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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韓, 반도체-핵심광물 등 공급망 안정화의 핵심 파트너”

2026.06.26 04:35

[외교 안보]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
“한국은 공급망 다변화와 안정화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미국의) 핵심 파트너다.”

제이컵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사진)이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미국은 반도체, 핵심 광물, 배터리 소재 같은 “핵심 전략 품목의 공급망 붕괴를 막기 위한 ‘한미일 3국 조기경보 시스템’ 이니셔티브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한미일 3국 조기경보 시스템은 반도체와 핵심광물 같은 첨단기술 관련 전략 품목의 공급망 이상 징후를 세 나라가 실시간으로 공유해 파악하고, 공급 차질 등 문제 발생 시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협력 체계다.

헬버그 차관은 “미국은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공급망을 디리스킹(derisking·위험 분산)하고 다변화하는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도 했다. 중국에 집중된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고, 한국 등 동맹·우방국 중심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하겠단 의미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업체 팔란티어 수석고문 등을 지낸 그는 도널드 트럼프 2기 미 행정부 내에서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핵심 광물 등 전략기술 분야의 대중(對中) 견제 및 공급망 재편을 주도하는 핵심 참모로 꼽힌다. 특히 첨단기술 분야 핵심 소재인 실리콘의 안정적 공급 및 중국과의 경쟁 대비를 위해 한국 등 주요 우방국을 규합한 ‘팍스 실리카(Pax Silica)’ 동맹 역시 그가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헬버그 차관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광물 채굴 및 정제 분야의 민관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다변화하기로 공동 약속했다”며 “3500억 달러(약 540조 원) 규모의 ‘한미 전략 투자 펀드’에서 핵심광물 프로젝트를 우선순위에 두는 내용도 이에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대미 투자에서 핵심광물 분야도 중요하게 고려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또 “대미 투자 합의가 이행되면 미국산 에너지 자원에 대한 한국의 구매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미국 기업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거나 차별당한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한국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야 한다”며 한국 시장 내 무역장벽도 거론했다. 특히 “디지털 부문에서의 보호주의적·반경쟁적인 조치들은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처로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며 ‘디지털 규제’를 콕 집어 문제로 지적했다.

한편 미국을 방문한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24일 헬버그 차관과 만나 AI와 디지털 등 첨단 산업 분야 공급망 안정을 위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 간 협력의 중요성에 공감했다고 외교부는 25일 밝혔다. 한미 차관은 팍스 실리카 서밋 등을 통해 첨단 제조 분야의 역량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또 김 차관은 한미전략투자특별법 시행과 한미전략투자공사 출범 등 대미 전략투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이행 노력을 소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진아 외교부 제2차관이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제이콥 헬버그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과 면담하고 AI 공급망 안정화와 한미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2026.06.25 (외교부 제공)
다음은 헬버그 차관과의 일문일답.

―미국 주도의 경제안보·공급망 협력에서 한국이 어떤 역할을 해주길 기대하나.


“한국은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안정화하려는 노력에 있어 (미국의) 핵심 파트너다. 한국과의 미래지향적 의제에는 우리의 집단적 산업 경쟁력을 보존하고 안전한 공급망을 유지하기 위한 ‘경제안보’가 강력하게 강조된다. 여기엔 한국이 의장국을 맡은 ‘지전략적 자원협력 포럼’(포지·Forum on Resource Geostrategic Engagement)을 통한 협력도 포함된다.

한국은 또 지난해 12월 미국 및 다른 8개국과 함께 ‘팍스 실리카(Pax Silica)’ 창설 서명국으로도 참여했다. 우린 핵심 투입 요소(critical inputs)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일본과 계속 협력하고 있으며, 여기엔 핵심 공급망 붕괴를 방지하기 위한 ‘한미일 3국 조기경보시스템’ 이니셔티브도 포함된다.

지난해 10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경주 국빈방문 당시, 그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획기적인 계약들을 성사시켰다. 특히 그중엔 고부가가치 모빌리티 자석에 집중하는 ‘리엘리먼트 테크놀로지(ReElement Technologies)’와 ‘포스코인터내셔널’ 간의 합작 사업도 포함돼 있다. 이를 통해 미국 내에서 수직 계열화돼 있는 희토류 분리, 정제 및 자석 생산을 위한 복합단지를 구축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통령은 광물 채굴 및 정제 분야의 민관 협력을 통해 핵심광물 공급망을 안정화하고 다변화하기로 공동 약속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한미 전략 투자 펀드’ 하에서 핵심광물 프로젝트를 우선순위에 두는 내용이 여기에 포함된다. 양국 정상 간 노력은 이미 한국 기업들이 미국의 핵심광물 정제 분야에 투자하는 민간 주도 협력도 촉진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고려아연은 미국 정부 및 투자자들과 함께 미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74억 달러 규모의 제련소를 건설하기로 합의를 마쳤다. 이는 미국 내에서 수십 년 만에 처음으로 건설되는 신규 아연 제련소다.”

―한국에선 이러한 미국 주도의 글로벌 이니셔티브가 공급망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란 기대와 함께, 중국의 통상 보복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는 모두에게 작동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을 촉진하기 위해 외교적, 경제적 도구를 사용하고 있다. 미국은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공급망을 디리스킹(derisking·위험분산)하고 다변화하는 조치를 계속해 나갈 것이다. 우리는 전 세계 동맹 및 파트너들과 긴밀히 협력해 책임감 있게 교역하는 모든 국가의 경제적 번영을 보장할 독립적인 공급망을 구축해 나가겠다. J D 밴스 미 부통령은 핵심광물 장관급 회의 연설에서 핵심광물을 위한 ‘특혜 무역지대(preferential trade zone)’조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것은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의 상호 호혜적 무역을 강화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추진하는 많은 작업의 이면에 있는 논리다.”

―미국은 외교 정책의 핵심축으로 ‘경제안보’를 어떻게 정의하나.

“‘경제안보가 곧 국가안보’라는 인식은 트럼프 대통령이 옹호해 온 개념이다. 또 국무부 업무의 지침이 되는 원칙이다. 미국은 갈등을 종식시키고 시스템에서 경제적 변동성을 제거하는 평화 의제를 추진해 왔다. 세계가 불안정하고 전쟁이 격렬해지면 원자재 가격이 오르고 무역로가 방해받는다. 이러한 변동성은 글로벌 경제에 엄청나게 무거운 ‘세금’이 된다. 우리는 ‘포지’와 ‘팍스 실리카’를 출범시켜 마음이 맞는 파트너들과 안전한 공급망을 구축하기 위한 플랫폼을 만들었다. 동맹 및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 사이에서 새로운 경제안보 합의를 발전시키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의 대미 투자 이행 속도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지난해 7월 30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 포괄적이고 완전한 무역 합의를 발표했다. 이 합의가 이행되면 미래의 미국 산업에 대한 한국의 투자가 확대되고, 미국산 에너지 자원에 대한 한국의 구매가 대폭 증가할 것이다. 또 미국 수출품의 한국 시장에 대한 접근성도 더욱 확대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한국은 미국의 최대 투자국 중 하나였다. 이제 한국은 정부 주도 3500억 달러, 민간 주도 1500억 달러의 추가 투자를 약속하며 그 규모를 두 배로 늘렸다. 이러한 투자는 반도체, 조선, 배터리 분야를 포함하여 미 제조업을 재활성화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을 뒷받침한다. 우리는 이러한 투자가 가능한 한 빨리 흘러들어오길 원한다.

그러나 우린 너무 오랫동안 미국 수출업체와 산업계로부터 한국 시장에서 직면한 장벽에 대해 들어왔다. 미국 기업들이 부당하게 대우받거나 차별당한다고 느끼지 않으면서 한국 시장에 진입하고 (기업을)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발표된 한미 조인트 팩트시트(JFS·공동 설명자료)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원자력 및 전략 산업 역량 분야에서의 협력 확대를 지지했다.


“한미 모두 원자력이 핵심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전력원이며, 미국의 에너지 공급을 늘리기 위한 노력의 중요한 요소란 점을 인식하고 있다. 또 글로벌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는 데 필수적인 부분이란 것도 잘 안다. 양국은 우리의 법적 요구 사항 및 최고 수준의 비확산 기준, 한미 정상 간 논의 정신에 부합하는 방향에 따라 민간 원자력 협력에 참여하기 위해 전념하고 있다. 또 우리는 해당 협정 하에서, 한국이 평화적 목적을 위해 미국산 핵물질(U.S. obligated material)을 농축·재처리할 수 있도록 미국 동의를 제공하는 절차의 다음 단계를 결정하기 위해 한국 측과 협의 중이다.”

―한국의 디지털 규제에 대한 미국의 현재 입장은 무엇인가. 최근 한국 내 쿠팡을 둘러싼 논란은 어떻게 보고 있나.


“미국 기업들은 2025년 한 해에만 거의 100억 달러에 달하는 투자를 기록하는 등 한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의 가장 큰 원천이 되고 있다. 특히 핵심 및 신흥 기술 분야에서 한국의 경제적 야망을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은 한국 정부가 양국 정상의 공동 비전과 지난해 11월에 합의한 약속에 따라, 우리의 상업적 이익을 존중하고 상호주의에 기반한 공평한 경제 관계를 증진할 것을 기대한다. 디지털 부문을 포함한 보호주의적이고 반경쟁적인 조치들은 공정하고 예측 가능한 투자처로서 한국에 대한 신뢰를 훼손한다.”

―한국에 대한 개인적인 인상은 어떤가. 인연이 있다면 소개해 달라.


“내 차관 인준과 국무부 합류 시점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국빈방문과 맞물렸다. 대통령, 국무장관 및 다른 내각 관료들과 함께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 주간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가 한국에 머무는 동안,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에 대한 ‘한 세대에 한 번 있을 법한 업그레이드’에 합의했다. 이는 오랜 기간 공유해 온 이익뿐만 아니라, 양국 국민 모두를 위해 더 안전하고 번영하는 미래를 건설하겠다는 새로운 결의를 반영한다.

이 성과 중심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틀은 핵심 산업을 재건 및 확장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또 한미 동맹이 민주주의 원칙과 철통같은 연합 방위 태세 못지않게 공동의 경제안보를 보호·증진하는 것에 뿌리를 두고 있음을 인식한 것이다. 이것은 내가 민간 부문에 있을 때부터 진실이라고 믿어왔던 교훈들이다. 이 교훈들이 내가 ‘팍스 실리카’와 같은 이니셔티브를 포함해 한국 정부 및 민간 부문 대표들과 긴밀히 협력하도록 동기부여를 해왔다. 한미 동맹은 동북아시아, 인도·태평양, 그리고 전 세계의 평화·안보·번영의 핵심축(linchpin)이다. 우리의 동맹은 우리가 함께 설 때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들 뿐만 아니라 더 번영하게 만든다는 것을 증명한다. 이것은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가깝고 지속적인 파트너십 중 하나의 다음 장을 써 내려가는 데 있어 계속해서 우리의 지침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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