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시간 전
[여의도포럼]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2026.06.25 00:34
구성원을 키우고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질문은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판단력을 높이는 성장의 도구
답을 아는 능력 아닌 생각하는
능력은 반복 질문 속에 자란다
키우고 싶다면 먼저 물어야 한다
질문은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판단력을 높이는 성장의 도구
답을 아는 능력 아닌 생각하는
능력은 반복 질문 속에 자란다
직장에서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 구성원의 자발성을 일으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인가? 하버드비즈니스리뷰에서는 가장 좋은 방법을 ‘질문’이라고 말한다. 질문은 사람을 멈춰 세우고, 생각하게 하고, 자기 판단을 끌어낸다. 지난주 한 글로벌 회사 리더들을 대상으로 강의하며 이 질문을 던졌다. “구성원을 성장시키는 가장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요?” 여러 답이 나왔다. 명확한 지시, 교육 기회, 위임, 피드백. 그때 한 임원이 말했다. “질문 아닐까요?”
강의 후 점심 자리에서 그 이유를 들었다. 그는 기억에 남는 두 명의 글로벌 상사를 이야기했다. 한 명은 모든 것을 세세히 지시하고 점검하는 상사였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었다. 그 상사 밑에서는 열심히만 하면 됐다. 다른 한 명은 달랐다. 어떤 과제를 맡기고 분석 자료를 가져가면 바로 판단하거나 지시하지 않았다. 늘 먼저 이렇게 물었다. “그래서,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그 질문이 부담스러웠다고 한다. 첫 번째 상사 앞에서는 성실하면 됐다. 그러나 두 번째 상사 앞에서는 생각해야 했다. 자료를 정리하는 사람을 넘어 판단하는 사람이 되어야 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알게 됐다. 그 질문이 자신을 훈련시키고 있었다는 것을. 계속 자신의 생각을 말하다 보니 관점이 생기고, 판단력이 자라고, 책임감이 커졌다. 더 중요한 것은 그다음이었다. 그 상사는 묻기만 하지 않았다. 합리적이라고 판단되면 과감히 맡겼다. 질문은 통제의 도구가 아니라 성장의 도구였다.
비슷한 이야기를 한 연구원에게 들은 적이 있다.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글로벌 기업에서 일하다가 한국 대기업으로 옮긴 분이었다. 무엇이 가장 다르냐고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해외에서는 제가 머리를 써야 했습니다. 상사는 늘 ‘당신의 생각은 무엇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지시는 적었지만 제 일이면 제가 책임지고 기획하고 판단해야 했습니다.” 반면 국내에 와서는 일이 훨씬 편해졌다고 했다. 해야 할 일이 위에서 내려왔고,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됐다.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편안해졌다. 그러나 어느 순간 불안해졌다고 한다. “생각을 별로 안 하니 제 성장이 멈추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율성과 책임이 사라진 자리에 편안함이 들어왔다. 그러나 그 편안함은 성장을 멈추게 했다.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한 지인은 자녀가 달라졌다고 했다. 평소 발표도 잘하지 않고 표현을 조심스러워하던 아이가 어느 순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발표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결은 학교였다. 그 학교 수업은 발표가 많고, 수업의 마지막은 늘 이런 질문으로 끝난다고 한다. “그래서 네 생각은 뭐야?” 입학식 때 학교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중학교 때는 A, B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아이가 무엇을 좋아하고 잘하는지 찾는 3년이 될 것입니다.” 생각을 묻는 환경이 아이를 바꾸고 있었다. 유대인 교육 전통에서도 질문은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고 한다. 아이에게 먼저 설명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역사와 정체성과 의미를 전한다. 전통적 학습 방식인 하브루타도 둘이 마주 앉아 텍스트를 읽고, 서로 이해한 내용을 말한다. 그리고 서로 질문하고 반박하고 해석하며 생각을 단련하는 방식이다. 지식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질문 속에서 자기 생각을 세워가는 것이다.
AI 시대에는 이 질문이 더 중요해진다. 많은 사람은 AI를 쓰면 결과가 비슷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현실은 반대다. 같은 AI를 써도 결과는 천차만별이다. 차이는 도구가 아니라 사용자에게서 나온다. 좋은 질문을 던지고, 진짜 문제를 정의하고, 답의 적절성을 판단하는 사람이 AI를 더 잘 쓴다. 자기 생각이 없는 사람은 AI에게도 좋은 질문을 하기 어렵다. 자기 관점이 없는 사람은 AI의 답이 맞는지 틀리는지 판단하지 못한다. 반대로 자기 생각을 오래 훈련한 사람은 AI의 답 위에 자신의 맥락과 관점과 책임을 더한다. 결국 AI 시대에 더 중요해지는 것은 ‘답을 아는 능력’이 아니라 ‘생각하는 능력’이다. 그리고 그 능력은 반복된 질문 속에서 자란다. 리더가 구성원을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아이의 생각을 키우고 싶다면, 먼저 답을 주기 전에 물어야 한다. “당신의 생각은 무엇입니까?”
신수정 임팩트리더스아카데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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