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39초 간격 쌍둥이 강진…"최대 10만명 사망"
2026.06.25 18:20
전력·교통·통신 마비…비상사태 선포
미국·중남미 국가, 구조팀 급파
GDP 최대 5% 경제 손실 추산
탄력받던 경제 재건사업 '제동'
2400억弗 부채 속 재정위기 심화
베네수엘라에서 24일(현지시간) 규모 7.2와 7.5 강진이 연달아 발생해 최소 32명이 사망하고 700명이 다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가 10만 명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미국의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을 기점으로 탄력받은 경제 재건 사업의 속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된다.
지진의 여파로 카라카스 외곽에 있는 시몬 볼리바르 국제공항이 폐쇄됐다. 베네수엘라 당국이 공식적인 인명 피해 규모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USGS는 사망자가 최대 10만 명에 달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은 “현재까지 32명으로 확인된 사망자는 구조대가 붕괴된 건물을 수색하는 과정에서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SGS는 사망자가 1만~10만 명일 확률을 40%, 10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을 14%로 예측했다.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베네수엘라 국내총생산(GDP)의 1~5%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베네수엘라와 함께 ‘불의 고리’(환태평양 조산대) 인근에 있는 일본에서도 이날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25일 오전 7시30분께 일본 혼슈 북부 아오모리현에서도 규모 6.9 지진이 일어났다. 유리창이 깨지고 진열대의 물건이 쏟아졌으며 신칸센 등 일부 철도 노선은 운행이 중단됐다. 다만 인명 피해는 크지 않았다.미국과 중남미 각국은 베네수엘라에 긴급 구조팀을 파견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SNS에 ‘미국은 기꺼이 베네수엘라를 도울 준비가 돼 있고, 그들을 도울 수 있다’고 썼다. 엘살바도르도 베네수엘라에 인도적 원조를 제안했다며 300명 규모 구조대원을 곧바로 파견할 수 있다고 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역시 수색·구조에 특화한 군 병력을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제 여파에도 관심이 쏠린다. 오랜 침체를 겪은 베네수엘라가 반등을 모색하던 시점에 지진이 덮쳤기 때문이다. 지진 직후 진앙과 가까운 엘팔리토 정유시설에서는 피해가 없다는 현장 보고가 나왔다. 하지만 전력, 교통, 통신망에 장애가 발생하고 각종 생산시설에 대한 전력 공급과 인력 이동, 연료 운송에 지장이 불가피하다.
최근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은 회복세를 보였다. 베네수엘라의 원유와 콘덴세이트(초경질원유), 가스액을 합친 생산량은 지난 1월 하루평균 94만2000배럴에서 3월 110만 배럴로 늘었다. 원유와 석유제품 수출은 5월 하루 125만 배럴로 3개월 연속 증가했다.로드리게스 정부는 지진 발생 직전인 지난 17일 경제 내각 회의에서 ‘재탄생 2026’ 행정계획을 논의했다. 정치적 평화, 미국 제재의 완전한 해제, 생산력 확대를 축으로 한 회복 로드맵이다.
대외 여건도 우호적으로 바뀌고 있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월 7년 만에 베네수엘라와 공식 관계를 복원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중앙은행과의 거래를 허용하며 2019년 금융 고립 조치를 되돌렸다.
베네수엘라 재건의 가장 큰 제약은 돈이다. 베네수엘라의 총부채 추정치는 2400억달러(약 370조원)다. 1000억달러(약 154조원)인 경제 규모의 두 배를 넘는다. 2017년 이후 누적된 연체이자와 국채, 국제중재 배상금, 미지급 계약대금까지 얽혀 채권자 구성도 복잡하다.
연내 채권단 합의를 목표로 거시경제의 청사진을 준비하고 있지만 이번 지진으로 경제적 손실이 늘어 지장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병원, 주택, 학교 등의 복구 비용이 늘어 석유 시설과 전력망에 투입할 자금이 줄어들 수 있어서다.
김주완 기자/도쿄=최만수 특파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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