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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전쟁 76년… ‘칠곡 유학산’ 수세에 몰렸던 전세 되돌린 55일 사투

2026.06.25 02:36

[And 여행]
대구~왜관 연결 도로 방어고지
‘학이 노닌다’ 이름과 달리 처참
멋진 소나무 있는 바위 전망대
올해 76주년을 맞은 6·25전쟁 당시 최후의 저지선이었던 낙동강 방어선의 주요 격전지인 경북 칠곡군 유학산 일대. 정상 유학정 너머 멀리 낙동강이 S라인으로 흐르고 있다.

6월은 ‘호국보훈의 달’이다. 25일은 6·25전쟁이 발발한 지 76년이 되는 날이다. 경북 칠곡의 다부동 전투는 6·25전쟁 최고의 격전지 중 한 곳이다.

거침없이 남쪽으로 밀고 내려온 북한군이 대구 인근까지 접근하자 월턴 워커 한미연합군사령관은 낙동강 방어선을 최후의 저지선으로 선포했다. 이른바 ‘워커 라인’이었다. 여기가 무너지면 그다음은 대구와 부산이었다.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최후의 보루였다.

남북은 1950년 8월 1일부터 9월 24일까지 55일간 사투를 벌였다. 북한군은 2만1500여명의 병력과 20여대의 전차, 각종 화기 670문으로 공격했다. 이 지역 방어를 담당한 국군 제1사단은 학도병 500명을 포함해 7600여명의 병력과 172문의 화포로 북한군을 필사적으로 저지했다. 수세에 몰렸던 남한은 다부동 전투로 전쟁 다부동 전투 중 가장 많은 희생자가 발생한 곳이 경북 칠곡의 유학산(839m)이다. ‘학이 노닌다’는 뜻의 ‘유학(遊鶴)’이란 이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게 피비린내 나는 처참한 상황이 펼쳐졌다. 한미연합군과 북한군을 통틀어 사상자는 3만4000명에 달했다.

다부동전적기념관에 건립된 백선엽 장군 동상.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이지만 이제는 누구나 자유롭게 산을 오를 수 있다. 능선은 동서로 一자 모양으로 곧게 뻗어 있다. 등산로 곳곳에서 당시 전쟁의 상흔을 만난다. ‘674고지 탈환전’ 안내판에는 당시 전투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적혀 있다. ‘10여 차례 주인이 바뀌었던 전투. 1950년 8월 22일, 육군 1사단 제11연대 3대대가 마침내 674고지를 최종 점령했다.’

이곳은 대구와 왜관으로 연결되는 다부동의 도로가 자세히 보이는 감찰방어고지로, 북한군이 먼저 점령했다. 북한군과 뺏고 빼앗기기를 거듭하다 특공대가 백병전을 감행해 8월 22일 탈환했다.

790고지·837고지로 이어진다. 능선 길은 완만해지는 대신 남쪽은 깎아지른 절벽에 칼등 같은 바윗길이 이어진다. 정상까지 곳곳이 조망처다. 멋진 소나무가 뿌리 내린 바위 전망대도 반긴다.

이어 만나는 837고지는 유학산의 또 다른 격전지였다. 안내판에는 ‘837고지는 유학산 전투에서 가장 치열한 격전지였고, 국군의 피해도 가장 컸다. 8번의 공격 끝에 8월 23일 837고지를 탈환할 수 있었다’고 적혀 있다.

유학산 정상에는 정상석과 정자 ‘유학정’이 있다. 정자에 올라가면 구미와 대구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서쪽으로 S라인으로 흐르는 낙동강과 금오산이 보인다. 정상 아래 사찰이 있다. 이곳으로 가다 보면 쉰질바위(학바위)를 만난다. 내려서면 팥재에 닿는다.

팥재 너머 칠곡군 가산면 다부동에 ‘다부동전적기념관’이 있다. 1981년 건립돼 6·25전쟁 초기 낙동강 방어선의 치열한 역사를 보여주는 곳이다.

2023년 ‘호국 메모리얼 파크’ 조성을 시작하면서 높이 4.2m, 너비 1.5m 크기의 ‘백선엽 장군 동상’이 건립됐다. 이승만·트루먼 전 한·미 대통령 동상도 옮겨졌다.

칠곡에는 2015년 개관한 호국평화기념관도 있다. 6·25전쟁의 역사를 조명하는 곳으로, 실제 전투 상황을 생생하게 재현한 전시물과 첨단 체험 콘텐츠가 어우러져 있다.

지하 1층에는 전투체험관과 어린이평화체험관, 4D 입체영상관이 운영되며 지상 1층에는 호국전시관과 체험실, 2·3층은 세미나실과 전승의 마당, 4층에는 전망대가 마련돼 있다. 주변에는 55m 높이의 대형 태극기 게양대를 중심으로 호국평화탑, 참전용사비, 왜관지구전적기념관 등이 조성돼 있다.

호국평화기념관에는 국방부 유해발굴사업 첫 발굴지인 칠곡 포남리 369고지에서 발굴된 전사자 최승갑 하사의 유품도 전시돼 있다. 1949년 자원입대한 그는 국군 제1사단 소속으로 낙동강 방어선 전투에 투입됐다가 총에 맞아 전사했다. 시신을 찾지 못하고 전사자 처리가 됐던 그는 2000년 4월 유해발굴사업으로 50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 이 이야기는 강제규 감독의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의 모티브가 됐다고 한다.

2024년에는 뒤늦게 귀환한 호국 영웅도 있었다. 6·25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뒤 2004년 4월 유학산 일대에서 발굴된 유해의 신원이 20년 만에 임진원 순경으로 확인됐다. 전북 김제경찰서 소속 경찰관으로 6·25전쟁이 발발하자 아내와 두세 살배기 자녀를 두고 전선에 뛰어들어 유학산 전투에 참전 중 1950년 8월 30일 전사한 것으로 추정됐다. 특히 임 순경은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 중의 한 명인 독립운동가 임규 선생의 조카이자 6·25전쟁 백마고지 전투의 영웅인 임익순 예비역 대령의 당숙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칠곡호국평화기념관은 월 30일까지 ‘대한민국을 지킨 12인의 영웅들: 6·25전쟁 유엔군 인물전’을 열고 있다. 전시에는 월턴 워커, 밴 플리트, 리처드 위트컴, 에밀 카폰, 테드 윌리엄스, 김영옥 등 유엔군 영웅 12인의 이야기가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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