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시간 전
[명장을 만나다] 6. 서모래 패션디자인 명장
2026.06.25 00:06
허인수 명장 사사 장인정신·책임감 체득
자격증 취득·전시회 참가·연구 등 활동
기능경기대회 심사도…후배 양성 '온힘'
수면바지·마스크 등 제작 사회공헌 실천
서 명장 디자인 철학 중심 '지속가능성'
친환경 소재 활용·전통미 재해석 주력
강릉 평생학습관서 실용의상 강의 진행
기술 전수로 지속가능 생태계 조성 목표
생전 처음 만난 재봉틀 앞에서 시작된 도전은 30여 년의 세월을 거쳐 오늘날 강원도를 대표하는 패션디자인 명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주인공은 서모래 패션디자인 강원 명장이다.
서 명장은 31세에 패션디자인 분야에 뛰어들었다. 남들보다 다소 늦은 시작은 오히려 큰 열정의 원동력이 됐다. 기술을 배우며 옷이 사람들의 삶과 개성, 문화를 담아내는 매개체라는 사실에 매료됐고, 이후 국가기술자격증 10개를 취득하며 전문성을 쌓아갔다.
그는 명장 선정의 비결로 '끈기'를 꼽는다. 직장생활과 학업을 병행하면서도 자격증 취득, 연구 활동, 전시회 참가, 기능경기대회 심사위원 활동 등을 꾸준히 이어왔다. 특히 22년간 기능경기대회 심사장과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후배 양성과 기술 발전에 힘써왔다.
기술인으로서의 성취만큼 사회공헌 활동도 돋보인다. 2019년 강원 산불 당시 이재민들을 위한 파자마 2000여 벌을 제작해 전달했고, 취약계층을 위한 에코백과 수면바지 제작 봉사도 이어왔다. 코로나 19 시기에는 강릉시자원봉사센터와 함께 마스크 1만 5000여 장을 제작해 배포했다. 이러한 공로를 인정받아 강릉시자원봉사센터로부터 '만 시간 봉사 명장'이라는 호칭을 받기도 했다.
서 명장은 패션디자인의 본질을 '왜 이 옷을 만드는가'라는 질문에서 찾는다. 그는 "패션은 단순히 예쁜 옷을 만드는 일이 아니라 사람의 개성과 삶, 사회와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담는 작업"이라며 "오래 입어도 질리지 않고 입는 사람을 배려하는 옷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으로는 서울 청계천 노상 패션쇼 출품작과 인사동 아시아조형학회 회원전에 선보인 퓨전 의상을 꼽았다. 전통의 선과 색감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은 그가 추구하는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서 명장은 패션디자인 기술을 문화 유산이라고 말한다. 옷에는 시대의 가치관과 생활상이 담겨 있으며, 패션은 민족과 지역의 정체성을 보존하고 전승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패션의 가장 큰 가치는 옷을 만드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역사와 문화, 정체성, 시대정신을 형태로 보존하고 전달하는 능력에 있다"며 "패션은 산업인 동시에 예술이며 미래 세대에 전해질 중요한 문화유산"이라고 설명했다.
강원도 패션산업의 가능성도 높게 평가했다. 특히 청정 자연환경을 활용한 친환경 섬유와 기능성 의류, 스포츠·아웃도어 의류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세계 패션시장에서 친환경 제품 수요가 증가하는 만큼 강원도만의 차별화된 산업 육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또한 관광자원과 연계한 지역 브랜드 개발도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로 꼽았다. 서 명장은 "강원도 패션산업은 친환경 소재, 기능성 스포츠웨어, 스마트 의류, 관광 연계 브랜드 분야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지역 인재 유출 문제에 대해서는 "인재를 붙잡는 것이 아니라 인재가 남고 싶어 하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진단했다. 양질의 일자리와 산학협력, 창업 지원, 지역 특화 브랜드 육성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서 명장은 강릉 평생학습관에서 실용의상 강의를 진행하며 후배 기술인 양성에 힘쓰고 있다. 특히 지역에서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멘토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기술 전승에 대해서는 "기술은 손으로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책임감까지 함께 전해질 때 비로소 계승된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작업 방법보다 품질에 대한 책임감과 끊임없이 배우는 자세를 전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명장으로 활동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제자들의 성장이다. 강릉에서 기초부터 지도한 제자 3명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기능경기대회 의상디자인 부문 금메달을 수상한 뒤 현재는 각 기관의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모습이 무엇보다 큰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서 명장은 앞으로 강원도 패션산업이 친환경·기능성 패션산업 중심으로 성장하는 데 힘을 보태고, 기술 전수와 멘토링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 조성에 기여하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후배들에게 "유행만 따라가기보다 자신만의 창의성과 기술력을 키워야 한다"며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꾸준히 도전한다면 강원도에서도 충분히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조언했다.
31세 늦깎이 미싱공의 도전은 결국 강원 명장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그러나 서모래 명장은 여전히 '완성'보다 '전승'을 이야기한다. 기술은 혼자 빛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로 이어질 때 비로소 가치가 완성된다는 그의 철학은 오늘도 재봉틀 소리와 함께 후배들에게 전해지고 있다. 김혜정 기자 hyejkim@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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