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란 한 판 1만원 넘어 손 떨리는데..." 미국선 떨이, 왜
2026.06.25 05:02
美, 작년 AI 확산에 계란값 역대 최고
올해는 산란계 과잉..가격 '3분의 1토막'
韓, AI로 살처분 산란계 작년의 2.4배
계란 산지가격 역대 최고...내달까지 지속
"도매시장 없어...객관적 가격체계 구축해야"[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조류인플루엔자(AI)가 세계 달걀 가격을 흔들고 있다. 지난해 AI 확산에 가격 폭등을 겪었던 미국은 달걀 가격을 잡으려다 공급 과잉 상태를 맞았고, 한국은 대규모 살처분 여파에 달걀 값이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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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마트선 달걀 한 판 1만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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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엔 AI 확산으로 산란계 공급이 급감해 달걀값이 치솟았지만, 올해는 사육 마릿수가 빠르게 회복되며 가격이 급락했다.
뉴욕타임스는 미 전국마케팅협회장 분석을 인용해 “지난해 산란계 수는 2억 7000만 마리로 평년 수준인 3억 1000만 마리를 밑돌았지만, 현재 3억 4000만 마리가 알을 낳을 수 있다”고 했다.
한국은 지난해 미국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지난 동절기 1134만 마리의 산란계가 AI에 감염돼 살처분됐다. 전년(480만 마리)의 2.4배 수준이다. 그간엔 설 연휴를 기점으로 AI 발병이 줄었으나 올해는 설 이후에도 AI가 확산하며 피해가 커졌다.
산란계 공급이 급감하자 달걀값은 천정부지 오르는 중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이달 현재(1~23일) 달걀 한 판(특란 30구)은 전국 평균 7468원에 판매되며 2021년 7월(7477원) 이후 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동월(7008원)과 비교해 6.2%, 최근 5년 평균인 평년 가격(6839원) 대비로는 8.4% 뛰었다. 특란 10구 가격은 이달 초 처음 5000원을 돌파한 이후 5300원 선까지 육박했다.
달걀 농가들이 유통업체로부터 받는 가격인 산지가격은 역대 최고 수준을 찍었다. 전국 산지의 평균 달걀값은 지난 22일 6490원을 기록하며 2018년 3월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았다. 이달 평균 산지가격은 6270원으로, 직전 최고치였던 2021년 6월 가격(6106원)을 넘어섰다. 산지가격 상승은 소비자가격을 밀어 올린다.
산지가격 상승에 따라 소비자들의 체감 물가는 더 뛰었다. 중소형 마트에서 특란 30구 가격이 1만원을 넘어설 정도다.
외식 부문의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세종시에서 김치찌개 가게를 운영하는 A 씨는 “달걀부침을 개당 500원에 팔고 있는데 마진이 없어 사실상 서비스로 제공하는 셈”이라며 “최근엔 달걀값이 치솟아 가격을 올려야 할지 고민 중”이라고 했다.
◇8월 이후 일일생산량 전년 수준 넘어설듯
정부는 이달 산란계 공급이 회복되는 추세로 하반기에는 달걀값이 안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6월 현재 일일 달걀 생산량은 4705만개로 평년(4648만개)보단 1.2% 많지만 지난해(4865만개) 대비로는 3.3% 적은 수준이다.
일일 생산량은 다음달 4900만개, 8월 4952만개로 늘어나 8월 들어선 지난해보다 달걀 생산이 많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겨울 살처분된 산란계 자리에 입식한 병아리들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으로 알을 낳기 시작하면서다.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특란을 생산하기 위해선 병아리를 6개월 정도 길러야 한다.
게다가 대량 생산 체계를 갖춘 미국과 달리 소규모 농가 중심인 국내 특성상 공급을 한꺼번에 확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의 경우 산란계 대기업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미국 최대 달걀 생산 업체인 칼 메인 푸드(Cal-Maine Foods)의 산란계는 수천만 마리에 이르고 대형 농가의 경우 700만 마리를 사육하는 수준이다. 반면 한국은 평균 8만 마리의 소규모 농가가 다수 운영되는 구조다.
다음달까지는 달걀 생산량이 지난해 수준을 밑돌아 당분간 가격 안정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정부는 부족 물량을 보완하기 위해 미국과 태국 등에서 달걀 2100만개를 수입하고 추가 물량 수입도 검토하고 있다.
폭염과 질병 등이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며 생산량 회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양계협회는 “농장에서 사육되는 마릿수는 증가 추세지만 이른 더위와 소모성 질병으로 생산량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라며 “본격적인 장마철 시작으로 생산성이 쉽게 회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도매 시장이 없다 보니 달걀 가격 급등락이 반복되는 구조적 문제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성훈 충남대 농업경제학과 교수는 “국내 달걀 시장은 다른 농산물처럼 도매시장이 사실상 없다. 달걀을 팔아 정산한 후 결정하는 ‘후장기 가격’을 정부는 없애려 하지만 농가에선 여전히 관행으로 쓰고 있다”며 “객관적인 가격을 발견할 수 있는 체계부터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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