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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제국'의 균열?...6만 달러 하회·스트레티지까지 '흔들' [이슈진단]

2026.06.25 13:11

비트코인 6만1000달러선 거래…STRC 우선주 사상 최저

액면가 깨지며 매수 엔진 정지…배당 여력 14개월로 급감

자금은 AI로 이동…'비트코인 제국' 스트래티지까지 흔들
◆…(사진=GPT5.5 제작)


지난달 8만 달러를 넘었던 비트코인이 6만달러를 하회했다. ETF에서의 자금 이탈이 가격을 끌어내렸고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는다'던 마이클 세일러의 스트래티지가 5년 만에 처음으로 비트코인을 팔고, 회사의 핵심 자금 조달 수단인 우선주마저 흔들리면서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단순한 가격 조정을 넘어, 비트코인 하락기와 한 기업의 자본 구조 균열이 겹친 양상이다.

5월 8만 달러 찍고 줄곧 하락세

비트코인은 지난해 10월 6일 12만6198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한 뒤 조정에 들어갔다. 이후 반등을 시도해 지난달 초에는 다시 8만 달러를 넘어섰다. 가상자산관련 법안인 클래리티법이 상원 통과에 가까워졌다는 기대가 상승을 이끌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하고 규제 틀을 마련하는 법안으로, 지난해 7월 하원을 통과한 뒤 올해 5월 상원 은행위원회까지 넘었다.

그러나 상승은 오래가지 않았다. 법안이 상원 본회의로 가는 길목에서 윤리 조항과 법집행기관 반대 조항을 둘러싸고 협상이 정체되면서 기대가 식었다. 비트코인은 6월 들어 가파르게 밀렸고 25일 기준 한때 6만달러를 하회하기도 했다. 1년 전보다 약 4만6000달러(약 43%) 낮은 수준이다. 시장의 공포·탐욕 지수는 '극도의 공포' 구간에 들어섰다.

연준 매파에 ETF 자금까지 이탈

하락의 배경은 금·증시와 다르지 않다. 케빈 워시 신임 연준의장이 매파 기조를 분명히 하면서 연내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졌고, 달러가 강세를 보였다. 금리가 오르면 이자가 없는 자산은 상대적으로 불리해지는데, 비트코인도 금·은과 함께 같은 압박을 받았다.

자금 흐름도 등을 돌렸다. 미국 상장 비트코인 ETF에서는 6월 초 일주일 동안 27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5월 중순 이후로는 약 40억 달러가 이탈했다.

지난 1년간 나스닥이 40% 이상 오르는 동안 비트코인은 40%가 넘게 하락했다. 일부 운용사는 비트코인에 넣었던 자금을 AI 주식으로 옮겼고, 위험자산 안에서도 돈이 비트코인을 떠나 AI로 쏠리는 흐름이 뚜렷해졌다.

세일러도 이 점을 인정했다. 그는 6월 4일 X에서 비트코인 하락이 신뢰 상실이 아니라 자금 이동의 결과라고 주장했다. AI 인프라에 6개월간 약 4000억 달러가 몰리고 있고, 5월 중순 이후 비트코인 ETF에서 빠진 약 40억 달러도 비트코인의 펀더멘털 약화가 아니라 그 돈이 AI로 옮겨간 것을 보여준다는 설명이었다.

"절대 안 판다"던 세일러의 첫 매도...규모 작아도 상징성은 커


시장을 더 얼어붙게 한 것은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움직임이었다. 세계 최대 비트코인 보유 기업인 이 회사는 5월 26일부터 31일까지 비트코인 32개를 약 250만 달러에 팔았다. 회사가 비트코인을 처분한 것은 2022년 매집을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매도 규모 자체는 미미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보유한 비트코인은 84만3706개로, 32개는 장부에 거의 표시도 나지 않는 양이다. 그러나 상징성은 컸다. 그동안 시장을 떠받쳐온 강력한 믿음, 즉 세일러와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가격이 떨어져도 비트코인을 절대 팔지 않는다는 전제가 깨졌기 때문이다. 세일러는 가격이 내리면 오히려 더 사겠다고 공언해왔지만, 이번에는 우선주 배당금을 치르기 위해 비트코인을 현금화했다. 매도 소식이 전해진 뒤 비트코인 선물에서 레버리지 매수 포지션이 잇따라 청산됐다.

액면가 깨진 STRC…멈춰 선 매수 엔진

문제의 핵심에는 STRC라는 우선주가 있다. 마이크로스트래티지는 STRC를 100달러 액면가 근처에서 거래되도록 설계하고, 이 우선주를 발행해 마련한 자금으로 비트코인을 사들여 왔다. 그런데 비트코인이 떨어지자 비트코인 연계 수익 상품에 대한 수요도 줄면서 STRC가 액면가 아래로 밀렸다.

STRC는 5월 14일 이후 100달러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6월 22일에는 82.53달러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액면가보다 약 17.5% 낮은 수준이다. STRC가 100달러를 밑돌면 회사는 액면가에 맞춰 신주를 발행하는 ATM 프로그램을 멈추게 되는데, 이는 곧 비트코인을 사들이던 자금 조달 엔진이 멈춘다는 뜻이다. 실제로 액면가가 깨진 뒤 이 경로를 통한 비트코인 매수는 사실상 중단됐다.

배당을 감당할 여력도 빠르게 줄고 있다. 크립토퀀트는 23일 보고서에서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연간 배당 의무가 2026년 들어 약 12억 달러로 4배 가까이 늘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배당을 치를 달러 예비 자금은 같은 기간 38% 줄었다. 회사가 5월에 2029년 만기 전환사채를 약 15억 달러어치 되사들이는 데 현금을 쓴 영향이 컸다. 그 결과 연초 7년치를 넘던 STRC 배당 지급 가능 기간이 최근 약 14개월로 급감했다고 크립토퀀트는 추산했다. 투자자들이 배당 지급 차질 위험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경쟁 상품의 등장도 자금 이탈을 부추겼다. 자산운용사 스트라이브가 선보인 SATA 우선주는 연 13% 배당에 매일 배당을 지급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연 11.5%에 반월 배당을 주는 STRC보다 조건이 유리해지면서, 기관 자금이 STRC에서 SATA로 옮겨가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가격 하락에 자본 오판 겹쳐

마이크로스트래티지가 받는 압박은 비트코인 가격에도 그대로 되돌아온다. 회사의 평균 매입 단가는 비트코인 한 개당 약 7만5699달러로, 현재 가격이 이를 크게 밑돌면서 보유 포트폴리오가 대규모 평가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자산 가치가 떨어지자 우선주 투자자들의 심리도 함께 얼어붙었고, STRC를 담보로 레버리지를 일으켰던 일부 펀드는 비트코인 급락 과정에서 마진콜을 당해 물량을 던지며 낙폭을 키웠다.

결국 지금의 비트코인 하락은 단순한 가격 조정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연준의 매파 전환과 자금 이탈이라는 외부 충격에, 비트코인을 빚과 우선주로 사들여온 마이크로스트래티지의 자본 구조 균열이 겹친 결과다.

비트코인이 반등하지 못해 STRC가 액면가를 되찾지 못하면, 회사가 비트코인을 추가로 팔아 배당을 메워야 하는 상황으로 몰릴 수 있다. 비트코인 하락이 마이크로스트래티지를 압박하고 그 압박이 다시 비트코인을 끌어내릴 수 있다는 점을 시장은 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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