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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와, K-로컬은 처음이지? 깍두기빙수 먹고 “러브” 찾는 여행

2026.06.25 05:01

안동의 신흥 명소 '만휴정'. 계속 안쪽에 숨은 산정이다. 지난해 3월 산불 때 만휴정 주변 숲이 다 탔지만, 만휴정은 기적처럼 무사했다. 산불 이후 1년, 나무는 여전히 새까맣지만, 숲은 풀이 자라 제법 푸르다.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이 급증하고 있다. 올 1분기에만 474만명이 넘는 외국인이 방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6%나 증가한 수치로, 1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세계적인 K열풍과 원화 가치 하락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최상의 성과를 내고도 관광 당국은 솔직히 고민이 깊다. 아직도 방한 외국인 대부분이 서울을 벗어나지 않아서다.

방한 외국인의 지방 여행을 유도하기 위해 week&이 한국관광공사와 여정을 짰다. 외국인 개별 자유여행자가 서울역에서 KTX 타고 지방에 내려가 1박2일 여행을 하고 돌아오는 일정이다. 여행지는 대구와 경북 안동으로 정했다. 교통 인프라와 지역 별미, 그리고 화제성을 기준으로 삼았다. 세계유산 도시 안동은 지난달 19일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뒤로 일본에서 관심이 높다.
김영옥 기자

대구행 KTX
언뜻 흰 쌀밥에 깍두기를 올린 것 같다. 그러나 이 음식은 빙수다. 대구 서문시장의 신흥 명물 '깍두기 빙수'다. 이 빙수 먹으려고 온종일 긴 줄이 선다.
외국인 지방 관광의 가장 큰 걸림돌은 교통편이다. 외국인도 KTX 티켓을 예매하고 구매할 수 있다. 코레일 홈페이지에서만 가능했는데, 최근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KLOOK)’에서도 서비스를 개시했다. 지방에 가서는 렌터카를 빌리면 된다. 대구의 경우 동대구역 바로 앞에 렌터카 업체가 모여 있다. 소나타 같은 중형 승용차의 24시간 대여비는 7만원 선이다.

대구는 먹을 게 없다는 건 대구를 모르고 하는 말이다. 특히 여행자에겐 흥미로운 먹거리가 널려 있다. week&이 추천하는 대구 여행 테마는 ‘먹방 골목 투어’다. 온종일 먹으며 다닐 수 있다.
대구 '중화반점'의 야끼우동. 중화반점은 야끼우동의 원조로 통하는 노포다.
대구에 도착하면 ‘대구의 명동’ 동성로부터 가야 한다. 동성로에 70년 역사의 중국집 ‘중화반점’이 있다. 중화반점은 대구 중국집의 지존 같은 집이다. 대구 별미 ‘야끼우동’의 원조로도 유명하다. 볶음짬뽕 같은데 대구에선 야끼우동이라고 한다.

동성로에서 큰길을 건너면 대구 골목의 상징 ‘진골목’이 나온다. 이 옛 골목에 100년 묵은 고택에 들어앉은 ‘스타벅스’도 있고, 전국구 전통 다방 ‘미도다방’도 있다. 미도다방에선 계란 노른자 띄운 쌍화차를 마셔봐야 한다. 40년 넘게 다방을 지키는 정인숙(74) 여사가 오늘도 고운 한복 입고 손님을 맞는다.

서문시장에 가려면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가게만 4000개가 넘는 초대형 전통시장이어서다. 먹을 것도 넘쳐난다. 특히 ‘미성당’의 납작만두와 ‘서문빙수’의 단무지 빙수와 깍두기 빙수는 줄을 서서라도 먹어봐야 한다. 온종일 먹고 다녔어도 저녁은 먹어야겠다면, 찜갈비·무침회·뭉티기 등 대구 별미 중에서 고르시길. 대구 신도심 수성못은 야경이 좋아 저녁 산책 코스로 제격이다.
서문시장 '미성당'의 납작만두. 서문시장의 대표적인 전통 먹거리다.
한국관광공사 박수현 대구·경북 지사장은 “대구 현대백화점에서 외국인 단체를 대상으로 한 메이크업, 쿠킹, K팝 댄스 등 ‘원데이 클래스’도 운영 중”이라며 “대구의 다채로운 먹거리와 골목 문화는 외국인이 좋아할 만한 K컬쳐”라고 말했다.

합시다, 러브
안동 만휴정은 안동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비경이었으나 TV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 유명해졌다. 나무다리에서 "합시다, 러브"가 나오는 장면을 촬영했다.
여행 둘째 날도 아침부터 서둘러야 한다. 오전 8시 30분에는 대구에서 출발해야 만휴정에 오전 10시쯤 도착한다. 수성못에서 만휴정까지는 117㎞ 떨어져 있다.

만휴정(晩休亭)은 조선 시대 문신 보백당 김계행(1431∼1517)이 말년을 보낸 산정(山亭)이다. 계곡을 따라 200m쯤 오르면 폭포가 나타나는데, 그 폭포 위 오른쪽 반석에 만휴정이 들어앉아 있다. 안동에서도 아는 사람이 많지 않은 비경이었으나 2018년 TV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 나온 뒤 안동 명소로 거듭났다. 그 유명한 대사 “합시다, 러브”가 나오는 장면이 만휴정으로 들어가는 계곡 나무다리 위에서 촬영됐다.
지난해 3월 산불 때 새까맣게 탔던 만휴정 주변 숲이 1년 만에 푸른색을 띠었다.
만휴정은 지난해 3월 산불 때 전소할 뻔했다. 주변 솔숲이 다 탔는데, 만휴정만 기적처럼 무사했다. 만휴정 원림(園林)의 소나무는 여전히 새까맣지만 1년새 풀이 자라 숲이 제법 푸르렀다. 만휴정 인근의 보백당 종택과 묵계서원에서 고택 스테이를 할 수 있다.

만휴정에서 하회마을을 가는 길, 안동 구시장에 들러 점심을 해결한다. 메뉴는 안동찜닭. 지난달 한일정상회담 전날 이재명 대통령이 시장을 들러 찜닭을 먹고 갔다. 구시장에 찜닭 골목이 있다.
안동 하회마을 어귀에 자리한 고택 호텔 '락고재'. 지난달 한일정상회담 때 저녁 만찬이 열린 장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하회마을은 요즘 일본인 관광객이 부쩍 늘었다. 한일정상회담 덕분이다. 하회마을에서 한일 정상이 줄불놀이를 감상했는데, 부용대에서 불 주머니 수천 개가 줄을 타고 내려오는 줄불놀이는 매일 볼 수 있는 행사가 아니다. 6, 7월에는 공연이 없고, 8월부터 10월까지 7차례 진행된다. 경북 여행 플랫폼 ‘경북봐야지’에서 예약할 수 있다(1인 1만원).

하회마을 어귀의 한옥 호텔 ‘락고재’도 들를 만하다. 한일 정상이 이곳에서 안동소주를 곁들여 저녁 만찬을 했다. 오후 5시 30분쯤 하회마을을 출발하면 오후 8시 8분 동대구역을 출발하는 서울행 KTX를 탈 수 있다. 서울역에 도착하면 오후 10시 5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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