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내달 美증시 상장…글로벌 기술 리더십 강화
2026.06.25 11:26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소개
HBM 1위 점유율·엔비디아 협력 언급
용인·청주팹 투자, EUV 장비 구입 목적
45조원 추가유입, 순현금 100조 가시권
‘세계 최고 메모리 선도 기업·풀스택(Full stack) AI(인공지능) 메모리 크리에이터’
SK하이닉스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공개 제출한 증권신고서(F-1) 첫 페이지에서 회사를 소개하는 문구다.
SK하이닉스는 24일 국내 금융당국과 미국 SEC에 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 관련 서류를 제출하며 내달 상장을 예고했다. 지난해 연말 미국 상장설이 불거진 뒤 7개월여만에 속전속결로 증시에 입성한다. 계획대로라면 내달 10일부터 ‘SKHY’ 티커로 거래가 개시된다.
SK하이닉스는 나스닥 상장을 통해 고대역폭반도체(HBM) 기술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D램과 낸드플래시도 AI 최적화 라인업으로 재편한다. 이 같은 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HBM과 프리미엄 D램 같은 AI 메모리 생산기지 역할을 하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1기 팹에 신주 발행 자금 대부분이 투입될 전망이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가 연초 언급한 순현금 100조원 달성도 무리없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안정적인 투자를 위한 현금 보유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데 단숨에 약 45조원이 회사로 유입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SEC에 ADR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F-1)를 공개 제출했다. 지난 3월 F-1 초안을 비공개로 제출하며 심사 작업을 지속해왔는데 상장 계획을 대중에 공식화했다. 국내 금융당국에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신주 발행을 위한 준비 작업을 병행했다. (본지 4월 16일자
기사 참조)
SK하이닉스는 최대 1779만주 신주를 발행할 계획이다. 현 주가 수준을 기준으로 45조4535억원에 달한다. 내달 6일 글로벌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거친 뒤 9일(현지시간) 공모가를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10일(현지시간) 나스닥 시장에서 거래가 시작된다.
상장 전 투자자를 만나는 로드쇼에선 압도적 HBM 시장 경쟁력을 강조할 전략이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증권신고서에서도 HBM 분야 시장 지배력을 강조하고 있다. 올해 1분기 HBM 시장에서 매출 기준 시장점유율 56.4%로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플래시도 각 29.1%, 18.5%로 전세계 2위 공급자라고 설명했다.
AI 반도체 슈퍼사이클로 인한 가파른 실적 상승세도 핵심 투자 포인트다. 지난해 매출은 97조원이었는데 2023년부터 지난 3년 간 매출 연평균성장률(CAGR)이 72%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3조원으로 전년 동기 18조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고 강조했다.
SK하이닉스는 미국 나스닥 상장을 계기로 풀스택 AI 메모리 메이커로 한 단계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을 겨냥해 HBM은 물론 저전력 D램(LPDDR), 그래픽용 D램(GDDR),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까지 통합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에 멈추지 않고 AI와 고성능컴퓨팅(HPC) 시대에 맞는 기술리더십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HBM3E 같은 선도 제품 개발·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차세대 HBM에서도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동시에 생산과 원가 경쟁력까지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전통 D램과 낸드플래시도 AI 최적화 라인업으로 재편하기로 했다.
핵심 고객인 엔비디아와 협력 강화도 빼놓을 수 없다. SK하이닉스는 이달 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AI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엔비디아 맞춤형 메모리를 공동 개발에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를 넘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업체(CSP)를 포함한 고객 다변화 전략도 함께 추진한다.
이를 위해 신주 발행 자금을 모두 AI 반도체 투자 용도로 사용한다. 내년 1분기 첫 번째 클린룸 가동을 앞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기 팹에 31조원을 투입한다. 청주 P&T7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투자에도 19조원을 쓸 예정이다. 용인 1기 팹은 내년까지 투자가 집중돼있고 청주 패키징 팹은 상대적으로 늦은 2029년부터 대규모 자금이 들어간다.
ASML로부터 차세대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구입하는 데에도 신규 조달 자금을 활용하기로 했다. 내년 12월까지 12조원 지출이 계획돼있다.
신주 발행 덕에 현금보유고 증가도 예상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순현금 100조원 이상을 확보하고자 한다”며 “어떠한 환경에서도 장기적이고 전략적으로 필요한 투자를 집행해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1분기에만 40조원 넘는 순이익을 벌어들이며 1분기 말 기준 순현금 35조원을 나타냈다. 당장 ADR 상장으로 45조원 유입을 가정하면 순현금이 80조원에 이른다. 2분기에는 50조원 넘는 순이익 전망치가 나오는 만큼 연말까지 100조원 달성에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이정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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