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석·송창식·앨리샤 키스·이영훈…올 여름은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26.06.25 04:31
시대 관통하는 명곡들을 유기적 서사로 엮어 관객 유혹
올여름 국내 뮤지컬 무대의 주요 트렌드는 ‘주크박스 뮤지컬(Jukebox Musical)’이다. 대중에게 친숙한 명곡들을 하나의 유기적 서사로 엮어낸 장르로, 아바(ABBA)의 음악으로 세계적 흥행을 거둔 ‘맘마미아!’가 대표적이다. 올해 공연가에는 고(故) 김광석, 송창식, 앨리샤 키스, 고(故) 이영훈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잇따라 관객을 찾아온다.
가장 먼저 개막한 작품은 국산 주크박스 뮤지컬의 대표작 ‘그날들’(~8월 23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이다. 장유정 작·연출의 이 작품은 2013년 초연 이후 누적 공연 600회, 평균 객석 점유율 90%를 기록한 스테디셀러다. 김광석의 30주기인 올해는 한층 완성도를 높여 돌아왔다.
청와대 경호실을 배경으로 20년의 세월을 넘나드는 미스터리를 그린 ‘그날들’에서는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사라진 경호원 무영과 의문의 여인 ‘그녀’, 그리고 현재 그들의 행방을 쫓는 경호부장 정학의 이야기가 교차 전개된다. ‘사랑했지만’ ‘서른 즈음에’ ‘이등병의 편지’ 등 서정적인 발라드와 액션 영화 같은 격투 장면이 극적인 대비를 이룬다. 원칙주의자 정학 역에는 엄기준·류수영·최진혁·김정현이, 자유로운 영혼의 무영 역에는 박규원·윤시윤·산들·유선호가 출연한다. 12년 만에 무대에 복귀한 류수영과 뮤지컬에 처음 도전한 윤시윤·김정현의 변신이 화제를 모은다.
한국 포크의 거장 송창식의 음악을 바탕으로 한 신작 ‘피리 부는 사나이’(~8월 2일, 국립정동극장)도 막을 올렸다. 1970년대 청년 문화의 상징인 송창식의 명곡들을 일제강점기 경성이라는 시대적 배경 속에 녹여냈다. 일제의 압박 속에서도 예술과 신념을 지키며 하루하루를 견뎌낸 청춘들의 이야기가 ‘피리 부는 사나이’ ‘고래사냥’ ‘담배가게 아가씨’ 등 히트곡들과 함께 펼쳐진다. 창작진으로 극작가 정찬수, 연출가 심설인, 편곡자 한혜신이 의기투합했다. 음악으로 세상에 위로를 전하는 청년 영수 역에는 최민우·김리현·조성태가, 비밀을 품은 경성의 스타 지혜 역에는 이태은·이루원이 캐스팅됐다.
7월에는 미국의 전설적인 싱어송라이터 앨리샤 키스의 노래로 만든 브로드웨이 뮤지컬 ‘헬스키친’(7월 24일~11월 8일, GS아트센터)이 비영어권 최초로 한국에서 라이선스 공연으로선보인다. 프로듀서로도 참여한 키스는 작가 크리스토퍼 디아즈, 연출가 마이클 그라이프와 함께 13년간 이 작품을 개발해 2024년 브로드웨이에 올렸다.
키스의 자전적 성장 스토리에서 영감을 받은 이 작품은 1990년대 뉴욕 맨해튼의 ‘헬스키친’을 배경으로 10대 소녀 앨리가 음악을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찾고 세상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키스가 캐스팅에 직접 참여한 한국 프로덕션은 주인공 앨리 역에 손승연·김수하와 함께 첫 뮤지컬에 도전하는 프로미스나인의 박지원을 발탁했다. 엄마 저지 역은 박혜나·최현선이, 음악 스승 라이자 제인 역은 정영주·김영주가 맡으며, 아빠 데이비스 역에는 케이윌과 테이가 가세해 탄탄한 보컬을 선보인다.
늦여름에는 ‘광화문연가’(9월 6일~11월 15일, 디큐브 링크아트센터)가 주크박스 뮤지컬 라인업의 대미를 장식한다. ‘소녀’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옛사랑’ 등 전주만으로도 향수를 자극하는 이영훈의 명곡들로 이루어진 작품이다. 2017년 고선웅 작, 이지나 연출로 호평을 받은 이래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다. 임종을 앞둔 중년의 작곡가 명우가 인생의 마지막 60초를 남겨두고, 인연을 관장하는 미지의 존재 월하의 안내를 받아 찬란하고도 아픈 첫사랑의 기억 속으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다. 명우 역에 손준호·이석훈, 월하 역에 에녹·차지연·서은광, 첫사랑 수아 역은 류승주·선예가 출연을 확정했다.
시대를 관통하는 명곡의 힘을 빌린 주크박스 뮤지컬들이 올여름 극장가를 찾는 관객들의 마음을 어떻게 사로잡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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