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시간 전
정비사업 ‘마지막 대어’가 팔딱거린다
2026.06.24 21:01
군불 지피는 목동 재건축
서울 서남권 대표 학군지 양천구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안전진단 통과와 지구단위계획 확정에 기대감이 쏠렸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르다. 목동신시가지1~14단지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을 마치고 조합설립, 통합심의,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섰다. 대형 건설사들은 목동 곳곳에 브랜드 홍보관을 열고 조합원 표심 잡기에 나섰다.
목동 재건축은 서울 정비사업 시장의 ‘마지막 대어’로 꼽힌다. 14개 단지, 약 2만7000가구 규모 신시가지 아파트가 재건축을 거쳐 약 4만7000가구 신축 타운으로 바뀌는 사업이다. 총사업비는 약 30조원으로 추산된다. 압구정·성수 등 한강변 재건축에 집중됐던 대형 건설사 수주전이 목동으로 옮겨붙는 배경이다.
목동신시가지는 1985~1988년 조성됐다. 14개 단지가 모두 재건축 가능 연한 30년을 넘겼다. 초등학교 10개, 중학교 6개와 탄탄한 학원가를 끼고 있어 대치동, 중계동과 함께 서울 3대 학군지로 꼽힌다. 5호선 목동역·오목교역·신정역, 2호선 신정네거리역·양천구청역을 이용할 수 있고 안양천과 대규모 녹지도 가까워 주거 선호도가 높다.
단지 6곳 조합 vs 8곳 신탁 방식
사업성도 강점이다. 목동신시가지 단지 대부분은 기존 용적률이 낮고 대지지분이 넓은 편이다. 재건축 이후 일반분양 물량을 확보할 여지가 크다. 현재 14개 단지 중 3·4·6·7·8·12단지는 조합 방식으로, 나머지 8개 단지는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한다. 신탁 방식 단지는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마쳤다.
가장 먼저 치고 나간 곳은 6단지다. 목동6단지는 지난 5월 서울시 제10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건축·경관·교통·환경·교육·재해 6개 분야 통합심의안을 조건부로 통과했다. 목동 14개 단지 중 첫 통합심의 통과 사례다. 목동 911번지 일대 약 10만2424㎡ 부지에 지상 49층, 2170가구 안팎 단지로 다시 짓는 계획이다.
6단지는 안양천, 이대목동병원, 목동종합운동장과 가깝고 국회대로변에 자리 잡았다. 서울시는 국회대로변에 고층 타워형 주동을 배치하고, 북측 학교 인접 구간은 높이를 낮춰 일조 영향을 줄이도록 했다. 목동5단지와 안양천을 잇는 폭 15m 공공보행통로도 조성된다.
시공사 선정도 임박했다. 6단지는 오는 6월 26일 시공사 선정 총회를 앞뒀다. DL이앤씨가 두 차례 입찰에서 단독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했다. DL이앤씨는 단지명으로 ‘아크로목동리젠시’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동 재건축 첫 시공사 선정 사례가 될 가능성이 크다.
목동 수주전 본게임은 7단지다. 목동7단지는 기존 최고 15층, 2550가구를 헐고 최고 49층, 4341가구 규모 대단지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5123가구 규모를 추진하는 14단지에 이어 목동신시가지에서 두 번째로 크다. 5호선 목동역과 오목교역을 이용할 수 있고 목운초·목운중 등 선호 학군을 끼고 있어 실거주 수요가 탄탄하다. 기존 용적률은 약 125%,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약 64㎡다.
조합원 부담 측면에서도 강점이 부각된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전용 89㎡ 소유주가 재건축 후 전용 84㎡를 받을 경우 예상 환급금은 2억7562만원으로 제시됐다. 공사비 급등으로 서울 주요 재건축 단지마다 추가 분담금 부담이 커지는 상황에서 환급금이 거론되는 점은 이례적이다.
7단지는 지난 6월 7일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에서 조합 창립총회를 열고 집행부 구성을 마쳤다. 전체 토지등소유자 2620명 중 2342명이 재건축에 동의했다. 조합은 7월 10일 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8월 서울시 통합심의를 신청할 계획이다. 서울시 조례상 조합설립인가를 받으면 시공사 선정이 가능하다. 이르면 8~9월 중 시공사 입찰 공고가 날 전망이다.
4단지도 빠르다. 목동4단지는 지난 5월 양천구청으로부터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지난해 8월 정비구역 지정, 11월 추진위원회 승인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4단지는 오는 7월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낼 계획이다. 재건축 후 최고 49층, 2436가구 규모 단지로 탈바꿈한다. 국회대로 지하화와 지상 공원 조성 사업이 2031년 완공되면 목동역 접근성과 공원 조망권 개선도 기대된다.
8·12단지도 조합설립인가를 받은 상태다. 6단지를 시작으로 12단지, 8단지, 4단지까지 조합설립인가 단지가 4곳으로 늘었다. 신탁 방식으로 추진 중인 5·9·10·11·13·14단지도 올해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목표로 한다. 올해에만 최대 10개 단지가 시공사 선정 절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사업 방식 변화도 눈에 띈다. 2023년만 해도 일부 단지가 신탁 방식을 검토하는 수준이었다면, 올해는 14개 단지 중 8개 단지가 신탁 방식을 택했다. 신탁 방식은 신탁사가 사업시행자를 맡아 자금 관리, 사업비 집행, 인허가 지원, 시공사 선정 등 사업 전반을 관리하는 구조다. 조합 운영 부담을 줄이고 사업 관리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신탁 방식이 만능은 아니다. 신탁 수수료 부담이 있고 주민 의견이 직접 반영되는 폭이 좁아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목동은 낮은 용적률과 높은 사업성 덕분에 신탁사가 적극 참여하는 특수한 사업지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대형 건설사 목동에 군침
홍보관 경쟁에도 공사비 부담 변수
단지별 재건축이 속도를 내자 대형 건설사들도 분주해졌다. 현대건설은 지난 3월 목동역 인근에 ‘디에이치 라운지’를 열고 4·5·7·10단지 수주를 겨냥하고 있다. 대우건설은 최근 ‘목동 써밋 라운지’를 마련하고 8·11·14단지 공략에 나섰다. 롯데건설은 오는 7월 초 목동역 2번 출구 인근에 ‘목동 르엘 갤러리’를 열고 7·8·11·14단지 수주전에 대비한다. GS건설은 현대백화점 목동점 자이 팝업스토어에 이어 목동역 7번 출구 인근에 정식 라운지를 설치할 예정이다.
가격도 오름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목동7단지 전용 74㎡는 지난 5월 29일 27억5000만원(3층), 25억7000만원(14층)에 각각 주인을 찾았다. 지난해 12월 21억1500만원(6층)보다 20~30%가량 오른 수준이다. 조합 창립총회와 대형 건설사 수주전 기대감이 맞물리며 매수 심리가 일부 살아난 것으로 풀이된다. 목동6단지는 지난해 4분기 이후 거래가 뜸하다.
기대가 커졌다고 장밋빛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몇 년 새 공사비와 자잿값이 급등한 만큼 건설사들이 14개 단지 모두에서 출혈 경쟁에 나서기는 어렵다. 일부 단지는 단독 입찰 후 수의계약 수순을 밟을 가능성도 있다. 6단지에서 DL이앤씨가 단독 입찰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확보한 점이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실제 입찰장에서는 브랜드 못지않게 공사비 안정성, 금융 조건, 조합원 부담 완화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목동’이라는 이름으로 묶이지만 단지별 장단점은 다르다. 6단지는 사업 속도가 빠르다. 7단지는 입지와 규모, 학군, 사업성을 모두 갖춘 대장 단지다. 4단지는 빠른 조합설립인가와 국회대로 지하화 수혜가 강점이다. 5단지는 낮은 용적률과 넓은 대지지분, 11·12단지는 상대적 가격 메리트와 대지지분이 투자 포인트로 꼽힌다.
속도전이 치열한 이유는 2030년 11월이라는 시간표 때문이다. 김포공항을 오가는 항공기에 적용되는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고도 제한 개정안이 국내에 도입되면 목동 주요 지역 고도가 약 90m, 30층 안팎으로 묶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기준이 적용되기 전 사업시행인가를 받아야 현재 추진 중인 41~49층 고층 설계를 지킬 수 있다.
[정다운 기자 jeong.dawoon@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65호(2026.06.24~06.30일자) 기사입니다]
[Copyright (c) 매경AX.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저작권 보호를 위해 본문의 일부만 표시됩니다.
원문 보기 →댓글 (0)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중학교의 다른 소식
모든 소식을 불러왔습니다
