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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블' 써봤더니... 일상 업무 안 될 만큼 강력한 가드레일 작동

2026.06.25 15:00

국가 전략자산 된 '미토스' 변형 버전
AI 모델 공개·통제는 결국 안보 문제
접근성 확보하고 오픈소스 활용해야

편집자주

2025년 세계 최대 해킹 대회 'AI 사이버 챌린지' 우승으로 주목받은 윤인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가 한국일보에 해킹과 보안 이야기를 연재한다. 중요성이 날로 커지고 있지만 아직은 낯선 보안의 세계로 4주에 한 번씩 독자들을 안내한다.
게티이미지뱅크


며칠 전 앤트로픽이 '페이블(Fable)'이라는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모델을 공개했다. 그동안 많은 주목을 받아온 '미토스(Mythos)'의 변형 버전이다. 내부적으로는 미토스와 같은 모델을 사용하지만, 훨씬 강력한 가드레일이 탑재되어 있다는 점이 다르다.

페이블의 가드레일은 매우 보수적으로 작동한다. 우리 연구실에서 기존에 수행해온 정상적인 사이버 보안 업무를 맡겼더니 곧바로 차단됐고, 업무 요청을 하기도 전에 메모리에 포함된 정보 때문에 사용이 막히기도 했다. 최근 이러한 가드레일을 우회했다는 보고도 여럿 발표되었지만, 일반 사용자 입장에선 페이블에 보안 업무를 사실상 맡길 수 없다.

이달 13일 나온 소식은 보안업계에 충격을 던졌다. 미국 정부가 모든 외국 기관의 미토스 접근 권한을 금지했으며, 심지어 앤트로픽 내부 외국인 직원들조차 미토스에 접근할 수 없도록 했다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고도화한 AI를 단순한 산업 기술이 아니라 국가 안보의 핵심 자산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미국의 커스텐 데이비스 전쟁부 최고정보책임자는 엑스(X)에 “매출 사이클, 자극적인 관심 경쟁, 상장 전 기업가치보다 더 중요한 것들이 분명히 있다”라고 적으며 최신 AI 모델의 공개와 접근 통제가 국가 안보 문제임을 분명히 했다.

이는 외부 AI 모델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안보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지금은 외부 모델을 제약 없이 활용하지만,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수 있으리라는 보장은 없다. 특정 국가나 기업의 변화에 따라 핵심 AI 인프라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실은 분명한 경고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격언은 AI 안보 전략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미국과의 파트너십을 더욱 공고히 하며 미토스와 같은 최첨단 AI에 대한 접근성을 확보해야 한다. 동시에 중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공개되는 오픈소스 모델 역시 적극 분석하고 활용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독자적인 최상급 AI 모델을 개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중국 오픈 웨이트 모델의 발전 속도는 매우 빠르다. 우리 연구실에서 실험해본 결과, 중국 기업 지푸와 Z.AI의 GLM-5.1은 아직 사이버 보안 능력에서 최상급 상용 모델에 미치지는 못했다. 하지만 구글 제미나이의 경량형 오픈소스 모델 '젬마'에 비해서는 훨씬 더 뚜렷한 사이버 보안 능력의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공개 예정인 GLM-5.2 같은 모델을 적절한 운용 체계와 결합해 사용하는 것이 이 과도기의 현실적인 대응책이 될 수 있다.

AI 기술은 이제 산업 경쟁의 영역을 넘어섰다. 사이버 안보, 군사 작전, 정보 우위, 그리고 국가 전략의 핵심으로 편입되고 있다. AI를 누가 만들고, 누가 접근할 수 있으며, 누가 통제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앞으로 국가 안보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다.

윤인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과 교수


윤인수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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