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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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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로 무너진 교회 다시 세운 '영암 매월교회'

2026.06.24 22:01

[믿음, 최고의 유산] ①
1950년 북한군에 의해 학살된 기독교인들
15살 나이에 참상 목격한 김기천 장로…매월교회 다시 세워
"가해와 피해 넘어…믿음 택한 신앙의 결단"
"숭고한 순교 정신 오래 기억되길"


[앵커]

CBS는 6·25전쟁 76주년을 맞아 순교의 아픔 속에서도 믿음을 지켜온 교회들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지킨 믿음을 한국교회가 다음세대에게 물려줘야 할 텐데요.

기획보도 '믿음, 최고의 유산', 오늘은 첫 순서로 전남 영암 매월교회를 찾아가봤습니다.

장세인 기잡니다.

[기자]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의 작은 농촌마을, 매월리.

일제강점기인 1934년 이곳에 자리 잡은 매월교회에는 6·25전쟁의 상처가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1950년 가을, 퇴각하던 북한군과 좌익세력은 영암 지역 교회들에 불을 지르고 기독교인들을 무참히 살해했습니다.

[인터뷰] 김기천 장로 (90) / 당시 목격자
"퇴각을 할 때 전라남도에서 영암읍하고 매월리만 경찰들이 잠복하고 있고 나머지는 전부 인민군들이 점령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매월교회 교인이던 임자임 집사와 이태일 집사, 15살 소녀 이양심 양도 신앙을 지켰다는 이유로 목숨을 잃었습니다.

이양심 양의 동창생이었던 김기천 장로는 직접 목격한 그날의 참상을 지금도 잊지 못합니다.

[인터뷰] 김기천 장로 (90) / 당시 목격자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는데 여자니까 힘이 없지 않겠어요? 그냥 멱살을 잡고 퍽 잡아당기니까 그냥 발로 차고 창으로 찌르고 그러니까 뭐 그냥 운명을 하시데요. 또 그 한 사람은 중학교 2학년 나하고 같이 다니다가 이제 거기서 죽고…"

당시 영암에서 희생된 기독교인만 80여 명, 예배당도 불길 속에 사라졌습니다.

김기천 장로는 마을에 교회가 필요하단 생각 하나로 돈 한 푼 없이 교회를 다시 세우기 시작했습니다.

[인터뷰] 김기천 장로 (90) / 영암 매월교회
"하나님 나 집을 지으려니까 당신이 책임지쇼 하고 그냥 멍청한 짓을 하고 지은 거예요. 그러니까 사람들은 저거 미친놈이다. 아무 돈도 없이. 짓고 나니까 나락(벼)으로 그때는 55kg짜리인데 305가마니 빚을 졌어요."

전라남도 영암군 학산면 매월리에 위치한 매월교회. 1950년 이곳에서는 신앙을 지키다 3명이 순교했다. 장세인 기자

목회자도 없는 상황에서 김 장로는 3년 동안 직접 설교하며 예배의 불씨를 지켜냈습니다.

[인터뷰] 김기천 장로 (90) / 영암 매월교회
"설교가 됐겠어요. 신학교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사람이. 그런데 이제 교인들이 참 순종해서 그래도 예배드린다고 하면 참석해주고… 교회도 없는데 목회자 오라고 할 수 없지 않냐. 결국 그냥 지은 거예요."

[기자 스탠딩] 장세인 기자 / 전남 영암
60년 전 직접 흙을 짓이겨 세운 교회.
김기천 장로는 아직도 이곳에서 믿음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전쟁은 교회를 무너뜨렸지만, 순교의 피는 또 다른 믿음을 남겼습니다.

순교자 집안의 후손이라고 밝힌 박찬술 장로는 그날 이후로 교회에 발을 들인 뒤 평생 신앙의 자리를 떠난 적이 없다고 말합니다.

[인터뷰] 박찬술 장로 (80) / 영암 매월교회
"김 장로 막둥이 동생이 나하고 동갑이에요. 나를 인도했어요, 교회로. 그때 들어와서 허튼 짓거리 한 번도 안 했다니까. 어디 세상도 안 보고…"

이들에게 순교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기억이 아닌, 목숨보다 믿음을 택한 신앙의 결단으로만 남아 있습니다.

[인터뷰] 박찬술 장로 (80) / 영암 매월교회
"그때 그 자리에서 하나님 안 믿는다는 소리도 해볼 수도 있고… 네가 나를 죽여도 나는 죽어도 예수 믿는다. 끝까지 했으니까 죽였을 거 아닙니까? 그 정신이 숭고하지요."

매월교회 앞 순교비. 장세인 기자

76년의 시간이 흘러 순교의 이야기는 점점 역사 속으로 멀어져가고 있지만, 그 믿음은 오늘 성도들에게 여전히 살아있는 도전이 되고 있습니다.

[인터뷰] 김성도 장로 (68) / 영암 매월교회
"저분들의 그 눈물의 기도와 씨앗이 저희들에게 본이 되어 주시고 때로는 흔들릴 때 아 저분들이 계셨기에 우리도 흔들리지 않고 이 교회를 지켜나가겠구나…"

전쟁의 폐허 속에서 다시 세워진 교회.

매월교회는 오늘도 순교자들의 믿음을 기억하며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CBS뉴스 장세인입니다.

[영상기자: 최내호]
[영상편집: 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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