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대신 짐 들고 전장 누빈다"… 우크라전 투입 휴머노이드, 다음 임무는
2026.06.26 04:31
물류·보급 전장 실전 검증 마쳐
미 국방부와 연구 계약 체결
"희생보다 로봇 투입 윤리적
최종 살상 통제는 인간이"
키 175㎝, 무게 80㎏. 총성이 오가는 전장은 물론 공장이나 물류창고 등 산업 현장에도 투입할 수 있도록 설계된 실전형 휴머노이드 로봇. 현재 우크라이나 최전선에 투입돼 물류 운반 및 정찰용으로 시험 중인 '팬텀 마크1(MK1)' 얘기다.
MK1 개발사 파운데이션 퓨처 인더스트리(FFI)의 벤 그린제리 재무총괄은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마운틴뷰 컴퓨터역사박물관에서 본보와 만나, "현재 MK1은 우크라이나 전장과 미 공군 등에서 물류 및 보급 임무를 수행하며 범용 세계 동역학 모델 데이터를 학습하고 있다"고 밝혔다.
범용 세계 동역학 모델이란 로봇이 다양한 전장 환경과 임무 데이터를 포괄적으로 학습해 전반적인 작업 수행 능력을 높이고, 특정 임무가 주어졌을 때 최적화된 성능을 발휘하도록 돕는 FFI의 핵심 인공지능(AI) 모델이다.
총 대신 짐 든 휴머노이드… 펜타곤도 주목한 '비무장 전투 지원'
MK1이 전장에서 수행하는 역할은 직접 총을 들고 싸우는 전투원이라기보다는, 병사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군대의 손발이 되어주는 '비무장 전투 지원자'에 가깝다. 그린제리는 "정찰, 원격 감시, 군장비 포장 및 운송 등 위험한 보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FFI는 최근 미 국방부 산하 육·해·공군과 2,400만 달러(약 330억 원) 규모의 계약도 체결했다. 이는 적진 돌파 시나리오 등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테스트하고 검증하기 위한 연구 계약으로, 군 공식 공급업체 자격(SBIR 3단계) 획득이 포함돼 있다.
그는 "다음 달 외부로 노출된 전선을 없애 내구성을 높이고 강력한 악력을 지닌 '팬텀 마크2(MK2)'도 공개할 예정"이라며 "올해 말 전장에 본격 투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명 피해 줄이는 게 진짜 윤리"… 동맹국 중심 공급망 구축
그린제리는 로봇의 군사적 활용에 따른 윤리적 논란에 대해서는 "전장의 취약한 위치에 18~20세 청년들을 내몰아 목숨을 걸게 하는 것이야말로 진정 비윤리적"이라면서 "위험 지역에 인간 대신 로봇을 보내 미사일과 총탄을 맞게 하는 것이 훨씬 낫다"고 반박했다. 이어 "현재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군 지원율이 매년 하락해 병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며 "갈수록 줄어드는 병력 공백을 메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다만 자율살상무기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오발이나 민간인 피해 등 치명적인 실수를 막기 위해 무조건 인간이 개입하는 '휴먼 인 더 루프(Human in the Loop)' 방식이 우선 적용될 것"이라며 "로봇이 자율적으로 살상을 결정하는 일 없이 최종 판단은 후방의 인간이 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전쟁부)의 엄격한 기준에 맞춘 공급망 전략도 밝혔다. 보안상 우려가 제기되는 중국산 카메라와 센서 사용을 철저히 지양하고, 공급망 다변화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계 제조총괄을 통해 한국 등 동맹국 중심의 탄탄한 부품 조달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필요시 미국산 부품만으로도 제품 전량 생산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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