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읽기]읽기의 외주화에 울리는 경종
2026.06.25 10:58
군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한 군인이 사고로 500년 뒤 세상에서 깨어나는 코미디 영화가 있다. 먼 미래 인류는 도형 맞추기와 같은 기초적인 문제조차 풀지 못할 만큼 지능이 퇴화해 있고, 평범한 IQ를 가진 주인공이 미래에서는 엄청난 천재로 대접받는다는 설정이다.
B급 영화로만 치부되던 이 이야기가 사실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의 저자는 인류 최초로 지능이 퇴보할 수 있다는 무시무시한 진단을 내린다. 바로 AI 떄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거부할 수 없는 AI의 시대를 살고 있다. 사람들은 꽃의 이름을 묻는 것부터 심리 상담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AI에게 질문한다. 특히 많은 이들이 두꺼운 책을 직접 읽는 대신 AI의 요약본을 소비하는 방식을 택한다. 읽지 않아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이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러나 세계적인 언어학자인 저자는 읽기를 잊어가는 우리를 향해 준엄한 경고를 던진다. 그는 읽기가 인간의 뇌와 공감력, 비판적 사고를 진화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진단한다. 지적 문명을 발전시키는 핵심에 바로 '읽기'가 존재했다는 것이다.
저자는 정보가 범람하는 현대 사회에서 중요한 내용을 잡아낼 수 있는 감각을 기를 수 있는 기회를 AI가 뺏어간다고 지적한다. AI 의존이 ‘인지 빈곤’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동시에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제시하는데,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은 아이들이 그렇지 않은 아이들에 비해 이민자, 난민, 성소수자 등 약자에 대한 공감 능력 테스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는 읽기가 단순 지능뿐 아니라 타인의 생각과 감정을 헤아리는 데 필수적임을 역설한다. 나오미 배런 지음/전병근 옮김/웅진지식하우스/412쪽/2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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