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떨어져도 속타는 트럼프
2026.06.25 17:56
美 휘발유값 여전히 고공행진
선거 전 물가잡기 급한 트럼프
정유사에 "빨리 내려라" 압박
호르무즈 해협 정상화 기대감으로 국제유가가 급락세를 나타내면서 전쟁 이전 수준까지 떨어졌다. 다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중간선거에서 고물가 책임론을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석유회사에 대한 조사 카드까지 꺼내 들며 인플레이션 진화에 나섰다.
24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4.33% 하락한 배럴당 73.74달러를 기록했다.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종가도 3.92% 떨어진 배럴당 70.34달러로 내려앉았다. 브렌트유와 WTI 모두 이란 전쟁이 발발하기 전날인 2월 27일 이후 최저치다.
특히 WTI는 장중 배럴당 69.63달러까지 떨어지며 지난 3월 2일 이후 처음으로 70달러 선을 밑돌았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20%를 담당하는 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통항이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영향이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지난 17일 체결한 종전 양해각서(MOU)에서 향후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행료 없이 개방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날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뉴욕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72척의 선박에 실린 약 2000만배럴의 원유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란은 앞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할 수 없을 것"이라며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은 이 수로를 통한 물자 수송이 이뤄지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전국 평균 갤런당 3.93달러로, 여전히 전쟁 이전보다 1달러가량 높은 상황이다. 고유가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4.1%로 치솟으며 3년1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국제유가가 방향을 틀고 하락세지만 미국 내 휘발유 가격으로 이어지기까진 상당 기간의 시차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물가에 발목이 잡힐 것을 우려한 트럼프 대통령은 석유회사를 겨냥해 가격 인하 압박에 나섰다.
그는 이날 트루스소셜에 "대형 석유회사들이 원유 가격 하락분을 주유소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바가지를 쓰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즉각 조사에 착수하도록 법무부에 지시했다"며 "휘발유 가격은 지금보다 훨씬 더 빨리 내려가야 한다"고 압박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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