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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댕댕이 1시간 1만원에 빌려드려요”…충격적인 中 ‘개 셰어링’ [박시진의 글로벌 픽]

2026.06.25 05:51

◆ 박시진의 글로벌 픽 <26>
3월 中 본인 강아지 대여 플랫폼 ‘왕부’ 출시
시간 당 2000~1만4000원…동반 산책 가능
강아지도 ‘법적 재산’…사고 시 책임 불분명
美 영리적 대여 불법…英도 비영리적 운영 중
韓 관련 규제 전무…본인 강아지 위탁 수준
정서적 불안정·사고 위험 등 동물 학대 논란
강아지 두 마리가 산책을 하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강아지를 시간당 8000원에 빌릴 수 있다면?

중국에서 반려견을 시간 단위로 빌려주는 플랫폼이 등장했습니다. 산책 대행으로 출발한 이 서비스는 ‘긍정적 사회화’라는 명분을 내세웁니다. 하지만 동물을 영리 수단으로 이용한다는 학대 논란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24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3월 중국 대도시에 소셜 플랫폼 ‘왕부(遛狗·강아지 산책)’가 등장했습니다. 베이징·상하이·선전 등 1선 도시 주민이 강아지를 시간당 빌릴 수 있는 서비스입니다. 견주가 반려견 프로필을 올리면 대여자가 직접 픽업·반납을 조율하는 방식입니다.

대여료는 견종과 시간에 따라 시간당 10~60위안(약 2300~1만4000원) 수준입니다. 선전에 사는 화이트 웨스트 하이랜드 테리어 ‘에번’은 시간당 45위안(약 1만 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단 견주 동행 하에서만 산책이 가능합니다. 견주가 제공하지 않은 음식은 먹일 수 없다는 규칙도 있습니다.

왕부 측은 보험과 실시간 위치 추적, 대여자 실명 인증 등 안전장치를 갖췄다고 밝혔습니다. 산책은 강아지에게 익숙한 지역으로 제한됩니다. 이상 징후 발견 시 즉시 견주에게 연락해야 합니다. 왕부 관계자는 중국 매체에 “돈을 내고 신분을 밝히면서까지 산책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사람은 진짜 애견인”이라며 “반려동물을 해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우리 플랫폼에 강아지를 올린 견주는 소중한 반려동물이나 타인을 위험에 빠뜨리려 하지 않는다.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왕부’ 앱에 올라온 강아지 대여 목록. SNS 캡쳐
일부 이용자는 잠시나마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험으로 받아들입니다. 상하이에 사는 새먼은 ‘진진’을 빌려 한 시간 동안 함께 쇼핑했습니다. 그는 오래전부터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그러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다른 이용자는 강아지 산책이 학업 스트레스와 불안 해소에 도움이 됐다고 밝혔습니다. 견주들도 신뢰를 보였습니다. 마메 시바 ‘주주’를 키우는 자자는 호기심에, 또 주주가 사람 만나기를 좋아해 등록했다고 전했습니다. 매번 산책에 동행하기 때문에 안전 걱정은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동물복지와 법적 문제를 둘러싼 비판이 나옵니다. 우한의 수의사 천스는 SCMP에 “핸들러·환경·일과가 자주 바뀌면 강아지에게 불필요한 정서적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중국 법이 여전히 개·고양이를 재산으로 취급해 학대 시 구제가 어렵다고도 경고했습니다.

우려는 전례가 없지 않습니다. 2021년 쓰촨성 청두의 한 펫숍이 하루 9.9위안(약 2200원)에 고양이 대여 서비스를 선보였습니다. 그러나 애묘인 반발로 문을 닫았습니다. 중국 반려동물 시장은 도시 지역 개·고양이 약 1억 2600만 마리, 시장 규모 약 3130억 위안(약 64조 원)에 달합니다. 이런 가운데 이색·논란성 서비스도 잇따라 등장하고 있습니다.

한 누리꾼은 “강아지 키우는 기쁨을 느끼고 싶다면 동물보호소에서 봉사하라”고 지적했습니다. 선전의 이용자 셰리는 SCMP에 “내 강아지가 사람을 좋아한다면 다른 애견인과 어울리게 기꺼이 데려갈 것”이라면서도 “자식 같은 반려동물을 돈 받고 빌려주는 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강아지 빌려주는 中 플랫폼…美은 불법·韓은 무법

강아지가 산책을 하다 간식을 먹고 있다. 클립아트코리아
해외에서도 유사한 플랫폼은 늘 찬반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한국은 동물보호법상 동물을 단순 임대하는 행위에 직접적인 금지 조항이 없습니다. 다만 동물 학대·방치 금지, 판매·전시업 등록제 등의 규정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도그메이트’ ‘펫미업’ 등 앱을 통한 산책 대행·돌봄 서비스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견주가 자기 강아지를 맡기는 것이지 남의 강아지를 빌려 경험하는 것이 아닙니다. 반려동물 동반 카페나 동물 카페도 마찬가지입니다.

미국에서는 한때 ‘강아지 임대사업(rent-to-own)’ 방식이 등장했습니다. 그러나 동물복지 단체와 여론의 강한 반발을 받았습니다. 이에 네바다·캘리포니아 등 일부 주는 반려동물 임대를 법으로 금지했습니다. 동물에게 스트레스를 주고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다는 이유였습니다. 영국 역시 ‘버로우마이도기(BorrowMyDoggy)’ 서비스를 운영하지만 영리적 대여는 아닙니다. 이에 상대적으로 수용되는 분위기입니다.

반려동물 대여 서비스가 정착된다면 강아지는 잦은 보호자 변경에 정서적 스트레스를 받을 확률이 큽니다. 낯선 사람이 줄을 놓치거나 다른 사고가 발생할 위험도 높아집니다. 질병 전파, 부적절한 급여 등도 문제점으로 거론됩니다.

동물을 영리 목적으로 수단화한다는 윤리적 논쟁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동물 역시 감정과 복지를 가진 존재임에도 상품이나 도구로 취급한다는 비판입니다. 또 중국 등 많은 나라는 동물을 여전히 법적 재산으로 분류해 학대가 발생해도 구제나 처벌이 어렵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이 늘수록 다양한 서비스가 등장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하지만 명확한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동물학대 논란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동물의 의사와 무관하게 인간의 편의·수익을 위해 거래되기 때문입니다. 강아지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안정적인 환경과 일관된 보호자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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