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조' 역대급 혜택 쏜다…2035년 노린 미국의 무서운 계획
2026.06.24 13:53
"신규 원전 10기 추진"
미국 정부가 수십조원을 투입해 신규 원전 건설에 속도를 낸다. 비용 부담과 공기 지연으로 주춤했던 원전 산업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산에 따른 전력난 우려를 계기로 다시 성장 엔진을 켜는 셈이다. 원전을 에너지 안보의 핵심으로 삼으려는 미국의 전략이 본격화하고 있단 평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원자력 발전의 부흥을 위해 원자로 건설에 대규모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에너지부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 발주 자금으로 발전소에 175억 달러(약 27조 원) 규모의 저금리 대출을 제공한다고 발표했다.
에너지부는 이번 융자가 미국 내 10기의 원자로 건설을 앞당기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기씩 묶인 다섯 개 프로젝트에 각각 융자가 제공된다. 웨스팅하우스는 원자로의 설계와 제작을 담당하는 핵심 공급사다.
175억 달러 저금리 융자는 웨스팅하우스 AP1000 원자로 관련 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책정된 금액이다. 듀크 에너지, 도미니언 에너지, 퍼시픽콥 같은 전력사들은 발전소 운영사로, 웨스팅하우스와 협력해 원자로를 실제 부지에 건설하고 전력망에 연결하는 역할을 맡는다.
에너지부는 이미 7개 전력회사가 융자 참여 의향서를 제출했으며, 뉴욕·일리노이 주도 원자력 확대에 관심을 보인다고 전했다.
현재 원자력은 미국 전력 생산의 약 20%를 담당하지만, 막대한 비용과 일정 문제로 1990년대 이후 신규 건설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확장으로 전력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원자력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웨스팅하우스의 AP1000 원자로는 1100메가와트(MW)의 전력을 생산해 중형 도시나 대형 AI 데이터센터를 충분히 가동할 수 있다.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이번 대출이 "대규모 원자로 건설 일정을 최대 3년까지 앞당겨 비용을 절감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대담하고 야심 찬 에너지 증설 계획을 실현하도록 도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댄 섬너 웨스팅하우스 일렉트릭의 최고경영자(CEO)는 AP1000 원자로가 2035년부터 가동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간 미 원전 건설은 극심한 비용 초과로 난항을 겪어왔다. 조지아주 보글 원전에 투입된 AP1000 2기 구조물은 당초 140억달러로 예상됐으나 최종적으로 300억달러를 넘어섰고, 완공 역시 계획보다 7년가량 지연됐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비슷한 프로젝트 역시 비용이 90억달러를 넘어서자 2017년 중단된 바 있다. 미 정부는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표준화된 설계와 고정 가격 계약 등으로 위험을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최근 미국에선 AI 열기로 데이터 센터가 급증하면서 전력 부족 문제로 원전 수요가 늘고 있다. AP1000 원자로는 약 1100MW의 전력을 생산해 대형 AI 데이터 센터나 중소 도시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행정명령에서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을 포함한 원전 산업 활성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미 정부는 지난해 웨스팅하우스와 800억달러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 파트너십을 맺었으며, 이번 대출은 이와 별개지만 상호보완 형태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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