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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인데 열사병 아닌 익사자 48명... 프랑스인은 왜 물에 뛰어드나

2026.06.25 13:55

프랑스에서 섭씨 40도를 넘기는 기록적 폭염이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더위를 식히려고 물에 뛰어들었다가 익사한 사람이 최소 48명으로 집계됐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4일 보도했다. 한국에선 극한 더위 때 온열 질환자가 발생하는 문제가 일반적이지만 프랑스에선 온열 질환 문제뿐 아니라 매해 익사 사고 우려가 제기돼 왔다.

프랑스 일부 지역 낮 최고기온이 43도를 웃도는 등 폭염이 이어지고 있는 22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생마르탱 운하(Canal Saint-Martin)에서 시민들이 다리 위에서 물로 뛰어들고 있다./뉴스1

세바스 티앵 르코르뉘 프랑스 총리는 지난 23일 부처간 위기 대책 회의에서 “18일 이후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 대부분이 젊은이”라고 말했다. 르코르뉘 총리가 이번 폭염 익사 사고 발생 지역, 사고 원인, 사망자 연령 등 구체적인 경위를 밝히진 않았지만 프랑스 당국은 대부분의 사고가 폭염을 피해 허가되지 않은 장소에서 수영을 하다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익사자와 별개로 같은 기간 열사병으로 인한 사망자는 차량 속에 갇혔다가 숨진 어린아이 2명뿐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에 따르면 프랑스 일부 지역 기온이 39도까지 올라갔던 지난 5월 말 폭염 사태 당시 익사 사고 사망자가 최소 8명이었다. 사망자 중 일부는 강, 연못 등 허가받지 않은 곳에서 수영을 하다가 익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22일 프랑스 파리 에펠탑 인근 트로카데로 분수대에서 시민과 관광객들이 물에 뛰어들어 더위를 식히고 있다. / 로이터 연합뉴스

그보다 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이번 폭염 기간에도 현지인, 관광객 등이 파리 분수대 등에 뛰어드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도심 운하에서 다이빙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마리나 페라리 프랑스 스포츠청소년부 장관은 “폭염 속 안전요원이 없는 곳에서 수영하는 것을 가볍게 여겨선 안된다”며 “안전 수칙을 준수해달라”고 했다.

프랑스에서 폭염 속 물에 뛰어들어 결국 익사 사고에 이르는 이유로는 이 같은 안전 불감증 외에도 여러 요인이 꼽히고 있다. 파리 등 주요 도시에 분포한 석조 건물은 하루종일 열을 흡수하는 찜통 역할을 하고 있다. 노트르담 대성당, 루브르 박물관 등 오랜 역사를 가진 건물 대다수가 돌로 지어졌다. 또 프랑스 가정용 에어컨 보급률이 25% 수준에 머무르는 것도 야외 수영을 이끄는 요인 중 하나다. 건물이나 집 안이 찜통처럼 더우니까 문 밖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센강, 생마르탱 운하 등 수영지가 도심 내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것도 한 몫 한다.

프랑스 공중보건청은 여름 기간 온열 질환뿐 아니라 ‘익사 감시 시스템’을 가동해 매해 보고서를 발간하고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프랑스에선 물에 빠지는 사고가 1418건 발생했으며, 이 중 409건(29%)이 사망으로 이어졌다. 강이나 호수 등에서 발생한 익사 사고가 전체 사고 중 절반을 차지했다. 공중보건청은 지난해 익사 사고 건수를 고려해 올해부터 감시 기간을 5월로 앞당겼다. 올해 기록적인 폭염으로 익사 사고 사망자가 작년보다 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폭염 속에 갑자기 차가운 물에 뛰어들면 냉수 쇼크(cold water shock)가 발생해 인명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도 나온다. 프랑스처럼 최근 폭염이 발생한 영국 기상청은 지난 22일 “날씨가 뜨거워도 물은 여전히 차갑기 때문에 예고 없이 물에 들어가면 냉수 쇼크가 발생해 호흡과 심박수가 증가하고 공황 상태에 빠질 수 있다”면서 물놀이 계획에 주의를 촉구했다. 수온이 15도 이하일 땐 냉수 쇼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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