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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호르무즈 ‘통항 수수료’ 현실화하나

2026.06.24 21:02

전담 보험회사 설립 이어 오만과 ‘서비스 요금 부과 협의’ 공동성명
호르무즈 요금·핵 사찰 공방 계속…유엔, 해협 고립 선원 구출 착수
걸프 순방 나선 루비오 “어떤 나라도 국제수로 통행료 부과 못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23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 공항에 도착해 UAE 측 인사들과 악수를 하고 있다. 루비오 장관은 미국과 이란 간의 종전 양해각서 합의 내용을 아랍 국가들과 협의하기 위해 중동을 방문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후속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서비스 요금 부과 체계를 마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의 통항 수수료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미국뿐만 아니라 국제사회가 강하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이란이 최근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기관과 절차를 도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사이에 둔 이란과 오만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 서비스 비용 부과 체계와 관련한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양국은 외교부 간 공동 실무그룹을 통해 항행 관리와 관련 서비스 비용 체계에 대한 협의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한 모든 협정은 해협 연안 두 국가(이란과 오만)의 주권과 주권적 권리를 전적으로 존중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21일 무사 레자이 이란 보험감독청장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담하는 새로운 보험회사가 설립됐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페르시아만해협청(PGSA)은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이 의무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보험은 무료이며 미·이란의 종전 양해각서(MOU)에 따른 60일의 협상 기간에는 비용이 부과되지 않는다.

양국은 MOU 체결에 따라 지난 18일부터 60일간 호르무즈 해협을 무료 개방하기로 했지만, 이란은 협상 기간 종료 후에는 수수료 등 통행에 관한 대가를 받겠다는 뜻을 밝혀왔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조치가 수수료 부과를 위한 사전 단계이며 후속 협상 이후 이란이 사실상 통행료를 도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운 전문 매체 로이드리스트의 편집장 리처드 미드는 “PGSA의 보험 가입 요구는 향후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라며 “이름만 다를 뿐 사실상 통행세”라고 NYT에 말했다.

일부 걸프 국가들은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미국의 명확한 입장을 요구하고 있다. 이날 아랍에미리트연합(UAE)에 도착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곳(호르무즈 해협)은 국제수로”라며 “어떤 나라도 국제수로에서 통행료나 요금을 부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 폐쇄로 통항이 제한된 선박들의 피해는 계속되고 있다. 이날 파이낸셜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걸프 해역에 발이 묶인 화물선이 1200척에 달하고 화물의 가치는 약 1250억달러(약 192조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유엔 산하 국제해사기구(IMO)는 걸프 해역에 고립된 선박들과 선원 1만1000여명을 구조하기 위한 대규모 작전에 착수했다. IMO는 오만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에 임시 통항로를 개설하고 사전 승인된 선박들을 순차적으로 이동시키는 방식으로 철수를 진행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의 이란 방문이 이뤄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펜실베이니아 리딩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IAEA 사찰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란 측 주장에 대해 “그들이 틀렸다. 만약 그들이 옳다면 나는 지금 당장 회의를 취소할 것”이라며 “그들이 100% 사찰에 동의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IAEA 사찰단의 이란 방문 시기와 관련, “지금 당장은 아니고, 적당한 시기에 현장에 투입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란은 핵과 관련해 새로운 의무를 수용하지 않았다며 미국과 상반된 입장을 내놓고 있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협상 내용을 단편적으로 공개하며 여론전을 벌이는 탓에 협상이 더 복잡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협상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 합의 사항을 선제적으로 공표하는 전략을 사용해왔다. 이 같은 패턴을 파악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일부 사실이 담겨 있더라도 궁지에 몰리지 않기 위해 일단 부인하는 대응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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