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축’에서 거래 상대국으로…미 공화당 ‘대이란 인식’ 변화 조짐
2026.06.25 20:46
트럼프, 당 상원의원과 고성 충돌
의회엔 135조원 ‘전쟁 예산’ 요청미국 공화당 등 보수진영에서 수십년간 이어온 대이란 강경 노선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공화당 내에서 이란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던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상대할 수 있는 실용주의 국가’로 재규정하는 흐름이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전환을 이끄는 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과정에서 이란 지도부를 “강하고 똑똑한 사람들”이라고 칭했다. 지난 2월28일 이란 폭격을 개시하면서 이란 지도부를 “매우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했던 것과 대비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백악관 수석전략가를 지낸 스티브 배넌도 트럼프 대통령을 “딜메이커이자 실용주의자”로 규정하며 고대 페르시아가 그리스·로마에 맞서 버텼던 것에 빗대 이란의 저항력을 설명했다. 이란에 이길 수 없다면 거래하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취지로 풀이된다.
전직 폭스뉴스 앵커 터커 칼슨은 미국 중동정책 싱크탱크 퀸시연구소 공동창립자 트리타 파르시와 한 인터뷰에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을 바탕으로 “세계적 강국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파르시는 NYT에는 “일부 미국 우파는 이란 자체보다 애초에 전쟁이 시작된 것에 더 분노한다”며 “이란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변했는지를 보여준다”고 말했다.
당내 강경파는 여전히 반발하고 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신정주의 광신도에게 수십억달러를 주는 것은 매우 나쁜 생각”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매우 잘못된 조언을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팀 시히 공화당 몬태나주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서 “이란 지도부는 여전히 우리를 죽이길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과 합의 과정 등을 두고 공화당 내부 반발에 직면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공화당 비공개회의에서 빌 캐시디 루이지애나주 상원의원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항의하며 고성이 오가는 충돌이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캐시디 의원은 이란과의 합의가 이란에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내세운 전쟁 목표는 달성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캐시디 의원은 비공개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미국 국민은 우리가 듣고 있는 것보다 더 많은 것을 알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회의 직후 의회에 이란과의 전쟁 비용 등을 이유로 876억달러(약 135조원) 규모의 추가 지출을 승인해달라고 요청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실시한 조사에서 미국인 4명 중 1명만 이란과의 전쟁이 그 비용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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