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교에 아파트를 '닥치고 공급'? 미미한 공급 효과에 주민 반발 넘을 수 있을까
2026.06.26 06:02
지난 2023년 2월 서울 광진구 화양초등학교의 전경으로 이곳은 3년전 문을 닫았다. 성동훈 기자
김 실장은 전날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주택 공급 방안을 두고 “폐교들도 많다”며 “공공분야가 가지고 있는 주택을 지을 수 있는 쪽은 샅샅이 다 찾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인구가 줄어들면서 늘어나는 폐교를 핵심 주택 공급 대상지 중 하나로 거론한 것이다.
정부·여당은 이미 폐교와 미개발 학교부지 등을 주택 공급지로 바꿀 수 있도록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1월 대표발의한 학교용지 복합개발 특별법안을 보면, 폐교뿐만 아니라 미개발 학교부지까지 주택 공급이 가능한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현재 300가구 규모 이상의 개발사업 추진 시 학교용지를 함께 조성해야 하는데, 학령인구가 줄면서 명목상의 학교용지만 있을 뿐 실제론 개발이 안 된 곳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선 핵심 입지라고 할 여의도·수서 등에도 이런 부지가 존재한다. 미개발 학교부지를 다른 용도로 전환했더라도 개발이 유보 중이면 택지로 지정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 반대 여론을 의식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주민공공시설을 함께 건설한다는 복안도 담겼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이런 방식으로 수도권 13개 부지에서 4550가구를 공급할 수 있다고 보고, 관련 용역을 실시 중이다. 특별법안은 상임위를 통과해 국회 본회의 회부를 앞두고 있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학생 수가 줄면서 학교 운영이 어려워지는 곳에 주거 기능을 넣으면 신혼부부·청년한테 집을 공급하면서 학교도 살아나는 ‘윈윈’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공급지가 부족한 게 현실이지만 학교가 정부의 주력 공급 후보지로 적합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핵심 공급지라고 하기엔 규모가 크지 않고, 그마저도 주민 반발 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학교용지 중 비교적 활용에 제한이 없는 폐교는 인구가 집중된 서울·수도권에선 찾아보기 어렵다. 서울에선 강서구 염강초·공진중과 광진구 화양초, 서울과 비교적 가까운 수도권에선 경기도 성남 분당구 청솔중 정도가 꼽힌다.
특히 교육당국과 지역주민 반발에 부딪쳐 공급 속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교육부는 2024년 학교에 주거를 복합해 공급할 수 있도록 한 또 다른 법안에 “주택은 사적재산이고 사용자가 입주민으로 한정된다”며 반대했다. 주민들은 공영주차장·문화체육시설 등으로 전환되길 바란다는 것이다. 실제로 화양초의 경우 폐쇄 후 주변 저층 주거지에 부족했던 주차장으로 사용 중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일본에선 학교를 주택으로 전환하는 등 재개발하고 나니 학령인구가 늘면서 학교가 다시 필요해진 사례도 있었다”며 “가능한 여러 공급 방안을 강구한다는 의미는 있으나, 공급 문제 자체를 해결하기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허남설 기자 nshe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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