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전
비어가는 초등교… 4곳 중 1곳 ‘학생 60명 이하’
2026.06.26 00:46
강원 횡성군 A중학교는 올해 전교생이 4명뿐이다. 교사가 학생보다 많은 7명이다. 지난 2000년 인근에 댐이 들어서면서 주민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주한 영향이다. 학생이 워낙 적어서 학교 예산과 지역 기관들의 지원으로 온갖 체험 활동이 무료로 제공된다. 올해 방과 후 수업으로 난타·중국어 강좌가 열렸는데, 학생이 낸 수강료는 0원이었다. 오는 10월 현장 체험 학습 일환으로 가는 싱가포르 여행도 무료다. 하지만 A중 관계자는 “지원은 많이 해줄 수 있어도 정작 친구가 없다 보니 토론 수업이나 축구·피구 등 이 나이 때 해야 하는 필수 활동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학생 수가 갈수록 줄어들면서 ‘소규모 학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25일 본지가 ‘2026년 초·중·고 정보공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전국 초등학교 6281곳 가운데 학생 수 60명 이하인 초등학교는 1732곳으로 전체의 27.6%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전 1640곳보다 100곳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중학교도 전국 3336곳 중 소규모 학교(전교생 60명 이하)가 575곳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했다. A중처럼 전교생이 10명 이하인 ‘초미니 중학교’는 2년 전 63곳에서 83곳으로 증가했다.
특히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가운데 전남(59.5%), 강원(57.5%), 전북(53.2%), 경북(51.5%)은 이미 초등학교 절반 이상이 소규모 학교였다. 중학교도 전남(48.8%), 강원(41.1%), 전북(38.6%) 등 지역에서 소규모 학교 비율이 높았다.
이렇게 소규모 학교가 급증하는 이유는 학생 수 감소세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전국 초·중·고 학생은 올해 484만1276명으로 2년 만에 30만명 가까이 줄었다. 앞으로는 더 크게 줄어든다. 2030년까지 2025년 대비 90만명(21%) 줄고, 특히 초등학생은 같은 기간 30% 넘게 급감한다고 교육부는 25일 밝혔다.
문제는 소규모 학교가 급증하면서 학생 한 명당 들어가는 비용이 치솟는다는 점이다. 실제 A중은 올해 예산 중 학생 복지와 교육 활동에 쓰는 돈이 1억2000만원가량으로, 학생 1명당 3000만원꼴이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부 명예교수는 “학생이 많든 적든 교실과 교사가 필요하고, 인건비나 시설 운영비 등 학교 운영비가 들어가는 건 마찬가지니, 소규모 학교가 늘어날수록 결국 교육 예산의 효율성이 떨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소규모 학교의 증가로, 학생 수 감소에 맞춰 교사 수를 줄이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교육부는 이날 ‘중장기(2027~2030년) 초·중등 교과 교원 수급 방향’을 발표하면서 내년에 초등 교사 2700~2900명, 중등 교사 4700~5100명을 새로 뽑겠다고 밝혔다. 초등은 2년 전 계획(2600~2900명)과 비슷하지만, 중학교는 2년 전(3500~4000명)보다 오히려 1000명 이상 늘었다. 교육부는 인구 감소 지역 소규모 학교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과 교육 과정의 원활한 운영에 적정 수의 교사가 필요한 점, 고교학점제 등 새로운 교육 수요가 있다는 점을 대표적인 이유로 들었다.
박남기 광주교대 명예교수는 “사회성과 학습 동기는 또래 집단 안에서 길러지는데, 소규모 학교에서는 그 토대가 무너질 수 있다”며 “학생 감소 속도에 맞춰 통폐합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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