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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로 다리 절단, 믿기 어려웠지만 최선 다한듯”…현직의사가 본 요양병원 논란

2026.06.25 08:39

지난 19일 오전 인천 연수경찰서에서 이헌 형사과장이 생활자원 회수센터에서 발견된 다리가 병원 치료 중인 환자의 다리로 확인된 것과 관련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인천의 한 재활용품 선별시설에서 발견된 사람의 다리가 요양병원에서 괴사로 인해 절단한 환자의 다리로 밝혀진 가운데, 현직 의사는 “병원과 의사가 환자를 방치하지 않고 자신들이 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최선을 다하려 했다고 여겨진다”고 평가했다.

의사 겸 작가인 양성관 의정부백병원 가정의학과 과장은 22일 페이스북에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나 역시 믿기 어려웠다. 어떻게 수술실도 아닌 병실에서, 그것도 메스가 아니라 가위로 다리를 자를 수 있는가”라며 “하지만 사건의 내용을 들여다보니 훨씬 복잡한 사정이 있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인천 중구의 한 요양병원은 8일 괴사가 진행된 89세 여성 입원 환자의 왼쪽 다리를 약 41㎝ 절단한 뒤 붕대로 감싸 의료폐기물 전용 봉투에 담아 버렸다. 이 환자는 노환으로 심장 기능이 떨어져 혈액 공급 장애로 다리 괴사가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 자원봉사자가 청소하다가 다리를 깁스용 석고로 오인해 재활용 쓰레기봉투에 담아 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양 과장은 “보통 이런 경우에는 종합병원 이상의 정형외과 의사가 수술실에서 절단술을 시행한다”며 “하지만 심장 기능을 고려했을 때 고위험군에 속해 수술하다가 사망할 수 있으므로 의사도 망설일 수밖에 없다. 다리를 살리는 것도 아닌 절단에 목숨을 걸기는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수술을 안 한다면 특별한 치료가 필요 없는 상태에서 대학병원에 오래 있기 어렵다. 그렇다고 썩은 다리가 있는 심부전 환자를 집이나 의사가 없는 요양원으로 데려갈 수도 없다”며 “남은 건 요양병원뿐”이라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대형병원에서 이 환자에 대해 더 이상 치료가 불가능하다고 밝히자, 보호자는 요양병원에 입원과 다리 수술 등을 간절히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과장은 “요양병원 특성상 수술실 자체가 없는 데다 이미 대학병원에서 수술하지 않기로 한 환자이기에 병원과 의사 입장에서는 난처하다”며 “그렇다고 놔두면 점점 다리의 상태는 나빠진다. 패혈증으로 목숨마저 위태로울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결국 의료진은 수술실이 아니라 병실에서 마취도 없이 보호자가 지켜보는 앞에서 괴사된 다리를 절단했다”며 “의료진의 설명에 따르면 해당 부위는 혈액 공급이 오래전부터 차단돼 신경이 손상된 상태로, 환자는 통증을 느끼지 못했다고 한다. 무릎 부위는 이미 대부분 분리된 상태였고, 남아 있던 연부조직만 가위로 절단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양 과장은 “물론 이것은 교과서적인 치료는 아니다. 그러나 당시 의료진이 마주한 상황 역시 교과서 속 상황은 아니었다”고 짚었다.

그는 “만약 이번 사건으로 해당 요양병원이 병원으로서는 사실상 폐업에 해당하는 영업정지 처분을 받으면 앞으로 그 어떤 요양병원과 의사도 다리가 썩어가는 환자를 선뜻 받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며 “설령 입원시키더라도 위험을 감수하며 적극적으로 처치하기보단 가능한 한 손을 대지 않는 방향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완벽한 의료의 이야기는 아니다. 법적으로나 행정적으로 문제가 될 부분도 분명 존재한다”면서도 “적어도 의료진은 환자를 외면하기보다 어떻게든 문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했다”고 봤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이 의료폐기물 처리 과정의 과실에 대한 책임은 묻되, 의료진의 선의와 환자 치료를 위한 노력을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마무리되길 바란다”며 “그래야 앞으로도 의사들이 위험한 환자를 외면하지 않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최선을 다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경찰은 현재 해당 요양병원의 폐기물관리법과 의료법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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