363개를 보유하고 있다. 총매입액은 641억달러, 평균 매입가격은 개당 7만5651달러다.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회사의 평균 매입가격보다 20% 넘게 낮다.
스트래티지가 당장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처분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다.
회사는 6월 셋째 주 보통주를 발행해 3억3550만달러를 조달했다. 이 가운데 3490만달러로 비트코인 520개를 추가 매입하고, 나머지 대부분을 현금성 준비금 확충에 사용했다. 21일 기준 달러 준비금은 14억달러다.
관건은 이 돈으로 배당을 얼마나 오래 감당할 수 있느냐다.
온체인 분석업체 크립토퀀트는 스트래티지의 연환산 배당 부담을 약 12억달러로 추산했다. 현금 준비금만으로 배당을 지급하면 약 14개월을 버틸 수 있다는 계산이다. 연초 7년이 넘었던 배당 여력이 크게 줄었다며 비트코인 매수를 멈추고 준비금을 28억달러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계산도 있다. 미국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스트래티지가 발행한 전체 우선주의 배당 부담을 연간 약 17억달러로 집계했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현금 준비금은 약 10개월치다.
12억달러와 17억달러의 차이는 우선주 포함 범위와 집계 시점에서 나온다. 어느 쪽을 적용해도 현금 준비금이 1년 안팎의 배당액에 그친다는 점은 같다.
퐁 레(Phong Le) 스트래티지 최고경영자도 지난 22일 약 100만달러를 들여 STRC 1만1000주를 매입했다. 경영진이 직접 매수에 나섰지만 주가는 이후 더 떨어졌다.
STRC와 보통주가 급락하자 법적 움직임도 시작됐다.
미국 로젠로펌은 지난 24일 스트래티지가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부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는지 살펴보겠다며 잠재적 증권청구 조사에 착수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 정부 당국의 조사가 아니다. 집단소송이 법원에 제기된 단계도 아니다. 로펌이 투자자를 모집하며 예비 소송을 준비하는 절차다.
스트래티지의 구조가 이미 무너졌다고 단정하기도 이르다. 회사는 여전히 보통주를 발행해 현금을 마련하고 있고 84만개가 넘는 비트코인도 보유하고 있다.
Benchmark의 마크 팔머는 STRC가 고정된 페그 상품이 아니어서 스테이블코인의 붕괴와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분석했다. 스트래티지에 대한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70달러도 유지했다.
물론 문제가 사라진 건 아니다. 비트코인 가격과 보통주, 우선주가 같이 빠지면 신규 주식을 찍을 때마다 기존 주주의 희석 부담이 불어난다. 배당률을 올려 STRC 주가를 떠받치려 하면 회사가 짊어질 현금 부담도 그만큼 커진다.
비트코인의 장기 수익률을 비관적으로 본 분석도 나왔다.
마켓워치 칼럼니스트 마크 헐버트는 전 TCW그룹 원자재 포트폴리오 매니저 클로드 어브의 가치평가 모델을 소개했다. 이 모델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채굴이 사실상 끝나는 2140년 무렵 약 12만달러에 수렴한다.
현재 가격에서 114년에 걸쳐 12만달러까지 오른다고 가정하면 연평균 수익률은 0.6% 남짓이다.
모델은 네트워크 가치가 참여자 수의 제곱에 비례한다는 멧커프의 법칙을 적용했다. 비트코인의 누적 채굴량을 네트워크 이용자 수의 대용치로 삼았다. 공급량이 2100만개에 가까워질수록 네트워크 가치의 증가 속도도 둔화한다는 논리다.
가정 자체가 거칠다. 비트코인 한 개를 여러 명이 나눠 갖기도 하고, 한 사람이 여러 개를 쥐고 있기도 하다. 잃어버려 영영 움직이지 않는 물량도 있다. 누적 채굴량을 곧 이용자 수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어브 역시 이 모델을 확정적인 목표가격이 아니라 비트코인 가치를 논의하기 위한 하나의 기준점으로 설명한다.
단기 변수도 남아 있다. 26일에는 명목 미결제약정 기준 106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분기 옵션이 만기를 맞는다. 대규모 포지션 조정이 한꺼번에 몰리면 가격 변동폭이 다시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시장의 관심은 2140년의 비트코인 가격이 아니라 STRC가 100달러 선을 회복할 수 있는지, 스트래티지가 14억달러의 현금 준비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며 “두 지표가 흔들리면 비트코인 추가 매도 우려도 쉽게 가라앉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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