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Aview 로고

VIEW

규제
규제
"'가지 말라는데 왜 가?' 질문은 섬뜩" 법원 간 해초활동가의 질문

2026.06.25 19:56

가자지구 항해 시도한 활동가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외교부 측 "샘물교회 피랍사건과 유사" 주장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해초 활동가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을 열었다. 해초 활동가가 팔레스타인 깃발 위에 "이동권 보장"이라고 적은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유지영

집단학살이 벌어지는 가자지구 구호 활동을 위해 국제 평화항해선단 활동가로 나섰던 해초(본명 김아현)가 자신의 여권 효력을 박탈한 외교부를 상대로 소송을 시작했다.

해초(본명 김아현)가 외교부의 여권 무효화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소송의 첫 변론이 25일 오후 3시 20분부터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부장판사 강재원) 심리로 열렸다.

해초 활동가 측은 이날 "원고의 항해는 집단학살이 진행되는 현장에서 생명을 구호하고, 제노사이드에 침묵하는 국제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활동"이라며 "이동의 자유만이 아니라 집회·결사, 표현·양심의 자유까지 침해됐고, 활동의 수혜자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생명권도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피고인 외교부 측은 2007년 샘물교회 피랍사건을 들어 "원고가 위험을 감수하고 간다고 하면 국가가 가자지구 방문을 보고만 있어야 하나"라고 반박했다. 또, 해초 활동가에게 적용된 개정 여권법이 피랍사건으로 인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여권 무효화 처분, 위법하고 자의적"... "가자지구 방문시 생명·신체 안전 침해 가능성"

이날 원고로서 직접 재판에 참여한 해초 활동가는 가자지구로 향하는 항해에 구호활동가와 변호사, 정치인, 기자 등 전 세계 시민이 참여했고, 이스라엘 점령군의 집단학살로 가자지구에서만 7만여 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스라엘의 해상 봉쇄 때문에 선단은 그동안 한 번도 가자지구에 닿지 못했다. 가자지구를 여행금지구역으로 설정한 것은 사실상 이 항해를 막으려는 것 아닌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이번 항해는 국제적이고 공개적인 성격이어서 샘물교회 피랍사건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반박했다.

해초 활동가 측은 외교부가 여권 무효 사전 통지 절차를 생략했다며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했다. 또 "이스라엘의 해군력과 정보력으로 봉쇄 중인 가자지구에 도달할 가능성이 사실상 없는데도 처분을 내린 것은 원천적으로 위법"이라며 "여권 무효화는 출국 전에, 생명·신체 안전이 테러 등으로 침해되고 외교정책에 중대한 침해가 생길 때라야 가능한데 그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백 명이 항해했다는 이유로 이스라엘과 외교 관계가 파탄났다는 건 들어본 적이 없다"며 "기습적으로 처분을 내리고 소명 기간을 7일밖에 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더해 "한국 국적자 가운데 이스라엘 방위군에서 군 복무를 하는 이가 9명인데, 이들이야말로 가자지구에 갈 가능성이 높은데도 외교부는 예방적 조치를 하지 않는다"며 "이번 처분이 생명을 보호하기 위함이라고 하지만 위법하고 자의적"이라고 강조했다.

외교부 측은 특정 국가·지역에 대한 방문·체류를 제한하는 여권법 제17조를 들어 "방문이 금지된 국가는 장관의 사전 허가를 받으면 갈 수 있지만 이 경우는 예외적 허가가 가능한 사안이 아니다. 봉쇄된 가자지구를 방문하면 생명·신체의 안전이 침해될 위험이 크다"고 밝혔다.

이어 "샘물교회 피랍 당시에도 선교라는 평화적 목적을 내세웠지만 무관한 결과에 이르지 않았나. 원고가 항해를 한 차례 더 시도하면 가혹 행위에 이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해초 활동가 측 변호사는 "외교부는 생명·신체의 안전을 강조하지만 실제로는 여권을 무효화해 놓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이 아니냐"라며 "활동가를 위한 외교적 보호 조치는 여권 무효화 외에도 다양하다"고 반박했다.

한 시간가량 양측 논리를 들은 재판부는 "국가가 기본권을 실현하기 위해 적절하게 입법했는지, 그 입법에 따라 구체적으로 처분했는지를 고려해 판결을 선고하겠다"며 첫 변론을 마무리했다. 선고는 8월 27일 오후 2시로 예정됐다.

"이스라엘 폭력에는 문제 삼지 않는다" 외교부 향해 터져나온 성토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해초 활동가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국가는 시민의 이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없다"면서 "해초 활동가의 여권 무효화 처분을 즉시 취소하라"고 외쳤다.
ⓒ 유지영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는 25일 오후 2시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해초 활동가 여권 무효화 처분 취소소송 첫 변론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유지영

이스라엘은 지난 5월 선단 활동가들을 지중해 공해상에서 나포하고 구금·추방했다. 이 과정에서 3명의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활동가들을 포함한 타국 활동가들이 구타, 테이저건 사용, 장시간 결박, 폭언과 협박,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가혹행위 등 심각한 인권침해를 겪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재판에 앞서 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해초 활동가는 "전 세계 어느 국가도 팔레스타인에 가는 것과 항해 참여를 규제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가지 말라는데 왜 가느냐'는 문장에 담긴 생각이 섬뜩하다. 국가가 가지 말라면 가지 않고, 가라면 가야 하나"라고 물었다.

이어 "이탈리아는 자국민 보호를 위해 해군 함정 두 척을, 스페인은 순찰함을, 터키는 항해자 석방을 위해 비행기를 내줬고, 프랑스·미국 등 여러 나라 정치인이 매번 항해에 탑승한다"며 "유럽과 지중해 연합 국가들은 항해 이후 자국민이 입은 폭력 피해를 상세히 조사해 이스라엘을 고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면 한국 정부는 추방 비용을 지원한 적도 없고, 외교부는 탑승자 피해를 조사하지 않은 채 시간을 끌거나 우리를 조롱했다"고 비판했다.

민희 플랫폼C 활동가는 "한국 시민이 공해상에서 납치·폭행당하고 횡문근융해증 진단과 갈비뼈 골절로 돌아왔는데도 외교부는 이스라엘에 무엇을 요구했는지 조금도 말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요구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라며 "대신 해초 활동가에게 '다시는 가지 않겠다고 약속하면 절차를 밟아 여권을 돌려줄 수도 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팔레스타인을 위험한 곳으로 만든 것은 이스라엘인데 정작 그 땅의 접근이 막힌 것은 해초"라며 "외교부는 이스라엘의 폭행과 가혹 행위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라"고 요구했다.

이미현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대한민국은 제노사이드 협약 체결국"이라며 "국가가 마땅히 해야 할 집단학살 방지 의무를 대신 실천하려 한 평화활동가의 인도주의적 활동을 좌절시키는 것은 헌법 전문의 국제평화주의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이 처장은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보편적 인권을 언급하며 이스라엘의 봉쇄와 학살을 비판한 바 있다"며 "이재명 정부가 헌법과 국제법에 따라 침략전쟁을 부인하고 인도적 활동을 보장하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

댓글 (0)

0 / 100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규제의 다른 소식

규제
규제
6시간 전
공공장소 금연 시행했더니…심혈관질환 사망률 감소 효과
규제
규제
6시간 전
[광화문에서/조은아]‘삼전닉스 레버리지’ 역풍… 지금이라도 보완 필요하다
규제
규제
7시간 전
영국, 철강 관세 50%로 인상…정부 “총력 대응”
규제
규제
7시간 전
“대한민국 기준은 성남”…희망성남혁신위, 민선9기 혁신 청사진 내놨다
규제
규제
7시간 전
美국무차관 “세계 최고 반도체 메이커 있는 한국과 협력 기대”
규제
규제
7시간 전
영국, 철강 수입규제 대폭 강화…TRQ 절반 축소·초과관세 50%
규제
규제
8시간 전
"북극항로 시대 대비"…마산항 중량화물 허브 육성 한목소리
규제
규제
8시간 전
서울 전세가, 13년만에 최대폭 상승…다주택자 집팔면 전세 수요 준다더니
규제
규제
8시간 전
[6월25일 인사종합] 해양경찰청 외
규제
규제
8시간 전
[바이오USA] 이상훈 에이비엘바이오 대표 “12월 ‘ABL111′ 임상 3상 진입…상업 가치 4兆 전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