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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국방개혁, 속도보다 신뢰다

2026.06.25 11:12

안규백 국방부 장관에 대한 탄핵 국민 청원이 24일 15만명을 넘겼다. 국회 국민동의 홈페이지에 청원이 올라온 것이 지난 18일이니 엿새 만이다.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청원은 "국가 안보와 장병 안전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국회가 안 장관의 직무수행 적정성을 철저히 조사해 탄핵해 줄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방첩사령부 해체, 육·해·공 사관학교 통폐합, 포천 예비군 사망사건, 전쟁기념관의 '항미원조' 프로그램 등이 겹치며 청원이 빠르게 늘어나는 흐름이다. 국민의힘은 안 장관에 대한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국방개혁에 대한 반발로 보는 분위기다.

국방 개혁은 시대적 요구다. 인구 감소는 구조 변화를 강제한다. 군이 초급 장교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은 게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날로 핵무기를 고도화하는 북한의 위협도 상수다. AI 시대의 도래 또한 국방 정책의 근본적 전환을 미룰 수 없게 했다. 문제는 이러한 인구 감소와 과학기술의 발전, 북한의 위협 속에서 군이 어떤 방향으로 변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방향성이다.

현재 뜨겁게 전선이 형성돼 있는 것은 사관학교 통합 문제이다. 국방부는 국군사관학교를 만들어 1~2학년 때 공통과목, 3~4학년 때 군별로 전문 과목을 가르치겠다는 계획이다. 이르면 연내에 통합을 완료하고 내년에 신입생을 뽑는 게 목표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 이를 둘러싸고 개혁과 훼손이 맞붙은 형국이다. 국방부는 벽을 허물어 합동작전 능력을 극대화해야 인구 감소 시대에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본다. 반면 군 예비역 장성들을 중심으로 반대하는 측에서는 군의 특수성을 무시한 행정 편의주의라는 비판이 거세다.

이 사안은 보수 대 진보의 문제는 아니다. '개혁 저항 세력'이나 '안보 실험'이라는 식의 자극적 비난은 생산적 논의에 도움이 안 된다. 군 개혁이나 구조 변화를 반대하는 이는 많지 않다. 다만 방향성과 속도, 과정에 대한 공론화 부족이 갈등을 극대화하는 측면이 있다. 속도전보다는 충분한 토론을 통한 공감대 속에서 국방 개혁을 추진하기를 바란다. 속도보다는 신뢰가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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